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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4.09.16. 새벽예배 - 너희는 무교절을 지키라(출애굽기 43)



출1215to20 - 너희는 무교절을 지키라(출43).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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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 : 출애굽기 12장 15-20절




우리는 출애굽과 관련된 이스라엘의 절기하고 하면 유월절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유월절은 분명히 이스라엘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월절은 무교절의 첫날이고 무교절은 일주일 동안 계속되는 절기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출애굽기 12장에서도 유월절을 지키라고 말씀하신 후에 무교절을 지키라고 하시면서 그 규례를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우리나라 절기는 모든 절기가 하루 뿐이지만 이라엘의 절기는 하루인 절기도 있고 며칠씩 계속되는 절기도 있으며 심지어는 안식년이나 희년처럼 일년 동안 계속되는 절기도 있기 때문에 우리로서는 조금 헤깔리는 면이 있습니다. 아무튼 유월절은 무교절의 첫날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무교절이라는 명칭은 그 절기동안 누룩을 넣지 않은 반죽으로 구워만든 떡을 먹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름만 보아도 이 절기에서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할 규례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 무교절 동안에는 절대로 누룩이 들어있는 빵을 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그 규례가 얼마나 중요한가 하면 15절에서 하나님은 이렇게 강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이레 동안 무교병을 먹을지니 그 첫날에 누룩을 너희 집에서 제하라 무릇 첫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유교병을 먹는 자는 이스라엘에서 끊어지리라.” 일주일 동안은 절대로 누룩이 들어간 발효된 반죽으로 만든 빵을 먹어서는 안됩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기 위해서 유월절 첫 날에 아얘 집 안에서 누룩을 완전히 제거해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누군가가 누룩이 든 반죽으로 만든 빵을 먹는다면 그는 이스라엘 백성에서 끊어집니다. 이 말은 더 이상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하나님의 백성일 수가 없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되면 이전에 이스라엘 백성이었던 사람도 애굽 사람들이나 이방인이나 차이가 없는 상태가 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보호하심, 그리고 특별한 돌보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일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참 이해할 수 없는 요구입니다. 양의 피를 문설주와 인방에 바르는 것이나 그 양으로 잔치를 벌이는 일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곧 바로 여행을 떠날 나그네 복장으로 잔치를 벌이라는 것이나 일주일씩이나 누룩을 넣지 않은 반죽으로 만든 빵을 먹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빵을 먹는 날에는 더 이상 이스라엘 백성으로 남아있을 수 없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좀처럼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복장은 이미 살펴보았으니 이제 이해가 가죠. 그런데, 왜 누룩을 넣은 떡을 먹으면 안될까요? 그깟 누룩이 뭐길래 그것이 하나님의 백성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조건이 될까요? 


먼저 누룩 자체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겠습니다. 누룩은 그냥 누룩일 때는 그것 자체로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오히려 더 풍미 좋은 음식을 만드는데 빠져서는 안되는 아주 중요한 것이 됩니다. 그런데, 이 누룩이 성경에서 다른 어떤 것을 상징할 때는 그것이 그리 좋은 뜻을 지니지 않습니다. 특히 이것이 성도들의 삶 속에 있는 무언가를 가리킬 때는 거의 대부분 더욱 더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그런 의미로 사용됩니다. 누룩은 이스라엘 백성들 속에 있어서는 절대로 안되는 것, 있다면 반드시 없애 버려야 하는 어떤 것을 상징합니다. 


그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4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약속의 땅을 떠나 애굽에 들어와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애굽은 그 동안 야곱의 가족들을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로 양육해 준 요람의 역할도 하였지만, 그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백성들에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집어넣어 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제거되어져야 할 누룩이 되었습니다. 누룩은 그 누룩이 들어간 것의 성질을 바꾸어 버립니다. 그래서 분명히 발효되기 전의 재료와 발효된 후의 재료가 같지만 전혀 같지 않은 것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그래서 누룩이 들어가 발효되면 그것은 이전과 같은 듯 전혀 다른 것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경우 그들이 애굽에 있으면서 받아들인 것은 힘과 부를 숭배하는 정신이었습니다. 애굽이라는 나라 자체가 대대로 그런 나라였으니까요.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서 제거하고 싶으셨던 것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누룩없는 반죽으로 만든 떡만 먹을 수 있는 일주일의 무교절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기들 속에 있는 반죽 속에 누룩같이 베어 있는 애굽의 사고방식과 가치관들을 제거해 버리기를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려는 사람에게는 선택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만약 누룩이 들어있는 빵을 먹으면 그 사람은 하나님의 백성에서 끊어지게 된다고 분명히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에게 가장 절실하게 요구하시는 것이 바로 순결과 거룩입니다. 그 안에 있어서는 안될 애굽과 세상의 누룩을 제거해 버리고 하나님 앞에서 순결하고 거룩한 삶을 살려고 애쓰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이고, 그런 모습이 없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람을 절대로 기쁘게 받아주실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이 거룩하고 순결하신 분이시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사람, 그렇게 되기를 소망하며 그렇게 되려고 끙끙거리며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면 하나님은 그 사람을 그냥 받아주실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오늘 날, 거룩과 순결 보다는 그저 은혜만이 강조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은혜는, 특히 받아주시고 용납해 주시고 도와주시는 은혜는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가 누룩없는 반죽이 되어서 순결하고 거룩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고, 부족하고 불완전해도 그렇게 살아가려고 애쓰는 사람, 그렇게 하나님과의 언약에 신실하려고 애쓰는 사람에게 주시는 특별한 은혜입니다. 


전체 무교절이 유월절의 어린 양과 누룩이 들어가지 않은 떡이 모두 있어야만 온전히 지켜질 수 있다면,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한 유월절의 어린 양이 되어 주셨으니 이제는 우리가 누룩 없는 반죽이 될 차례입니다. 그래야 우리의 무교절도 온전히 지켜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무교절을 지키도록 부름받은 사람들입니다. 누룩 없는 순전한 반죽이 되고, 또 거룩한 떡이 되어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기 위해서 부름받은 사람들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꼭 살아가려고 힘써야 하는 우리 삶의 모습이고, 또한 우리의 정체성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기쁨이고 영광이기도 합니다. 


거룩하고 순결하게 이 세상에서 살아가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그 부르심에 최선을 다하는 우리 모두가 되어 언제나 하나님의 마음을 흡족하게 해 드리는 누룩없는 빵으로 살아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