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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주일예배

2014.11.16 주일오전 - 내가 주께 영원히 감사하리이다(2014년 추수감사주일)

* 실수로 녹음이 누락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시30편 - 내가 주께 영영히 감사하리이다(2014년 추수감사절).pdf




본문 : 시편 30편



지난 해 달력을 다시 들춰 보니 작년에는 추수감사절이 11월 17일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지난 추수감사절부터 올 추수감사절까지 딱 하루 빠지는 일년이 지나간 셈입니다. 기억이 나실지 모르겠지만 지난 해 추수감사절에는 시편 128편을 가지고 우리가 별 의미 없이 지나치기 쉬운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세심한 하나님의 은혜 덕분에 흘러가고 있는 지를 함께 묵상해 보았습니다. 다시 찾아온 감사의 절기를 맞이 하면서 그 말씀에 비추어 저의 일년을 되돌아 보니 제가 그 말씀으로 설교를 한 장본인이면서 저 조차도 주어지지 않고 갖춰지지 않은 것들에 묶여서 하나님께서 일상 속에서 베풀어 주신 신비로운 은혜들을 너무나 많이 놓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우리들에게 평범하게 여겨지는 것들은 좀처럼 소중한 것으로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상적인 것들로는 하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인생의 대부분은 그러한 평범한 일상들 덕분에 이어져 가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우리가 그 일상의 은혜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는 것은 우리 인생의 대부분의 시간 동안에는 하나님을 생각하지도 못하고 또 그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지 못하며 살고 있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올해도 어김 없이 감사의 절기가 찾아왔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또 다시 우리가 흘려 보낸 둔한 시간들 속에서도 우리의 삶에 여러가지 크고 작은 열매를 허락하셨던 하나님을 기억하며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어떠십니까? 성도 여러분, 여러분의 지난 일년을 되돌아 보니 그래도 이런 저런 열매가 열렸었고 또 지금도 그 열매들이 무르익어 가고 있지요? 그래서 정말 감사하시지요?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이런 절기들을 주신 것 같습니다. 너희들이 그저 흘려 보낸 시간 속에서도 내가 너희 삶 속에서 열매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고, 그것을 다시 한 번 기억하라고 말입니다. 


우리 인생의 열매, 씨뿌리고 땀흘려 얻는 열매! 이 열매들은 우리의 시간을 들이고 또 노력을 들이면 당연히 맺혀지게 되어 있는 것 같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담이 죄를 짓고 타락했을 때, 사람들의 일터인 땅은 더 이상 예전처럼 풍성한 열매를 내어주는 그런 땅이 아니었습니다. 씨뿌리고 땀을 흘려도 가시떨기와 엉겅퀴만을 되돌려 주는 그런 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실 성경대로라면 우리의 삶은 우리가 씨를 뿌리고 땀을 흘려도 가시와 엉겅퀴 투성이인 삶이 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럴 듯한 열매가 없는 그런 땅이 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씨를 뿌리고 땀을 흘렸더니 그래도 열매가 맺혔고, 또 쓰고 남을 정도의 넉넉한 열매를 거둬 들일 수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여전히 우리에게 과분한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덕분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열매가 작다고 불평하기 보다는 그 작다고 여겨지는 열매 자체가 실은 너무도 풍성한 하나님의 기적같은 선물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감사드려야 합니다. 


이번 추수감사주일에는 어떤 말씀을 전할까 생각하다가 시편 30편 말씀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무슨 특별한 계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이 시가 시편에 나오는 감사시들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감사시인 이 시편을 살펴 보면서 다윗은 도대체 무엇을 그렇게 감사하다고 고백하고 있는지 그것을 묵상해 보는 것이 우리의 감사생활에도 많은 유익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본문을 정하고 설교를 준비하다보니 이 시편 속에서 다윗이 현재와 과거를 왔다 갔다 하면서 이 시를 적어 내려가고 있기 때문에 그냥 설교하기가 쉽지 않겠다 싶어서, 시간의 흐름을 따라 이 시편을 다시 한 번 적어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마치 다윗이 했던 경험을 제가 한 것처럼 생각하면서 시가 아니라 다윗이 하나님께 드리는 고백처럼 다시 적어 보았는데, 그것이 바로 여러분에게 나눠드린 ‘다시 쓰는 시편 30편’이라는 글입니다. 그렇게 적다 보니 마음에 잦아드는 은혜가 있어서 그저 제가 다시 적은 그대로 함께 묵상해 보려고 합니다. 제가 찬찬히 읽어 드릴 테니 다윗의 마음이 되어서 듣고 묵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잘 나갈 때, 저는 나의 삶은 절대로 흔들리지 않고 넘어지지 않을 거라고 교만한 목소리로 호언장담했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어리석은 말이었는지…. 그 때 제가 그런 철 없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저의 인생이 제가 세워 놓은 것들과 저의 능력 위에서 영원히 든든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은 신기루 같았고 그런 생각들은 그 신기루가 사라지면 함께 사라지는 헛된 것들이었습니다. 사실 그 모든 것은 제가 저의 힘으로 세운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은혜로 잠시 세워 놓으신 산, 그러니까 주님의 은혜가 머물러 있을 때에만 산처럼 든든해 보이는 그런 것들이었는데, 저는 그것을 몰랐고 그래서 그런 것들을 철석같이 믿고 의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정말 바보도 이런 바보가 어디 있는지!


그런데, 어느 날 하나님께서 저를 향하셨던 그 은혜의 얼굴을 잠깐 가리셨습니다. 그러자 모든 것은 그야 말로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그 교만한 호언장담은 일순간 근심과 두려움으로 바뀌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때 저는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모든 것이 ‘내’가 세우고 얻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이었고 또 ‘하나님께서’ 세워 놓으신 것들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나의 삶은 그런 것들이 아니라 하나님 위에 세워져 있었다는 것을 말입니다. 찬양 받을 대상은 저 자신의 능력이나 제가 세워 놓은 것들이 아니라 하나님이셨습니다. 이것은 책을 읽거나 사람들의 말을 통해서가 아니라 저의 삶이 저에게 크게 소리쳐 알려준 것이니 너무나 분명한 진리임에 분명했습니다. 저 자신의 삶 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들의 삶에도 그대로 현실이 되는 영원한 진리 말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렇게 어렵게 깨달은 진리를 널리 알려주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여전히 거의 죽음 직전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럴 힘도 없었고 또 시간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하나님께 간절히 부르짖었습니다. 이런 귀한 진리를 이제야 알게 되었고 그래서 이 진리를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아 졌는데 여기서 이렇게 죽어 버리면 안되지 않느냐고, 그러니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저를 도와주셔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이상하게도 저는 그 때 저 자신의 목숨 보다도 제가 깨달은 하나님에 대한 진실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것을 훨씬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기특하셨는지 하나님께서는 놀랍게도 저를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무덤 입구에서 다시 생명을 얻게 하셨고 모든 상황을 모두 제 자리로 되돌려 놓으셨습니다. 모든 일이 마치 꿈을 꾼 것 같았습니다. 땀을 흠뻑 흘리면서 악몽을 꾸고 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개운하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너무 너무 기뻤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의 슬픔을 춤이 되게 하셨고 저의 베옷을 벗기시고 기쁨으로 띠띠게 하셨습니다. 지옥 문턱까지 갔던 저의 삶이 잔치날 벌어진 신나는 춤판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때 제가 그렇게 기뻤던 것은 단순히 상황이 해결되고 제가 죽음의 문 앞에서 건짐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 기쁨은 하나님을 다시 찾은 기쁨이었습니다. 그 동안 제가 세워 놓은 것들에 의지해서 사느라고, 저의 능력만 믿고 사느라고 단 한 번도 제대로 바라본 적이 없었던 거룩하신 하나님을 눈으로 보게 된 기쁨이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은 정말로 저의 하나님이 되셨고 그래서 저는 그렇게 기뻤던 것입니다. 


그 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이 정말로 어떤 하나님이신지를! 하나님께서는 제가 다른 것 때문에 하나님을 잃어버리고 살아갈 때, 그것을 기뻐하지 않으셔서 그 은혜의 얼굴을 가리셨고 저에게 고통과 슬픔을 주셨습니다. 저는 그 때 그 슬픔이 영원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 고통으로 끝인 줄 알았습니다. 정말 하나님을 몰라도 너무 몰랐던 것이죠. 그렇지만 그 슬픔은 그저 하루 저녁만 머물다 가는 손님이었습니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슬픔의 밤은 다음 날 아침 기쁨으로 바뀌었고, 저의 삶은 또 다시 평생 동안 계속되는 하나님의 은총 속으로 되돌아 와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저에게 화를 내신 것은 저를 망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고 저를 정말로 그리고 영원히 흥하게 하시려고 그러신 것이었는데, 어리석은 저는 그런 하나님의 속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입니다. 


오늘은 저의 집(혹은 성전)을 다 짓고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저는 지금 누리고 있는 이 은혜를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무덤 문턱까지 갔던 제가, 지옥의 문 앞까지 갔던 제가 이렇게 아름다운 집을 지어 하나님께 감사예배를 드리다니요!


저는 이제 제 눈 앞에 세워져 있는 저의 집(혹은 성전)을 하나님께 드리면서 저 집처럼 다시 세워진 저의 삶을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저의 인생을 다시 세워주신 하나님을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그렇게 교만하고 그렇게 하나님을 무시했지만 그런 저의 인생과 영혼을 저 집처럼 더 든든하게 세워주신 하나님 앞에서 다짐합니다. 저는 이제 잠잠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내 영광을 자랑하며 즐기면서 살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저의 모든 영광으로 주님을 찬송할 것입니다. 영원히 감사드리며 살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성도들을 이 찬양과 감사로 초청할 것입니다. 그들을 위해서 확신과 감격, 그리고 감사와 기쁨을 가지고서….


저는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이렇게 외칠 것입니다. “주의 성도들아 여호와를 찬송하며 그 거룩한 이름에 감사할지어다. 할렐루야!” 


오늘 우리는 한 해 동안 우리 삶에 맺혀진 열매들, 그리고 지금도 익어가고 있는 열매들을 바라보며 하나님께 감사의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가시와 엉겅퀴를 내야 할 우리 인생의 토지들이 우리에게 이렇게 좋은 열매를 내게 해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요. 그러나, 우리가 더욱 더 감사해야 할 것은 우리의 인생에서 그런 열매들이 익어가는 내내 하나님이 우리를 세밀하게 지켜 주시고 보호해 주시는 은혜를 베풀어 주셨다는 것입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얼마나 자주 다윗처럼 우리가 쌓아 올린 것들과 우리의 능력을 자랑하며 그 위에 우리의 삶을 세우려고 했습니까? 그리고 얼마나 자주 그 위에 세워진 우리의 삶을 보면서 그것이 영원할 것이라는 생각에 빠지곤 했습니까? 또 그렇게 될 것같아 보이지 않을 때는 얼마나 불안해 하고 두려워 하였습니까? 그렇지만 우리들 대부분은 다윗처럼 하나님의 은혜의 얼굴이 가리워지는 아픈 경험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분의 얼굴 빛이 그림자가 될 때, 우리 삶에 드리워 지는 칠흑같은 어둠을 경험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친히 그러한 우리 인생의 터가 되어 주시고 반석이 되어 주셔서 우리를 든든히 받쳐 주셨습니다. 


우리 중에는 분명 지난 일년이 정말 힘겨웠던 분들도 계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떻습니까? 우리는 그 모든 힘겨움을 건너 뛰어서 이 자리에 있습니다. 함께 이 감사의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은혜로 우리를 다시 일으키시고 다시 회복시키셨으며, 그 아픈 고통 속에서도 견딜만한 힘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 분의 얼굴을 오랫동안 가리지 않으시고 금새 다시 보여 주셔서 그래도 우리가 기억하는 이 한 해에 감사할 것이 있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만 그런 은혜를 주신 것이 아니지 않느냐고 생각하실지도 모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만 그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의 삶 속에도 그런 은혜를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의 흘러 넘치는 풍성함이지요. 그렇지만 그들은 그 은혜를 몰라도 우리는 그 은혜를 잘 압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은혜에 감사하지 못해도 우리는 그 은혜에 감사하며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다윗의 고백에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그가 웃을 때 함께 웃으며 그가 누린 은혜로 우리의 영혼을 적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어려움들을 통해서 좌절과 원망만 느낀 것이 아니라 우리들 또한 잊어버리고 살았던 하나님을 생생하게 되찾았습니다. 저는 되돌아 봅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저의 영적인 실패가 없었다면, 저를 고민하게 하고 아프게 하는 일들이 없었다면 과연 나는 지금의 견고한 기쁨과 이런 감사를 이렇게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까? 지금처럼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었을까? 그럴 수 없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지금의 기쁨과 확신은 바로 그런 것들 덕분입니다. 그런 것들을 통해서 하나님을 제대로 바라보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 덕분입니다. 나의 슬픔이 변하여 내게 춤이 되게 하시며 나의 베옷을 벗기고 기쁨으로 띠 띠게 해 주신 하나님 덕분입니다. 


 믿음 없는 눈으로 바라보면 그 어느 것 하나 불평거리가 아닌 것이 없고 불만거리 아닌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면 그 어느 것 하나 은혜 아닌 것이 없습니다. 우리는 믿음의 사람들입니다. 믿음의 눈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다 하나님의 은혜인 줄 알 수 있는 사람들입니다. 오늘 이 척박한 가시와 엉겅퀴의 땅에서 추수감사예배를 드리게 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이 복된 눈을 회복하시고 다가 오는 남은 일년을 더 크고 기쁜 감사 속에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그런 삶 속으로 뚫고 들어오는 하나님의 감당할 수 없는 은혜로 채워져 가는 삶을 만들어 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