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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1.06. 신년특별새벽기도회 2.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특새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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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시편 131편




어제 우리는 디모데 전서 말씀을 통해 우리가 새롭게 시작한 2015년도는 하나님의 손으로 선하게 지으셔서 우리에게 주신 버릴 것이 없는 선물이라는 것을 함께 묵상해 보았습니다. 선하신 하나님이 만드셨으니, 그리고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우리들에게 주신 것이니 우리가 받은 2015년 한 해는 선할 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이  악한 것을 만드셨다는 것이고 또 그 악한 것을 우리에게 주셨다는 것일텐데, 그렇게 해서 우리 삶을 망치려고 하셨다는 뜻이 될텐데, 만약 하나님이 그런 분이시라면 우리는 하나님을 믿을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런 하나님이라면 믿고 따라가 봐야 우리만 손해니까요. 제 말씀이 그저 딱딱한 이론처럼 들리실지 모르지만, 우리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말은 하나님을 지극히 선하신 분으로 믿는다는 말과 같은 뜻입니다. 지극히 선하지 않다면 그것은 하나님이실 수가 없고, 또 만약 우리가 하나님을 그런 분으로 믿지 못한다면 우리는 참된 의미에서 하나님을 하나님답게 인정하지 않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을 이렇게 믿으려면 우리는 반드시 믿음의 싸움을 싸워야 합니다. 하나님은 그렇게 선하지 않다고 우리 귀에다 끊임없이 소리치는 현실과 우리 자신의 경험에 대항해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고 살아가고자 하는 싸움이 꼭 필요합니다. 이런 싸움이 있어야 하나님을 믿는 우리의 믿음도 단단해져 가고 그 믿음 위에 세워져 가는 우리의 삶도 든든해 질 수 있습니다. 한 해 동안 하나님을 선하신 분으로 믿는 믿음을 흔들려고 달려드는 시험이 있거든 그 시험에 당당하게 맞써 싸우시기 바랍니다. 지지 말고 꼭 이기시기 바랍니다. 말씀과 기도를 무기 삼아서 끝까지 싸워서 그야 말로 한 해 동안의 삶을 버릴 것 없는 것으로 하나님께서 주신 대로 가꿔 가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는 믿음, 그리고 말씀과 기도. 이 세 가지는 우리가 우리 삶을 뒤흔들려고 달려드는 영혼의 적들과 싸우는 무기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살펴 보면 이 세 가지는 우리 바깥에서 우리를 돕는 도움들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심과 말씀은 분명히 우리 밖에서 우리를 돕습니다. 그리고, 비록 기도는 우리가 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 기도를 듣고 부어주시는 은혜와 힘은 하나님으로부터 옵니다. 그래서 이 세 가지는 우리가 바깥에서 오는 도움을 받을 때 꼭 붙들어야 할 무기입니다. 이 무기들의 도움이 없이는 믿음의 싸움을 계속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 무기를 단단히 붙드는 것과 더불어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무기 못지 않게 우리 마음도 단단하게 붙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을 안으로 부터 지켜내지 못 하면 바깥에서 아무리 큰 도움이 주어져도 결국 무너지게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오늘 함께 읽은 시편은 정말 평온한 시편입니다. 특히 2절은 너무 너무 아름답고 평온합니다. “실로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내 영혼이 젖 뗀 아이와 같도다” 젖 뗀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있을 때의 평온함보다 더 온전한 평온함은 없습니다. 젖 뗀 아이는 배가 고파서가 아니라 그저 엄마  품에서 쉬기 위해 그 품에 안겨 있고, 이미 그렇게 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윗은 자기가 누리는 평안이 바로 젖 뗀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잠들어 있을 때 누리는 그 평안이라고 고백합니다. 정말 얼마나 부러운 평안인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다윗이 누렸던 그 놀라운 평안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요? 그의 주변이 아무런 걱정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놀라운 평안을 누리고 있었던 것일까요? 우리는 얼핏 다윗이 왕이었으니까 그런 평안을 누릴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힘과 부유함을 모두 소유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여러분, 사실 이 세상에 왕처럼 불안하고 불편한 사람이 어디있습니까? 온 나라의 불안이나 안녕이 자기 손에 달려 있고, 수많은 정적들은 호시탐탐 자신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데, 계속 다른 나라들과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는데 그런 가운데 살아가는 삶이 어찌 그저 평안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가 왕이라는 것은 그의 평안의 조건이 아니라 실은 반대로 불안과 근심의 조건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그런 놀라운 평강을 누리며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그가 가진 평안의 비결은 어디에 있었을까요?


다윗은 이렇게 말합니다. “실로 내가 내 영혼으로 고요하고 평안하게 하기를 젖 뗀 아이가 그의 어머니 품에 있음 같게 하였나니…” 다윗는 자기 영혼을 고요하고 평온하게 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최선을 다해서 노력했습니다. 엄마 품에 안겨있는 젖 뗀 아이의 평온함을 묵상하면서 자기 마음을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힘썼습니다. 그래서 그는 결국 그 평온함을 소유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윗은 자신의 평안을 위해서 싸울 때 어떤 방식으로 싸웠을까요? 놀랍게도 그는 흔히 그렇게 하는 대로 자기 속에 있는 불안이나 분노, 불만이나 조급함 자체와 싸우지 않았습니다. 그대신 다윗은 자기 속에 그런 것들을 만들어 내는 것들과 싸웠습니다. 1절에서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호와여 내 마음이 교만하지 아니하고 내 눈이 오만하지 아니하오며 내가 큰 일과 감당하지 못할 놀라운 일을 하려고 힘쓰지 아니하나이다” 


그는 마음의 교만이 마음의 평안을 깨뜨린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교만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애썼습니다. 또 그는 눈을 높은 곳에 두는 일이 영혼의 평안을 깨뜨린다는 것을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눈을 높은 곳에 두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감당하지 못하고 책임지지 못할 일을 하려고 할 때 그것이 자기 삶의 평안을 빼앗아 간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큰 일과 감당하지 못할 일은 오히려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마음을 지켜내는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고, 그 마음의 평안을 지켜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선하신 하나님을 믿는 믿음, 그리고 말씀과 기도. 우리가 이 세 가지를 붙들 때 우리는 우리 바깥으로 부터 오는 평강을 위한 힘있는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마음이 교만하다면, 높은 데에만 가 있다면, 크고 놀랍지만 실은 스스로 감당해 낼 수 없는 일을 하려는 욕망으로 채워져 있다면 평강의 성벽은 끝까지 지켜낼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 것들이 속에서 부터 우리 삶을 흔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자신을 바라보시든, 그리고 무엇을 바라보시든 항상 지금 바라보는 것보다 낮은 마음으로 바라보시기를 바랍니다. 마음과 눈을 높은데 두지 마시고 오히려 조금은 더 낮춰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마음과 눈을 높은 데 두면 우리 마음은 항상 우리 주변에 있는 것들에 대해서 불평과 불만을 품게 됩니다. 나 자신이나 우리 가족, 그리고 교회… 그 모든 것이 못 마땅하고 사랑스럽지 못하게 보이게 됩니다. 그리고, 마음과 눈을 높은데 두게 되면 자꾸 요구해야할 것 이상의 것, 적어도 당장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게 되고, 그것이 만족되지 않을 때는 불안해지고 화가 나고 그 대상을 혐오하게 되며 조급함을 가지게 됩니다. 그게 이 세상이든 나 자신이든 마찬가지입니다. 이런 마음을 속에 남겨둔 채로 평안을 누리려고 한다면 그것은 남쪽으로 가는 차를 타고 북쪽으로 가려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올 한 해 동안은 부디 서로 서로에게,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말로나 마음으로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마음과 행동을 버리지 않는 한, 우리는 우리 자신이나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과 장점들을 보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게 될 것이고, 그러면 내 욕심과 교만 때문에 원래의 모습보다도 못하게 평가하는 잘못을 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것들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항상 불편하고 불만스러우며 이리 저리 부디끼게 될 것입니다. 


한 해 동안 다윗의 지혜를 배우시고, 다윗을 흉내내는 연습을 해 보시기 바랍니다. 눈은 조금 더 낮은 곳을 바라보시고 마음은 조금 더 낮은 데 놓아 두시며, 크고 대단해 보이는 일 보다는 작지만 아름다운 일에 더 헌신하시며 살아보시기 바랍니다. 그려면서 항상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한다면 우리의 마음도 젖뗀 아이가 엄마 품에 안겨 있는 것처럼 평온한 쉼으로 채워져 가게 될 것이고, 우리의 이웃과 직장, 그리고 이 세상에도 작은 평안을 더해주며 사는 복된 삶을 일구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기도제목을 드리겠습니다. 올 한해는 믿음으로 말씀과 기도로 살되 마음과 눈을 낮은데 두고 몸을 낮춰서 크지 않은 일들에 헌신하며 살게 해 달라고, 그래서 마음에 엄마 품에 안긴 젖뗀 아이의 평안이 충만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한 해 동안의 삶이 엄마 품에 안긴 젖 뗀 아이의 얼굴처럼 평안과 만족이 가득 찬 그런 삶이 되게 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