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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5.20.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사사기 4-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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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5월 20일 수요일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있지만, 사실 반복되지 않아야 할 역사 그리고 반복되면 안되는 역사도 있게 마련입니다. 실패와 굴욕의 역사, 그리고 악행을 저지른 역사는 반복되어서도 안되고 반복되게 해서도 안되지요. 그렇지만 인간이란 얼마나 어리석은지 그걸 알면서도 똑같은 일을 반복합니다. 그래서 역사는 반복된다는 안타까운 경구가 생겨난 것일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역사야 말로 말 그대로 반복되어서는 안되는 것이 반복된 반복의 역사였습니다. 물론 인간은 완전하지가 않아서 역사 속에 실패가 없는 성공만 있을 수 없고, 때로는 똑같은 실수도 반복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 실패와 그로 인한 어려움이 계속 반복되기만 한다면, 그것은 결코 당연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사사기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뜨리고 우상을 섬길 때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의 손에 파셨다”는 말을 씁니다. 그리고 그 결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 이방족속들 밑에서 그들을 섬기며 심한 압제를 경험했다고 말합니다. 이런 표현들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런 이방족속들의 종이 되어서 그들을 섬기며 그 밑에서 고통을 당했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방족속들에게 종으로 파셨을까요? 그것은 이미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들의 종이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끊임 없이 강한 군대를 지닌 이방족속들을 동경했고, 그들이 우상을 섬기면서 살아가는 삶의 방식을 동경했습니다. 이미 현실적으로나 영적으로나 그들의 종이 되어 있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원하는 대로 해 주셨고, 그래서 그들은 진짜로 이방족속들의 종이 되어  그들을 섬기게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가 꼭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성도가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동경하며, 그들처럼 되고 싶어하고 그들의 삶의 방식을 취하려고 하면서 세상의 종이 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입니다. 세상은 그리 녹녹치가 않습니다. 마치 자신을 다 줄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세상이 원하는 것은 우리를 자신의 종으로 만드는 것, 그래서 자신을 섬기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동경하고 그래서 세상에 우리 자신을 내어놓을 때, 하나님도 비록 일시적이지만 우리들을 세상의 손에 팔아넘기십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세상의 종이 되게 하십니다. 그것을 통해서 정말로 하나님이 아니라 세상을 섬기는 삶이 어떤 것인지를 경험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도 한 번쯤은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간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무엇이 어떤지를 알 수 없는 존재이니까요. 그러나 한 번 경험했다면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뜨거운 물은 다 똑같이 뜨거운 물이지, 이 물과 저물이 다르지 않습니다. 저 물을 만져서 손을 데었다면 이 물에는 굳이 손을 대 볼 필요가 없습니다. 확인을 해 보겠다고 이 물에 또다시 손을 덴다면 그것보다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여 사사였던 드보라와 겐 족속 헤벨의 아내 야엘로 인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얻었던 승리와 평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왼손잡이 사사 에훗으로 인해서 이스라엘은 무려 팔십년 동안이나 평화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잘 섬겼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애석하게도 이들은 에훗이 죽자 또다시 우상숭배에 빠지게 되었고 그래서 여호와께서는 이들을 가나안 왕 야빈의 손에 파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원하는 대로 세상을 자신의 왕으로 삼아 섬기는 종이 되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는 드보라를 사사로 세우셨습니다. 그리고는 드보라를 통해서 바락을 부르시고 바락으로 하여금 야빈을 치도록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그렇게 드보라가 아니라 바락을 통해 야빈의 손에서 이스라엘을 건지려고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락은 굳이 드보라와 동행하려고 합니다. 드보라가 없이는 승리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드보라는 바락과 동행했지만 그것 때문에 바락은 그 전쟁에서의 승리의 영광을 놓치고 맙니다. 


전쟁에 패배한 야빈의 군대장관 스시라는 병거에서 내려 도망치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자신을 숨겨줄만한 사람을 찾아갔지요. 그가 찾은 사람은 겐 사람 헤벨의 아내인 야엘의 장막이었습니다. 그가 이 곳을 찾은 것은 헤벨이 야빈과 친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는데요. 여기 겐 사람은 우리가 잘 알다시피 모세의 장인 이드로가 모세에게 왔을 때, 이드로를 따라서 왔다가 이스라엘의 일부가 되어 함께 살게된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헤벨의 아내는 시스라가 자신의 안전을 확신하고 잠이 든 틈을 타 그의 관자놀이를 말뚝으로 땅에 박아서 죽여 버립니다. 정말 대단한 여인이고 무시무시한 여인이죠? 


이 전쟁에서 승리한 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야빈을 점점 더 압박해서 결국 그들을 진멸시키고 맙니다. 그 날의 승리를 기뻐하는 노래는 5장에 기록되어 있는데요. 하나의 승전가치고는 상당히 긴 분량입니다. 그런데, 이 승전가는 잘 살펴보면 드보라와 야엘이 주인공이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동시에 그 안에서 이 두 여인의 공로와 용기있는 행동을 기리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그저 어떤 남자의 아내로 머물 수 있었던 두 여인은 그 당시 이스라엘의 모든 남성들을 재치고 야빈의 손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하는 공을 세웠고 그것을 기리는 노래가 사사기 스물 한 장 중에서 한 장 전체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드보라의 이야기, 야엘의 이야기가 사사기 안에서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하나님 나라 역사의 주인공은 어떤 사람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 줍니다. 하나님 나라 역사의 주인공이 되는 일에는 정해진 자격이나 조건이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딱 두 가지 조건만 만족시킬 수 있으면 됩니다. 첫째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 없이 나서는 것은 결국 자기 마음대로 하는 자기 일이 되고, 그러면 하나님 나라의 일이 될 수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우리 모두에게는 이미 부르심이 있고 그 부르심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이 주어져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성도로 부르셨고 그 신분에 맞는 삶의 방식을  성경에 기록해 놓으셨습니다. 그래서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둘째는 하나님의 편에 서는 일입니다. 평범해도 좋고 부족해도 좋습니다.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고 하나님 편에 서면 됩니다. 그러면 누구나 하나님 나라 역사의 중요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하나님은 그런 사람들을 찾으십니다. 자신의 작음에 묶여 있지 않고 하나님의 크심을 바라보면서 자기 삶의 자리에서 믿음으로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또 하나님의 편에 서는 사람을 찾으십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이루어 가실 하나님 나라의 역사에 아름다운 믿음의 사람들의 기록들이 더해져 가기를 바라고 계십니다. 우리 모두가 우리를 성도로 부르신 그 영광스러운 부르심을 확신하면서 담대하게 하나님 편에 서서 하나님을 위해서 싸우는 오늘의 드보라와 야엘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