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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5.21.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사사기 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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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5월 21일 목요일




하나님께서 기드온을 세우신 시기에도 이스라엘의 상황은 정말 정말 좋지 않았습니다. 6장 초두에 그런 이야기들이 기록되어 있는데, 우리가 3절부터 6절까지를 읽어보면 그 내용이 우리 눈에 굉장히 익숙하다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이 이야기가 출애굽 당시에 애굽이 당했던 일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뀐 것이 있다면 그 일을 당하는 사람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이라는 것과 미디안, 아말렉 그리고 동방사람들이 재앙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뿐입니다. 그들은 씨만 뿌려 놓으면 추수 때에 몰려 들어왔습니다. 그리고는 마음껏 약탈했습니다. 우박처럼 소산을 멸하고 전염병처럼 가축들을 모두 가져 갔습니다. 정말 메뚜기 떼처럼 모든 것들을 휩쓸어 갔습니다. 하나님께 대한 잘못된 영적인 태도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백성들의 처지로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신분은 여전히 하나님의 언약 백성들이었지만 현실적으로는 애굽이 당했던 고통 속에 놓여지게 되었던 것입니다. 성도들이 성도들로서 성도의 복을 누리는 일은 그저 우리가 성도라는 신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닙니다. 비록 그 영광스러운 신분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마치 멸망해 가는 애굽과 같은 삶을 살게 될 수도 있습니다. 


미디안으로 인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의 가난이 극에 달했고 그들은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세우신 것이 기드온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기드온이 처음부터 위대한 사사였던 것은 아닙니다. 그는 유력한 집안의 자녀이기는 했지만 그게 그 당시로는 뭐 대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기드온 또한 미디안 사람들 모르게 포도즙을 짜는 틀에서 밀을 타작해야만 할 정도로 비굴하고 주눅든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처음에 하나님께서 보내신 천사가 자기 앞에 나타났을 때, 그는 계속 투덜거리기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다면 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런 일들을 당해야 하느냐고, 그리고 도대체 애굽에서 하나님께서 행하신 그 이적들은 왜 지금은 일어나지 않느냐고 말입니다. 


하나님은 대답해 주지 않으시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가서 이 너의 힘으로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라 내가 너를 보낸 것이 아니냐” 하나님의 말씀인 즉, 그래서 바로 그 일 때문에 내가 너를 세웠으니 네가 그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드온은 당연히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별 볼 일 없는 집안 출신의 별 볼 일 없는 자신은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마치 시내산에서 부름받은 모세가 그랬듯이 말이죠. 하나님은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것이라는 약속을 주시면서 계속 기드온을 채근했습니다. 그랬더니 기드온은 지금 자기 앞에서 말씀하시는 분이 하나님이시라는 증거를 달라고 했고, 자신이 예물을 가지고 올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습니다. 기드온은 자신이 가지고 온 제물에 하나님의 천사가 지팡이를 내밀어 불을 붙여 태워버리자 자기와 대화하던 사람이 천사라는 것을 확실히 믿게 되었지만 이미 천사는 불이 붙는 동시에 기드온을 떠나 사라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준비된 사람을 쓰신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만 우리가 기드온의 경우를 보면 그것이 우리 생각처럼 꼭 그렇지는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뜻에 맞게 스스로를 준비시켜 가는 일에 게을리 해서는 안되겠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일에 쓰임받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선택과 소명이지 우리의 준비에 달려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또 하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 선택될 때는 그 일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며 도와주신다는 것입니다. 정확하게는 도와주신다기 보다는 우리가 그 일을 수종들게 하시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 때 나 개인의 능력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데 그다지 중요한 요건이 되지 않습니다. 투덜거리는 기드온에게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가서 이 너의 힘으로 이스라엘을 미디안의 손에서 구원하라” 하나님께서도 기드온의 힘이 정말 별 볼 일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습니다. 그래서 “이 너의 힘”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능력이 얼마나 보잘 것 없는지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하나님의 일을 맡기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하나님의 함께 하심과 힘주심을 믿고 겸손하게 하나님을 수종들기만 하면 됩니다. 


일단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들인 기드온에게 하나님께서는 하나의 임무를 맡기십니다. 그것은 기드온의 집 뒷마당에 있는 바알의 단을 허물고 아세라 목상을 찍어 장작으로 삼아 그것으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는 일이었습니다. 기드온은 밤을 틈타서 그 일을 해냈습니다. 아침에 사실을 안 동네 사람들은 난리가 났습니다. 기드온이 그런 짓을 했다고 기드온을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버지인 요아스가 나섰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가 바알을 위하여 다투느냐 너희가 바알을 구원하겠느냐 그를 위하여 다투는 자는 아침까지 죽임을 당하리라 바알이 과연 신일진대 그의 제단을 파괴하였은즉 그가 자신을 위하여 다툴 것이니라” 이 일은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영적으로 얼마나 심각한 타락에 빠져 있었는지를 보여 줍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들이면서도 자기 뒷마당에 바알의 제단과 아세라 상을 세워 놓았었고, 그것을 허물고 부순 동족의 목숨을 빼앗으려고 할 정도로 영적으로 타락해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렇게 하나님을 섬겨야 할 열심으로 우상을 섬기는 사람들이 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뒷 뜰에 있는 바알의 단을 헐고 아세라 목상을 찍어 그것을 장작삼아서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라고 하신 것은 기드온을 시험하신 하나님의 시험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기드온의 아버지와 그 성읍 사람들에게 우상은 정말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시고 또 그들이 때가 되면 기드온의 편에 서게 하시기 위한 사전포석이었습니다. 이 일 때문에 기드온의 아버지는 어쩔 수 없이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우상을 버리고 그 우상을 모독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도 아무 일이 없는 것을 본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섬기는 바알과 아세라는 실은 그야 말로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것이 나중에 본격적으로 하나님의 일을 할 때 기드온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을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이 일 때문에 기드온은 여룹바알, 그러니까 바알과 다툰 자, 그랬으면서도 살아남은 자라는 별명을 얻게 되었습니다. 기드온의 이야기와 그의 별명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빠르게 전해졌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구요. 이것은 나중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기드온을 더 쉽게 신뢰하고 따르게 하는 아주 든든한 이유가 되었을 것이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꼭 모든 준비를 끝낸 사람들만 하나님의 일에 사용하지는 않으십니다. 그렇지만 그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하나님의 일 답게 해 내려면 언젠가는 하나님 앞에서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확실히 하나님만 섬기는 결단, 그리고 확실하게 하나님 편에 서는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그 결단 자체는 하기 쉽지 않은 것이지만 그 결단은 결국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할 때, 커다란 도움이 되며 도구가 됩니다. 자신도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주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의 하나님되심을 보게 하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통과해야 할 시험도 통과하고 내려야 할 결단도 내리면서 그렇게 주님 편에 서시기 바랍니다. 그 일을 통해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실 것이고 나아가서 그 일을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게 될 때, 그 기초가 되게 해 주실 것입니다. 오늘도 하나님 편에 서는 선택을 하며 사는 귀하고 능력있는 하루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