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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7.14. 새벽기도 - 성경읽기와 묵상(사무엘하 15:13-1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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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교일 : 2015년 7월 14일 화요일




    압살롬이 민심을 다 빼앗아 백성들의 마음을 자에게로 향하게 한 후, 그 소식이 다윗에게 알려 졌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 소식을 듣자 마자 백성들에게 압살롬을 피해서 도망을 치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지 않으면 한 사람도 압살롬의 칼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 이상합니다. 왜 다윗은 한 번도 압살롬의 반역을 응징하려고 하거나 대항하려고 하지 않고, 도망부터 치려고 했으며, 또 만약 도망치지 않으면 모두가 다 목숨을 잃게 될 것이라고 확실하게 이야기하고 있는지 말이지요.  그렇다면 다윗이 압살롬의 반역에 대해서 이렇게 이상한 반응을 보인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단지 이미 압살롬의 세력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었고, 또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 피를 흘리며 싸울 수가 없었기 때문일까요? 부분적으로는 그런 이유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진짜 이유는 다른데 있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 이유란 다른 것이 아니라 다윗은 이 일은 밧세바 사건에 대한 하나님의 징계라고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나단은 분명히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다윗의 죄는 용서해 주실 것이고, 그래서 죽게 하지는 않으실 것이지만 분명히 그 일로 인해서 징계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다윗은 그 이후로 어쩌면 한시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회초리가 언제 자신을 향해 휘둘러지게 될까 하는 두려운 생각에 사로 잡혀 있었겠지요. 다말 사건도 다윗에게는 그런 징계의 의미로 받아들여졌겠지만 이번 압살롬의 일은 하나님의 회초리가 분명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일로 자신이 죽지 않을 것은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도망치지 않는다면 자신을 제외한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니 함께 도망치는 일 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다윗은 비록 자신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자신과 자신의 신하들이 그런 수모를 겪게 되었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려 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영적인 분별력의 중요성입니다. 우리 믿는 사람들이 어떤 경우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는 영적인 분별력이 결정하는 것인데, 이 영적인 분별이 잘못되면 하나님의 뜻과 정반대 방향의 반응을 보일 수 있고, 그러면 일의 겉모습과는 상관없이 잘 한다고 한 일이 오히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사실 아주 흔히 있는 일입니다. 내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그 일을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덜컥 중간에서 아주 어려운 난관을 만납니다. 이 때 우리는 이 난관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만약 우리가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됩니다. 그저 더 강한 의지를 발휘해서 계속 밀고 나가든지 아니면 그냥 포기하든지 하면 됩니다. 그렇지만 믿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생각해야 하니 그럴 수가 없습니다. 적어도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도우심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말이지요. 그래서 고민하게 되는데, 이런 난관은 성도들에게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첫째, 하나님이 하지 못하도록 가로 막으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둘째, 하나님을 믿고 장애를 넘어서라는 뜻일 수도 있습니다. 대개 성도들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할 때는 두번째 의미라고 생각하고 그런 성격이 적은 일일때는 그냥 첫번째로 해석하지만 그것은 정확한 판단이 될 수 없습니다. 정확한 판단은 영적인 분별력에 의지해서 내려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나님이 가로 막으시는 일을 억지로 하려고 들게 될 수도 있고, 반대로 하나님께서 믿음을 시험해 보시려고 가져다 놓으신 장애물 앞에서 도전해 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불신앙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본문에서 보인 다윗의 반응은 그저 되는 대로 내린 결정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른 영적 분별력을 가지고 하나님의 행동에 대해서 보인 바른 반응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영적인 분별력이 있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아주 실제적으로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평상시에 영적인 분별력을 갖추기 위해서 애써야 합니다. 그저 대면대면 살아갈 것이 아니라 하루 하루의 삶 속에서 주어지는 경험들을 하나님의 뜻에 비추어 해석하고 반응하는 연습을 해야하고, 성경을 통해서 하나님의 생각과 마음을 배워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기도를 통해서 그 마음의 길이 하나님을 향해서 항상 열려 있게 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우리의 영적인 분별력이 예민해지면 예민해 질수록 현실적으로도, 그리고 영적으로 실수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그렇게 아들에게 반역을 당해서 쫓겨가는 다윗! 아마 다윗이 이 일을 하나님이 자신에 내리시는 징계라고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다윗은 굉장히 힘들고 어려웠을 것입니다. 또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전혀 잘못된 반응을 보였을 것이고요. 그렇지만 그가 이 일을 제대로 분별했기 때문에 그런 모든 일들은 다 피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그랬기 때문에 도망치는 중간에 만난 사람들과 더욱 더 깊고 인격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었고, 그렇게 아들처럼 선하게 대해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에게서 돌아선 므비보셋 때문에 슬퍼하지 않을 수 있었고, 시므이의 저주 앞에서도 겸손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다윗이 자신의 마음을 그만큼 잘 지켜냈다는 뜻입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상황 때문에 자기 마음과 생각을 빼앗기지 않고서 말이죠. 


    저는 성경에서 이 본문을 읽을 때마다, 한 사람이 비록 실수를 하고 큰 죄도 저지를 수 있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인생을 생각하고 또 그 인생 안에서 벌어지고 일어나는 일들을 바르게 해석한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거듭 거듭 생각하게 됩니다. 우리의 인생은 되는 대로 우연에 의해서 흘러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인생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은 전부가 다 하나님의 섭리와 다스리심 가운데 있는 일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게 되는 일들을 그저 일어나는 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그 모든 일들을 해석하고 받아들이고 또 그에 대한 반응을 결정하는데 있어서 항상 하나님의 마음과 생각을 바로 헤아리는데 우선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더 깊게 성경을 보시고, 더 많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기도와 말씀을 통해서 여러분의 인생을 해석하는 방법을 연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그렇게 해서 바른 영적인 분별력을 지니게 될 때, 때로 우리 삶에 다윗이 경험한 압살롬의 반역이나 브비보셋의 배신과 같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들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것 때문에 마음을 빼앗기고 무너지 않을 수 있을 것이며, 우리는 오히려 그 일을 통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의 완전하심과 은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더욱 더 온전한 영적인 분별력을 갖춰 감으로써 마음을 지키고 또 하나님의 섭리를 기다릴 줄 아는 성숙한 주님의 사람들로 세워져 가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