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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7.24.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열왕기상 3-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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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교일 : 2015년 7월 24일 금요일




    열왕기상 3장과 4장은 다윗의 뒤를 이어서 왕이 된 솔로몬과 그의 통치에 대한 대략적인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실 오늘 우리가 함께 읽은 것처럼 솔로몬 치하의 이스라엘은 다윗시대의 이스라엘보다도 강성하고 부유했습니다. 영토도 가장 넓었고 또 주변 나라들에 대한 영향력이나 평판도 가장 높았습니다. 우리가 성경에서 이런 이야기를 읽으면 그런 일을 이루거나 혹은 그런 시대를 만든 사람에게 집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사람도 중요하지요. 그릇이 깨져있거나 더러우면 그 안에 좋은 것이 담길 수 없듯이 사람이 형편없으면 적어도 그 사람을 통해서 한 시대나 나라가 온전해지는 일은  있을 수가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럼에도 성경이 우리에게 분명히 알려주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 모든 일이 전부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입니다. 솔로몬 치하의 이스라엘이 최고의 시대를 구가한 것이 사실이지만 그것은 솔로몬 개인의 역량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그릇 삼아서 이스라엘을 위한 특별한 은혜를 담아 주셨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해 주셨던 약속을 깨뜨리지 않으시고 그대로 이루어 주셨기 때문에 솔로몬 시대의 영광이 가능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특히 그래도 긍정적이고 그래도 훌륭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 그래서 우리는 그 사람보다도 그 사람을 통해서 신실하게 행하시고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전체적으로 3장과 4장은 분명히 솔로몬의 여러가지 훌륭한 점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고 또 그의 업적에 대해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도 솔로몬은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3장 1절은 솔로몬에 대해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솔로몬이 애굽의 왕 바로와 더불어 혼인 관계를 맺어 그의 딸을 맞이하고 다윗 성에 데려다가 두고…” 혼인관계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것은 순수한 사랑의 열매가 아닙니다. 영어성경을 보면 결혼동맹이라고 분명하게 표현하고 있는데요. 이 혼인관계는 정략결혼이었습니다. 물론 이방인들과의 결혼 자체가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의 배우자가 이미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된 다음에는 이방인들과도 결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이방인들과의 결혼은 가장 강하게 금지되어 있는 일들 중의 하나였습니다. 솔로몬이 바로의 딸과 결혼했을 때, 바로의 딸이 여호와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가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오히려 자신이 섬기던 우상들을 가지고 왔을 가능성이 훨씬 더 큽니다. 정략결혼이었으니까 당시의 관례대로 그랬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솔로몬은 굉장히 중요한 율법을 어긴 셈이고, 이스라엘에 우상을 끌어들인 장본인이 되었던 것입니다. 


    또 한 가지 4장 25절 이하를 보면 솔로몬에게는 병거의 말 외양간이 사만이고 마병이 만 이천 명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어마 어마한 숫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신명기 16장 17절 이하를 보면 하나님께서 나중에 세워질 왕에 대해서 말씀하시면서 왕들이 하면 안되는 일들을 말해 주시는 중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그는 병마를 많이 두지 말 것이요 병마를 많이 얻으려고 그 백성을 애굽으로 돌아가게 하지 말 것이니 이는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이르시기를 너희가 이 후에는 그 길로 다시 돌아가지 말 것이라 하셨음이며 그에게 아내를 많이 두어 그의 마음이 미혹되게 하지 말 것이며 자기를 위하여 은금을 많이 쌓지 말 것이니라’


    말이 많고 마병이 많은 것은 한 나라에게는 아주 든든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스라엘에게는 그것이 금지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였습니다. 말이 많고 기병들이 많으면 이스라엘의 왕은 하나님이 아닌 군사력에 의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사실 그럴 의도로 말과 기병을 많이 모으는 것이지요. 그리고 또 한 가지 많은 말을 구하려면 그 당시에는 애굽으로 가야만 했고, 그 애굽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무엇보다도 이렇게 하는 것을 싫어하셨고, 그래서 아직도 나타나려면 아주 오랜 세월이 남은 왕에게 절대로 말을 많이 모으지 말라고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솔로몬은 마구간이 사만 개나 되었습니다. 말이 몇 마리일까요? 마구간 하나당 말 한마리라고 해도 4만 마리입니다. 이 많은 말을 어디서 구했을까요? 애굽입니다. 그러면 이미 결혼동맹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솔로몬은 애굽의 바로와 아주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만 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하나님이 절대로 하지 말라고 하신 일들을 그대로 했고, 게다가 위에서 인용한 말씀 뒤쪽을 보면 아내도 많이 두지 말라고 하셨는데, 솔로몬은 그 딸과 결혼도 했으니, 그런 식으로 이 나라 저 나라 공주들과 결혼을 했을 것이 분명하고 그러면 솔로몬은 또 한 번 하나님의 뜻을 어긴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솔로몬이 직접 우상을 숭배하고 그 일을 권장하는 것과 같은 일은 하지 않았고, 또 아주 지혜롭게 이스라엘을 다스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이 왕들에게 금하신 큼직 큼직한 금지사항을 많이 어겼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아주 엄격하게 하나님 말씀을 적용하셨다면 솔로몬과 솔로몬의 시대는 그렇게 복된 시대가 될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솔로몬은 하나님의 기준에서 보면 흠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그런 그를 하나님께서 다윗과 맺으셨던 언약 안에서 바라 보았고, 긍휼과 은혜의 눈으로 바라보셨습니다. 그래서 그의 시대가 그렇게 복되고 아름다운 시대가 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 개인의 삶도 그렇습니다. 우리들에게도 장점이 없지 않습니다. 작은 것들일지는 몰라도 하나님께서 우리 안에서 기뻐하실만한 것들을 발견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계속 은혜 안에서 살고 또 하나님으로부터 좋은 것들을 받아 누리는 것은 우리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은혜와 긍휼의 눈으로 바라보시며, 또 언약의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시고 또 대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삶과 일들 속에서 하나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들을 최대한 줄여가려고 애써야 합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아무리 우리 삶을 깨끗하게 하고 거룩하게 해도 항상 부족할 뿐이라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항상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히 여기심을 바라보면서 그 안에서 겸손한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되게 하며, 교만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항상 부족함 가운데서도 넉넉한 은혜를 베풀어 주시는 하나님의 신실한 사랑 가운데, 그 은혜에 의지해서 은혜로운 삶을 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