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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7.30.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열왕기상 9-10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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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교일 : 2015년 7월 30일 목요일





    성전건축과 봉헌이 모두 끝났습니다.  왕궁건설과 더불어 솔로몬이 가장 하고 싶어하던 일이었습니다. 왕궁이 왕권을 상징하는 건물이었다면 성전은 이스라엘이 하나님 중심의 나라라는 것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건물이었습니다. 그래서 두 건물이 가지는 의미는 굉장히 중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예루살렘은 왕권과 신앙의 중심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 두 가지 일이 다 마쳐지자 하나님께서 예전에 기브온에서 그러셨던 것처럼 예루살렘에서 솔로몬에게 또 나타나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먼저 굉장히 은혜로운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것은 솔로몬이 지은 성전을 거룩하게 구별해서 하나님의 이름을 영원히 거기 두실 것이고 하나님의 마음과 눈길을 항상 거기에 두시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만약 위와 같은 약속이 주어지면 우리는 그 약속을 무조건 그렇게 되도록 되어 있는 그런 약속으로 받아들일 것입니다. 성전을 특별하게 하나님이 머무시는 장소로 삼아서 거기 하나님의 이름을 두시고, 항상 눈과 마음이 그 성전을 향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셨다면 그러면 이제는 저 예루살렘 성전으로부터 무조건적으로 하나님의 은혜와 복이 흘러 나올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놀랍고 은혜로운 약속 뒤에 조건이 아주 분명한 약속을 덧붙이셨습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성전에 대한 말씀과는 조금 앞뒤가 맞지 않는 듯한 말씀입니다. 적어도 우리들이 보기에는 그렇습니다. 


    그 말씀은 순종했을 때와 불순종했을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어떻게 대해주시겠다는 말씀이었는데요. 만약 솔로몬이 다윗이 그랬던 것처럼 마음을 다해서 하나님을 섬기며 하나님의 뜻에 순종한다면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약속하셨던 것처럼 다윗 가문의 왕이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왕좌를 견고하게 만들어 주실 것입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솔로몬의 자손들 중 누구라도 하나님으로부터 아주 돌아서서 하나님을 따르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지 않거나 혹은 다른 신을 섬기게 되면 그 때는 지금 살고 있는 가나안 땅에서 이스라엘 백성들 모두가 쫓겨나게 될 것입니다. 심지어는 지금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기쁘게 생각하시는 성전도 던져 버리실 것입니다. 그러면, 칭송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이스라엘은 다른 민족, 다른 나라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될 것입니다. 오히려 다른 나라 사람들로부터 이스라엘이 자신들을 구원한 하나님을 떠났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하고 있다는 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때로 하나님의 약속은 두 가지가 서로 반대가 되는 것처럼 여겨질 때가 있습니다. 영원히 함께 하시겠다고 약속하시고서 곧바로 그렇지만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하나님께 순종하지 않으면 징계를 받고 버림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니까요. 그렇지만 이것은 우리의 생각이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으로 설명해 보면 이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분명히 성전을 거룩하게 구별하여 거기 하나님의 이름을 두시고 마음과 눈이 영원히 성전을 향하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 자체가 굉장히 은혜롭고 영광스럽기 때문에 우리는 이 약속이 우리에게 한 가지 결과만 만들어 낼 것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일, 복된 일들 말이지요. 그렇지만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오. 부모가 자녀를 칭찬하고 또 자녀에게 좋은 선물을 줄 때, 부모의 마음과 생각은 온통 자녀에게 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같은 부모가 자녀를 엄히 꾸짖고 매를 때리거나 엄격하게 훈련시킬 때는 어떻습니까? 그럴 때는 부모의 마음이 자녀를 향해 있지 않습니까? 그 때는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부모의 마음은 동일합니다. 여전히 부모는 자녀를 사랑하고 그 눈길과 마음은 자녀를 향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마음의 표현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하나님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신실하게 지키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갈 때, 하나님은 그 백성들에게 좋은 것들을 주십니다. 그럴 때는 전혀 꾸짖거나 매를 때리실 일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이 백성들이 언약을 가볍게 생각하고 하나님의 뜻을 마음대로 어기며 심지어는 하나님이 아닌 다른 신을 섬길 때, 그 때 하나님은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시고, 그들과 함께 하시며 그 마음과 눈은 그들을 향해 있습니다. 그렇지만 더 이상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그들을 사랑하실 수가 없습니다. 사랑하는 방법을 바꾸실 수 밖에 없습니다. 성전 하나 지어놓은 것으로 다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정작 하나님을 소홀히 할 때, 하나님은 심지어는 그 그 성전까지 던져 버리십니다. 그러면 하나님은 성전에 대한 하나님의 말씀을 스스로 깨뜨린 것일까요? 아닙니다. 그런 식으로 성전을 거룩하게 하시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 하나님의 이름의 영광을 지키시는 것이며, 그렇게 하나님의 마음과 눈을 성전을 향하게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주 들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주 잊어버리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신앙의 형식이 그 신앙이 참된 것일 때에만 그 속에 담겨질 수 있는 내용물까지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신앙 안에서 자동은 없습니다. 그저 믿는다는 형식만으로 하나님께 얻을 수 있는 귀한 복과 은혜는 없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닙니다. 성도라는 우리의 이름 속에 성도다움이 담겨져 있을 때, 예배를 드리는 우리 중심에 예배자다움이 있을 때, 우리가 진실로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살 때, 또 우리가 마음을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려고 헌신할 때,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소중히 여기며 그 말씀들을 지켜내기 위해서 기쁘게 헌신할 때, 우리의 기도 속에 하나님의 영광을 향한 진심과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보는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이 있을 때, 그 때 비로소 우리가 바라는 하나님의 은혜와 복이 우리에게 부어지게 됩니다. 이렇게 하는데 있어서 부족한 것은 그래도 괜찮지만 무관심하고 게으른 것은 안됩니다. 계속되는 불순종과 불신앙도 안됩니다. 그저 우리가 믿는다고 말하는 형식만으로 우리가 신앙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참되고 가치있는 복과 은혜는 없습니다. 


    항상 형식과 껍데기가 무엇이든 그 속에 참된 것들, 진심과 진실, 그리고 그 껍데기에 걸맞는 내용물을 채워넣기 위해서 애쓰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언약이 우리를 통해 성취되어질 때, 거기에는 아무런 아픔도 안타까운 일들도 없이 그저 하나님의 풍성한 복과 은혜만이 흘러 넘치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