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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8.20.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열왕기하 16-1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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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8월 20일 목요일




 가나안 땅은 온 세상의 주인이신 하나님께서 특별히 선택하신 이스라엘 민족을 위해서 그들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땅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땅은 이스라엘 민족이 스스로의 힘으로 빼앗은 땅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선물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해 주셨던 약속이 실현되기 까지 수백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는 동안 가나안 땅에는 원래 그 곳에서 살던 사람들이 계속해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때가 되어서 이제 이스라엘 민족도 어엿한 하나의 나라를 이룰만큼 큰 민족이 되었고, 기한도 다 되어서 가나안 땅으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하나님께서는 모조건 잘 살고 있었던 가나안 족속들의 땅을 빼앗아서 이스라엘에게 넘겨 주실까요? 우리가 쉽게 생각하면 원래 모든 것의 주인은 하나님이시고, 그 땅은 결국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것이었으니, 어느 날 갑자기 집 주인이 세입자에게 ‘내 아들이 이 집에서 살게 되었으니까 방 빼세요.’라고 하듯이 그들을 그 땅에서 그냥 몰아내시면 될 것 같지만, 하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입장에서는 그 땅을 선물로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언약을 지키신 것이구요. 그렇다면 가나안 원주민들은 왜 그 땅에서 쫓겨나고 심지어는 진멸당하기까지 해야 할까요? 그것은 그들이 지은 죄 때문입니다. 그들이 두고 두고 지은 죄가 너무 크고 깊어져서 그야 말로 극에 달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그 땅에서 몰아내시고 또 진멸시키실 수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일을 설명하시면서 그들의 죄가 그 땅을 더럽혀서 그 땅이 그들을 토해내게 하시겠다고 하셨는데요. 그러니까 그 때 가나안 원주민들의 죄가 가나안 땅을 너무 심각하게 더럽힌 나머지 그 땅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거기 살던 사람들을 토해낸 것입니다. 이것은 비유적인 표현이기도 하지만 사실에 대한 설명이기도 합니다. 


성경을 보면 땅과 거기 사는 사람들은 직접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래도 하나님의 뜻에 맞게 자신의 양심을 지키면서 살아갈 때, 땅은 거기 사는 사람들에게 좋은 것들을 내어 줍니다. 그렇지만, 사람들의 죄가 점점 깊어지고 커져서 사람들의 죄 때문에 땅이 더럽혀지면 그 땅은 결국 더 이상 그들을 견디지 못하고 그 사람들을 뱉아 버립니다. 가나안 땅이 이스라엘의 손에 넘어갈 때, 가나안 족속들이 거기서 쫓겨나고 또 진멸당했던 것이 바로 그 이유 때문입니다. 죄 없이 이유 없이 그렇게 된 것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가나안 땅은 가나안의 원주민들이 죄악으로 자신을 더럽히자 그들을 뱉아 내버렸습니다. 다시는 그 땅에서 살지 못하도록 내쫓아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 뒤를 이어서 가나안 땅에 살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 또한 죄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죄악 때문에 둘로 갈라져 버렸지만 갈라진 이후에도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점점 더 죄악만 쌓아갔고, 그러는 사이에 가나안 땅은 또다시 고통스러운 신음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래도 이방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고 또 그 땅을 빌려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주인이니까, 하나님의 선물로 받은 사람들이니까 아무리 망가져도 그들을 그냥 내버려 두었을까요? 


가나안 땅은 이번에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견디다 못한 약속의 땅은 이제 북이스라엘을 시작으로 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그 땅에서 뱉아내기 시작했습니다. 17장 24절을 보면 그 일이 시작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앗수르 왕이 북이스라엘을 정복한 후에 사마리아에 살던 이스라엘 사람들을 포로로 잡아가고 그대신 그 곳에 자기 나라 사람들을 데려다가 살게 했습니다. 앗수르가 그렇게 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가나안 땅이 그렇게 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약속의 땅에서 쫓아내시고 또한 그 땅이 이스라엘 사람들을 뱉아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대신 그 곳에 바벨론과 구다와아와, 하맛, 스발와임 사람들을 데려다가 살게 하셨는데, 이것은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악됨이 그들보다도 못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그 땅을 비록 잠시지만 빌려주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언약백성들이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약속의 땅에서 쫓아내셨다는 것, 그리고 약속의 땅이 이방족속들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을 뱉아 버렸다는 것은 우리에게도 큰 교훈이 됩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서 경성하도록 만들어 주고, 또 우리가 누리는 복에 대해서 겸손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가 구원을 받고 또 하나님의 언약백성이 되어 그 분의 은혜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결코 우리가 다른 이들보다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선택하셨고 그런 복을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분명히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은혜와 복들은 영구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우리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우리를 떠날 수 있는 그런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자리에서, 그리고 우리가 누리고 있는 크고 작은 복들 앞에서 항상 겸손해야 하며, 그런 것들이 지속되게 하기 위해서 우리 삶에 끼어 들어오려고 하는 죄악들을 멀리하기 위해서 애써야 합니다. 


사람들이 흔히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행복하게 살려면 내가 원하는 복을 누리려면 어쩔 수 없이 어느 정도는 죄를 묵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은 그 반대입니다. 우리를 하나님께서 주시는 은혜와 복, 그리고 그 분 안에서 누리는 행복과 점점 멀어지게 만드는 것이 바로 죄입니다. 죄는 자신이 우리에게 그런 것들을 손쉽게 가져다 줄 수 있다고 약속하지만 그것은 다 거짓입니다. 죄는 결국 우리를 부패하게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땅, 우리의 삶의 자리를 병들게 만들어 우리로 하여금 그 땅에서 쫓겨나게 만듭니다. 


이스라엘과 유다는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을 보내셔서 계속해서 죄를 멀리하고 은혜를 가까이 하라고 경고하시고 충고하셨지만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서로가 서로의 나쁜 점을 닮아가면서 모두가 함께 망하는 길로 가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실수로 죄를 지을 수 있습니다. 잠시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서 잘못된 길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우리를 찾아오셔서 그리고 가면 안된다고 이제 그 길을 돌이켜 바른 길로 돌아오라고 말씀하실 때, 우리는 그 말씀을 무시하지 말고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합니다. 그것이 다시 한 번 하나님께서 나에게 허락하신 복되고 은혜로운 땅에서 주님 주신 평안 가운데 살아갈 수 있게 해 주는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주신 땅, 우리들의 삶의 자리를 거룩하게 지켜 나갑시다. 그래서, 우리 삶의 자리가 더욱 더 가나안 땅을 닮은 복된 곳이 되는 복을 놓치지 않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