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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11.09.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전도서 4-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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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11월 9일 월요일

 

 

 

 

    지난 금요일 새벽에 설교를 마치고 기도를 하는데, 문득 ‘허무함’이라는 단어가 계속 머리 속을 맴돌았습니다. 사실 얼마전에 저는 꽤 깊은 허무함을 경험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문득 가슴 속에 허무함이 찾아와서 며칠 동안을 굉장히 고통스러워 하면서 그 허무함과 싸웠습니다. 아마도 인간은 이 땅에서 살아가는 동안에는 문득 문득 찾아오는 이 허무함을 완전히 해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 날 문득 몇 주간 저를 괴롭혔던 허무함에 대한 생각이 떠오르면서 그 허무함의 이유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없이 인생을 생각하고 세상을 생각하면 허무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말씀드린 대로 그러면 남는 것이라고는 ‘우연’ 밖에 없으니까요. 우연이라는 것은 그저 어떤 순간에 일어난 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결국 허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우연 속에서 내용을 찾고 우연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견고함을 찾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저에게는 하나님이 있습니다. 저는 하나님을 믿으니까요. 그렇다면 허무함이 없어야 할텐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가끔씩은 견딜 수 없는 허무함을 느낍니다. 이상하지요. 앞 뒤가 안 맞습니다. 그런데,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믿으면서도 가끔씩 심한 허무함에 시달리는 것은 제가 자꾸 하나님을 빼놓고서 제 인생이나 이 세상을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말이지요.

 

    전도서는 불신자들을 위한 책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기는 믿지만 저처럼 자꾸 하나님 없이 자신의 삶을 생각하고 또 하나님 없이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주신 책입니다. 전도서가 전체적으로는 하나님 없는 이 세상과 그 세상에서 살아가는 인생의 허무함을 이야기하면서도 중간 중간에 문득 문득 하나님에 대해서 강한 메세지를 던져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많은 성도들이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을 빼버린 삶을 살아가고 있고, 그것이 바로 성도들이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이유인데, 그 허무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란 다시 하나님을 인생의 중심에 놓고서 살아가는 것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다른 사람으로 인해서 고통과 억울한 일을 당할 때, 사람은 깊은 허무함을 느낍니다. 자신이 자신보다 더 큰 힘 앞에서 얼마나 작고 힘 없는 지를 깨닫게 되니까요. 이 허무함은 분노와 함께 찾아오기 때문에 더 고통스럽고 위험합니다. 그래서, 전도자는 그렇게 ‘학대’당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지금 살아있는 사람들보다도 차라리 죽은 지 오래된 사람들이 훨씬 복되고, 그렇게 보면 아얘 이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사람들이 더 복되다고 말합니다. 일단 태어나면 어떤 형태로든 학대를 경험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세상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재주와 능력이 탁월하면 좋습니다. 남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으니까요. 이런 사람들은 이런 능력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사랑과 인정을 받게 되니 재주와 능력이 탁월한 것은 참 좋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반대로 그 사람에게 이웃들의 시기와 질투를 받게 하기도 합니다. 사랑하며 살아야 할 사람들을 경쟁자로 만들고 패배자로 만들어 버립니다.

 

   이기적이고 능력이 많아서 남들보다 큰 부자가 된 사람들의 인생도 허무합니다. 첫째로 그 사람의 그런 재물이 그 사람의 텅 빈 마음을 채울 수는 없고, 또 그런 사람들은 결국 혼자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 재물이 많은 사람은 오히려 열심히 일해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 보다 훨씬 더 평안을 누리기 힘드니 많은 재산이 그 사람에게 유익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힘들게 쌓아놓은 재산이라고 해도 결국 모두 내려놓고 떠나야만 하니 재물이 많을 수록 더욱 더 그렇게 하기 싫어지게 마련인데, 그것 때문에 살아가면서 어두운 마음 속에서 살아가게 됩니다. 또 어떤 사람은 평생 얻고자 했던 부귀와 명성을 얻자 마자 세상을 떠나기도 합니다. 전도자가 많은 재산을 예로 든 것은 사람들은 많은 재산이야 말로 자신을 가장 만족스럽게 하고 허무하지 않게 해 준다고 믿는 대표적인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많은 재산이 언제든지 우리를 더욱 더 허무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다른 것들은 더욱 더 허무하게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인생은 아무리 좋은 것도 완전히 마음 놓고 믿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고 해도 있으면 있어서 문제가 되기도 하고, 있다가 없어지면 그저 없을 때보다 사람을 더욱 더 힘들게 하니까요. 그래서 성도들은 이런 것으로 자기 인생을 채우고 허무함을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세상에  속한 것이 허무한 이유는 그 모든 것들이, 심지어는 우리가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는 우리 자신의 목숨이라고 할지라도 모두 그저 잠정적인 것이고 예측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도들은 그렇지 않은 것을 붙들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것들로 자신의 삶과 존재를 채워가며 살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것은 하나님 한 분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만이 영원하시고 하나님만이 무한하시기 때문에 하나님만이 영원히 우리 자신의 삶과 존재를 채워주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해야 할 일은 바로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자기 인생을 책임지고 이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듯이 너무 많이 꿈꾸고, 너무 많이 걱정하고, 너무 많이 말하면서 살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하면서 오히려 점점 더 비어가는 삶을 살 것이 아니라 그저 최선을 다해서 하나님을 경외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지만, 하나님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하나님 없이 자기 인생을 생각하고 살아가려고 하며, 마치 이 세상에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듯이 생각하면서 살아갑니다. 성도 여러분, 이런 인생은 아무리 믿는다고 해도 허무할 뿐입니다. 실상은 하나님이 없이 살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을 경외하시기 바랍니다. 그 분을 소중히 여기시고, 그 분이 여러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항상 그 분과의 관계 안에서 인생을 생각하고 모든 일들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야 허무함을 막을 수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 영혼을 공격하는 허무함을 이겨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우리의 만족이 되시고 영원하신 하나님을 붙들고 살아서 점점 더 속이 꽉 찬 인생을 향해 나아가는 성도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