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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1.05. 신년특별기도회 - 무엇이 있는지 내게 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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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열왕기하 4장 1-7절




어떻게 어제 기도회 첫날이었는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많이 부르셨습니까? 그 부름 안에서 기도하셨습니까? 예수님께서 그렇게 하라고 하셨으니 앞으로도 꼭 그렇게 하시기 바랍니다. 어제 하나님 앞에서 소리를 높여 부르짖어 기도드리는 여러분을 보면서 올 한 해 우리들의 기도가 계속해서 이런 기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어떤 분들은 소리를 높여 부르짖는 기도에 대해서 탐탁치 않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들이 전혀 일리가 없는 것도 아니지요. 그러나, 분명한 것은 하나님은 우리에게 ‘부르짖으라’고 하셨고, 그래서 우리는 부르짖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부르짖어야만 기도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어떠하든지 기도자의 마음과 영혼 속에는 그 부르짖음 속에 들어있는 간절함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기도 속에는 항상 부르짖음이 들어 있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가 못한 것 같습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째는 우리의 기도가 항상 현실적인 문제에만 묶여 있기 때문입니다. 커다란 현실적인 문제가 있을 때는 그래도 부르짖습니다. 저절로 그렇게 되지요. 그렇지만, 그 문제가 해결된다든지 혹은 그 문제에 익숙해져 버리면 더 이상 부르짖지 않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기도 속에 부르짖음의 간절함이 유지되지 않는 것입니다. 둘째는 우리가 우리 자신의 속사람과 영혼의 모습을 하나님 앞에 드러내 놓고 살펴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우리 자신의 영혼의 모습을 정직하게 들여다 보면, 우리는 부르짖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내 영혼이 얼마나 가난한지, 얼마나 배고프고 목마른지, 나에게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절실하게 필요한지 그것을 적나라하게 보고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 때 부르짖는 기도가 터져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좀처럼 그렇게 하지 않고 않으니 우리의 기도 속에는 부르짖음이 없는 것이고, 그렇게 애통한 마음으로 주님 앞에 서는 사람들에게 주시는 위로와 복을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특별 기도회 기간 동안 그저 현실적인 문제에만 머물러 기도하지 마시고, 여러분 자신과 또 우리 교회의 영적인 모습을 있는 그대로 하나님 앞에 드러내 놓고 그것을 바라보시며 많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부르짖는 기도를 회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오늘과 내일은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을 살펴 보려고 하는데요. 이 본문도 똑같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기적과 은혜 또한 한 여인의 부르짖음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이 여인은 자기 삶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과 능력이 전혀 없는 상태였습니다. 엘리사를 따라다니던 남편은 이미 죽었고, 빚쟁이는 찾아와서 빚을 갚지 않으면 아들들을 종으로 삼아 버리겠다고 협박하고 있었지요. 엘리사는 도와 달라고 부르짖는 여인에게 자기가 어떻게 해 주었으면 좋겠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여인은 대답했습니다. 가진 것이라고는 작은 그릇에 담긴 기름 밖에 ‘없다’고 말이지요.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바로 이 지점부터 여인의 ‘없음’을 ‘있음’과 ‘풍성함’으로 바꾸어 가기 시작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을 부를 때, 하나님을 ‘부르짖어’ 찾을 때 시작됩니다. 나에게는 아무런 능력도, 아무런 방법도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 ‘없음’을 가지고 하나님 앞에 ‘부르짖을 때’ 시작됩니다. 사실 이 없음은 사람들을 무기력하고 절망스럽게 만들어 그냥 그 자리에 주저 앉게 만들기 쉽습니다. 그러나, 여인은 이 ‘없음’에 그렇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대신 그 ‘없음’을 ‘부르짖음’의 이유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엘리사를 통해 이 여인의 이런 부르짖음에 응답해 주셨습니다. 


성도들은 모두 자신이 은혜로운 신앙생활을 하기를 바랍니다. 여기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실제로 풍성한 은혜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오히려 은혜가 없는 상태에 계속 머물러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참 안타까운 일인데요. 우리에게 은혜로운 신앙생활을 위한 소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이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가 은혜 ‘없는’ 상태에 익숙해 지기가 너무나 쉽고, 그렇게 되고 나면 은혜가 없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래 우리는 은혜가 있는 자리, 그래서 은혜를 아는 자리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은혜가 없는 죄인의 자리에서부터 시작했고 그 자리에 있었던 시간이 훨씬 더 긴 사람들이니까요. 물론 그 사람이 정말로 아무렇지도 않은 것은 아닙니다. 영적으로 보면 굉장히 심각한 증상들이 많이 일어나는데도 그저 본인만 그렇게 생각할 뿐입니다. 이미 은혜 없이 사는 상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그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성도 여러분, 아무리 그런 사람이 많아도 성도가 은혜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은 정상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성도는 반드시 은혜 안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은혜가 없는 상태에서 벗어나서 은혜로 풍성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게 성도의 복이고 특권이며, 그래야 성도는 비로소 성도답게 영광스러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은혜가 ‘없는’ 상태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자신에게 은혜가 ‘없다’는 것, 자신이 영적으로 가난하고 피폐해져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고 그대로 인정해야 합니다. 여인이 자신의 절박한 가난을 인식한 것은 남편이 죽었을 때가 아닙니다. 빚쟁이가 들이 닥쳐서 아들을 종으로 잡아가려고 했을 때였습니다. 그 자극이 여인의 ‘없음’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를 깨닫게 해 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얼마나 영적으로 가난하고 궁핍한지를 알려 주실 때, 이런 방법을 사용하십니다. 작은 문제로 삶을 온통 흔들어 놓으시고, 작은 고민으로 생각과 마음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어 놓으십니다. 사실 하나님께 그렇게 하시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그저 작은 문제나 작은 고민거리만 우리 삶에 던져 주실 뿐입니다. 그런데, 우리 마음에 은혜가 너무 부족하고 또 은혜가 ‘없기’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삶의 문제들이나 고민거리들이 여러분의 삶과 마음을 뒤흔들 때, 그 때는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여러분이 은혜가 부족한 상태, 은혜가 없는 상태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시는 때입니다. 그래서, 그 때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거나 고민거리들을 없애려고 하기 보다는 은혜를 먼저 회복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 앞으로 나오셔야 하고 또 하나님께 부르짖어야 합니다. 나는 ‘없다’고, 나는 ‘부족하다’고 그러니 하나님서 ‘있게’ 해 달라고 간절하게 부르짖어야 합니다.


여인이 ‘없다’고 부르짖었을 때, 엘리사는 여인에게 무엇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여인은 기름 한 그릇 밖에는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리고 엘리야는 바로 그것으로부터 시작했습니다. 여인은 ‘없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가지고 있는 것이 ‘있었고’ 엘리사는 거기서부터 시작했던 것입니다. 우리를 회복시켜 주실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가진 것이 아무리 작고 보잘 것 없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거기서 부터 시작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 안에 실오라기만한 은혜라도 있다면, 은혜를 향한 희미한 간절함이라도 있다면 거기서 부터 출발하기를 원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없는’ 것에만 붙들려 있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무엇이 ‘있느냐?’고 물으셔도 그저 ‘없다’고만 대답하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성도라면 그가 아무리 은혜 없이 살아온 세월이 오래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안에 은혜의 흔적이나 기억마저 완전히 사라져 버리지는 않습니다. 언제나 ‘기름 한 그릇만큼’의 은혜는 남아 있게 마련입니다. 성도 여러분, 혹시 지금 여러분에게 은혜가 ‘없다’고, 그리고 있어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여겨지신다면, 가만히 여러분의 영혼을 들여다 보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의 기억의 서랍 속에 들어있는 그 풍성했던 은혜의 기억을 다시 끄집어 내 보십시오. 


언젠가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영혼을 은혜로 채워 주셨을 때, 그 때 여러분은 얼마나 기쁘고 행복하셨습니까? 그 때 여러분의 삶은 얼마나 기운차고 능력있었습니까? 예수믿는 참된 복을 얼마나 많이 누리며 사셨습니까? 정말 생각만 해도 기쁨이 밀려 오지요? 그렇다면 성도 여러분, 우리는 지금 여기 머물러 있지 말고 그 때 그 자리로, 그 은혜가 ‘있는’ 옛 자리로 돌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미국에서 사역하는 아이들만 목사는 자신의 설교 중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회에 있어 가장 어려운 도전은 설교 준비, 교회 운영, 어려운 상담 약속 등이 아닙니다. 영적 갈급함의 비극적 결과를 목격하는 것, 생수가 바로 옆에 존재하는데도 영적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바라 보는 것입니다”라고 말입니다. 성도 여러분, 이것이 오늘 우리들을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마음 아닐까요? 그렇다면 주님의 마음은 얼마나 안타깝고 안타까우시겠습니까? 


성도 여러분, 우리의 은혜 ‘없음’이나 은혜의 ‘부족함’은 우리가 익숙해져야 대상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그 자리에 주저 앉혀야 할 이유도 아니지요. 우리의 ‘없음’과 ‘부족함’은 우리가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어야만 하는 이유가 되어야만 합니다. 우리에게 ‘한 그릇의 기름’이라도 남아 있거든, 그렇게 없는 듯이 있는 은혜와 그 기억이라도 남아있거든 우리는 그것을 붙들고 하나님의 은혜가 풍성하게 ‘있는’ 그 자리로 되돌아 가야 할 것입니다. 


올 한 해 우리 모두가 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나에게 있는 그 은혜를 붙들고 하나님께 부르짖어 봅시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내가 너를 위해 어떻게 하랴? 네 집에 무엇이 있느냐?’고 물으실 때, 하나님께 내어 드릴 대답을 가슴에 품고서 말이지요.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시고, 우리를 회복시켜 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없음’을 ‘있음’으로, 그리고 그 ‘있음’을 풍성함으로 바꾸어 주실 것입니다. 올 한해가 우리 교회가 개인적으로나 교회적으로나 주님 주시는 풍성한 회복을 기대하면서 함께 부르짖는 한 해, 그래서 ‘없음’이 ‘풍성함’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한 해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이제 말씀을 붙들고 기도하겠습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의 은혜를 회복하시기를 바라십니까? 없음의 자리에서 있음의 자리로, 부족함의 자리에서 풍성함의 자리로 나아가기를 바라십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기도하겠습니다. “주님, 제가 지금 있는 이 자리에서 일어나 있는 자리, 더 풍성한 자리로 나아가겠습니다. 내가 나의 은혜 없음과 은혜의 부족함에 익숙해지지 말게 하시고, 그것들을 항상 ‘부르짖음’의 이유로 바꿔내게 하소서. 올 한 해, 가난한 과부같이 가난한 저의 영혼을 주님의 은혜로 채워주시고 회복시켜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