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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2.03. 새벽기도 - 성경읽기와 묵상(예레미야 24-25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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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6년 2월 3일 수요일





지난 주일에 청년 하나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 청년이 말하기를 그래도 목사님들은 나중에 하나님 나라가 임하면 가장 큰 영광이 기다리고 있으니 참 좋겠다고 했습니다. 참 그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기특하기는 했지만, 저는 이야기했습니다. 정반대라고 말이지요. 세상에 수많은 직업이 있지만 직업으로 치면 목사라는 직업처럼 하나님 앞에서 위험한 직업은 없다고 말입니다. 저는 정말 그렇습니다. 물론 제가 목사로 일한 것이 제가 하나님 앞에 섰을 때에 나에게 더 큰 영광을 안겨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는 가슴벅찬 기대도 있지만, 정반대로 내가 목사였던 것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욕이나 먹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두려움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다 아시겠지만 제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은 목사가 맡은 책임이 그만큼 크고 막중하기 때문이고, 또 목사로서 목사답게 살며 일하는 일이 그만큼 힘든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목사 자신도 성도들도 그저 상식적인 선에서 목사의 직을 바라볼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목사는 하나님께서 성도들을 돌보고 말씀을 맡게 하신 사람들입니다. 이것은 목사의 직은 절대로 인간적으로 보고 평가할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또 성경을 기준으로 해서 평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 누가 과연 성경이 말하는 목회자와 같이 살며 일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 그 흉내라도 제대로 낼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목회를 하다가 보니 그것을 점점 더 절실하게 깨닫게 됩니다. 아주 죄송스럽습니다만,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자이고, 그 말씀을 양식처럼 성도들에게 나눠주어야 하는 사람인데 정직하게 말씀드려서 그리 말씀을 잘 알지 못합니다. 아는 것은 알지만 모르는 것은 너무 모릅니다. 그렇다고 사람에 대해서 그리 잘 아는 것도 아닙니다. 영혼의 전문가도 되어 있지 못합니다. 말씀 앞에 정직하지도 못한 것 같고, 그리 믿음이 좋은 것 같지도 않습니다. 자신을 비하하는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보면 이것이 저의 현실입니다. 그렇다면 왜 그 일을 하고 있느냐고 물으실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게 저의 고민이고 난관입니다. 하라고 하셔서 나서기는 했는데 막상 하다보니 제가 이런 상황 속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입니다. 

어제도 그랬지만 24장을 보면서 저는 저절로 한숨이 터져 나왔습니다. 지극히 좋은 무화과와 지극히 나쁜 무화과를 담은 광주리. 하나님께서는 나중에 비록 죄를 짓고 망하게는 되더라도 결국 이스라엘 백성들은 다시 지극히 좋은 무화과처럼 돌보시겠지만 이스라엘 백성들을 그렇게 망쳐놓은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지극히 나쁜 무화과처럼 영원히 내버리시겠다고 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씀을 들으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하고, 하나님 앞에서 겸손해야 하겠다는 깨달음도 얻게 되지만 반대로 저절로 한숨이 터져 나오기도 합니다. 


저는 목회자인 저 자신도 걱정이 되지만, 제가 돌보고 있는 성도들의 영혼도 정말 많이 걱정이 됩니다. 내가 잘 못하면, 또 어긋나면 그 영향이 그대로 여러분의 신앙과 하나님 앞에서의 여러분의 삶으로 전해질 것이고, 그것은 결국 하나님 앞에 서게 될 여러분의 영원한 운명과도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우리 모두가 그렇습니다만, 교회들을 살펴보면 성도들은 자기 교회 목사가 더 좋은 목사이기를 바라고 또 목회자들은 자기가 돌보는 성도들이 더 훌륭한 성도들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교회가 그렇고 그런 책임을 서로에게 돌립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들이 전혀 틀린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목회자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고, 때로는 성도들에게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둘 다에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지 않는다는게 문제입니다. 분명히 목회자에게 더 큰 책임을 지우지만 그렇다고 성도들에게 책임이 없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성도들과 목사의 관계는 마치 양들과 목자와의 관계 같아서 한 쪽이 잘못되면 나머지 한 쪽도 잘못될 수 밖에 없는 그런 관계 속에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목사 개인을 그렇게 하시는 것과는 달리 하나님께서 교회 전체를 모두 완전히 버리시는 경우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느 시기의 특정한 교회나 혹은 성도 개인은 마치 유다가 망하고 바벨론으로 잡혀 갔던 것 같은 그런 어려움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비단 현실적인 고난이나 고통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영적으로 그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가 보니 현실속에서는 지금도 이런 일들이 얼마든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별로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말이지요. 


그런 점에서 때로 이런 것은 필요하고 꼭 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누가 누구를 탓하고, 누가 누구의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목사는 성도들을 위해서, 그리고 성도들은 목회자를 위해서 정말 많이 기도해야 합니다. 목사 덕분에 성도들이 하나님 앞에서 칭찬받게 되고, 성도들 덕분에 목사들이 탈선하지 않고 바른 길을 가면서 칭찬받는 목회를 하는 은혜를 달라고 기도할 때마다 간절하게 기도해야 합니다. 그리고, 서로에게 책임을 져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자기 자신에 대한 책임을 떠넘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도는 목회자에게, 목회자는 성도에게 자신이 상대방을 하나님 앞에서 더 영광스럽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고, 서로를 위해서 하나님께서 자기에 게 주신 자리를 잘 지키며 스스로를 세워가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 설 수 있습니다. 그래야 모두가 하나님 앞에서 칭찬받을 수 있습니다. 


나중에 우리들은 하나님 앞에 섰을 때에, 서로가 서로 때문에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로 함께 신앙생활 했으면 좋겠습니다. 목사는 성도들 덕분에, 성도는 목사 덕분에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더 영광스러워졌다고 고백하는 그런 복된 우리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 날 주님 앞에서 서로를 칭찬하고 서로를 기뻐하는 그런 사람들이 되기 위해서 지금 여기서 서로를 위해서 아름답게 헌신하는 성도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