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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3.07.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에스겔 5-6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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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6년 3월 7일 월요일





하나님은 사랑이 풍성하신 분이십니다. 인자하신 분이시구요. 오래참고 기다리시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그런 마음을 돌이키시면 그만큼 더 무섭고 또 무섭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에게 또 한가지 일을 시키셨습니다. 지금 당장 칼로 머리털과 수염을 깍아서 저울로 달아 나눠서 간수해 두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는 바벨론이 성읍을 포위하는 날이 오면 그 털들의 삼분의 일은 성 안에서 태우고, 삼분의 일은 성읍 사방에서 칼로 치고, 나머지 삼분의 일은 바람이 날리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행동을 하게 하시면서 그것이 바로 유다백성들의 운명이 될 것이라고 알려주시기 위해서 였습니다. 5장 12절에서는 그것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삼분의 일은 전염병으로 죽으며 기근으로 멸망할 것이요 삼분의 일은 너의 사방에서 칼에 엎드러질 것이며 삼분의 일은 내가 사방에 흩어 버리고 또 그 뒤를 따라 가며 칼을 빼리라” 바로 이 메세지를 담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에게 그런 이상한 행동을 하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님은 그 메세지를 담는 그릇으로 다른 것이 아니라 에스셀의 머리카락을 사용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러면 왜 하필이면 하나님께서는 다른 것이 아니라 머리카락을 그런 일에 사용하셨을까요? 우리 말에 ‘추호’라는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가을 터럭이라는 듯인데요. 가을 철이 되면 털이 가늘어 질대로 가늘어 집니다. 그래서 이 추호라는 말은 아주 가볍고 소량의 것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이 됩니다. 바로 이 이유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다른 것이 아니라 에스겔의 머리털과 수염들을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사용하게 하신 것입니다. 


원래 이스라엘은 하나 밖에 없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하나님과 깨뜨릴 수 없는 언약을 맺은 너무나 귀한 존재들입니다. 보배와 특별한 소유이기도 하고, 자녀와 신부같은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정말 아끼고 사랑하십니다. 아주 특별히 돌보시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악이 도를 넘으면, 더 이상 하나님이 참아주실 수 없는 정도가 되고 그래서 하나님께서 그런 관심을 돌리시고 그들에게 엄한 하나님으로 돌아서게 되면 하나님께서는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그들을 전혀 아끼지 않으십니다. 마치 머리카락을 태우시고, 칼로 치시고, 바람에 날려 버리듯이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시던 그 백성을 그렇게 가볍게 여기십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잊으면 안됩니다. 원래 우리는 하나님께 머리카락만도 못한 존재들이었습니다. 그렇게 가볍고 가치없는 존재들이었습니다. 우리는 멸망당할 죄인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런 우리들을 부르셔서 구원하시고 백성을 삼으셨습니다. 자녀로 삼으셨습니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존재들로 만드셨습니다. 이스라엘도 똑같습니다. 그들도 똑같은 은혜로 하나님의 보배와 같은 자리로 갔습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 하나님의 귀하게 여겨주심이 사라져 버리면 그들은 다시 그렇게 가치없고 가볍기만한 자리로 갈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버리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런데요. 죄송합니다만 이 이야기가 스스로를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오늘 본문 말씀을 보시면 아실 겁니다. 백성들 중에서 삼분의 일은 전염병과 기근을 죽게 될 것입니다. 삼분의 일은 칼에 죽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삼분의 일은 사방으로 흩어지게 될 것이고, 사실 그 중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정말 다행인 것은 그대로 하나님이 그들 모두를 사라지게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그 중의 일부를 남기실 것이고, 그들로 부터 다시 시작하실 것입니다. 그들로 부터 하나님의 백성들을 다시 일으키실 것입니다. 그리고, 비록 그런 상태에서이지만 그들에게 하나님이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하나님의 백성들을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는 말은 바로 이런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 사실 바로 여기에 우리의 소망이 있습니다. 그 어떤 순간에도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을 하나도 남김 없이 다 포기하지는 않으신다는 것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어떤 순간에도 우리의 구원을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한국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정말 깊은 한숨을 내쉬는 분들이 많습니다. 더러는 한국교회에 이제 더 이상 소망을 둘 수 없다고 말하기도 하고, 하나님이 버리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이 아니라 속모습을 볼 줄 아는 분들은 그렇게 말하고 그게 그리 많이 틀리지 않은 것 같다는 것이 우리를 더 힘들게 합니다. 오늘 한국교회는 정말 너무나 많은 문제, 부정적인 모습이란 부정적인 모습은 다 드러내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저는 사람들의 그런 모습들이 아니라, 그래도 다시 시작하시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다시 세우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언제나 남아 있을 것이라는 그 사실에 소망의 닻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그래서 긍흉히 여겨주시고 용서해 달라고, 다시 한 번 기회를 달라고 기도하면서도 결코 완전히 절망하고 좌절하지는 않게 됩니다. 


우리 모두 불같은 진노와 징벌을 예고하시면서도 여전히 구원을 말씀하시는,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하시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고, 기도하면서 주님을 기다리는 남겨진 주님의 백성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