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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3.22. 새벽기도회 - 성경읽기와 묵상(막1001-1119 고난주간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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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6년 3월 21일 월요일




예수님께서는 이제 예루살렘을 향해 가십니다. 십자가를 지시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길에서도 예수님은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쳐 주시고, 무시당하는 아이들도 안아서 다독여 주시고, 질문해 오는 사람들의 질문도 받아 주시고, 앞을 못 보는 바디메오도 고쳐 주셨습니다. 사람들은 그렇습니다. 자신에게 중요하고 무거운 일이 있을 때는 옆을 돌아볼 여유를 가지기가 힘듭니다. 그 일만 생각하게 되고 그 일을 향해서만 나아가게 되니까요. 그렇지만 예수님은 그렇게 십자가를 향해 가시면서도 하나님께서 주신 일들을 열심히 하셨고,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 그리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보살피고 도와주는 일을 전혀 마다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오늘 자신을 중심으로, 그리고 자신의 목적을 중심으로 해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원래의 사람다운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비록 그 길을 가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요. 


오늘 본문을 이루고 있는 이야기들은 참 다양합니다. 서로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사건들을 일어난 순서에 따라 주욱 기록해 놓은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이 말씀들을 읽으면서 저는 무과화 나무를 저주하셨던 주님의 모습에 집중하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배가 고프셨다는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배고픔을 채우려고 무화과 나무로 가셨습니다. 물론 아직 철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리로 가셨습니다. 예수님의 눈에 보인 것은 무성한 무화과 이파리 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는 영원토록 사람이 네게서 열매를 따지 못할 것이라고 나무를 저주하셨습니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이지요. 어떻게 예수님께서 이런 말도 안되는 이유로 무화과 나무를 주저하셨을까요? 


하나님은 무화과 나무를 심으신 농부입니다. 농부가 나무를 심는 것은 열매를 얻기 위해서 입니다. 배고픔을 채우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농부가 배가 고플 때 나무에는 열매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농부는 그 무화과를 저주하신 것입니다. 더 이상 무화과 나무는 쓸모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이 세상에 우리를 심으신 것은 열매를 얻기 위해서 입니다. 하나님의 주린 배를 채워줄 열매를 얻기 위해서 우리를 심으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께 열매를 드려야 합니다. 그런데, 나무가 열매를 맺는 대신에 무성한 이파리만 키우고 있다면, 그 이파리로 자신을 겉모습만 치장하고 있다면 열매는 맺을 수가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그 무화과 나무를 향해 그렇게 화를 내시며 저주하신 것, 그리고 결국 그 무화과 나무가 말라 버린 것은 이파리로 자신만 치장할 줄 알았을 뿐 열매를 맺는데는 관심을 두지 않고 있었던 이스라엘에 대한 경고였습니다. 


물론 성경 전체가 그렇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마가복음 10장 이하에도 그러한 이스라엘의 모습이 많이 나옵니다. 그저 이혼을 해도 좋으냐 하면 안되냐만 따지고 왜 하나님께서 이혼증서를 주고서 이혼하라고 허락하셨는지를 전혀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던 바리새인들, 아이들을 무시하고 내쫓는 제자들, 이런 저런 계명은 지키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구원보다 돈을 더 소중하게 생각하던 부자, 서로 높은 자리에 앉겠다고 싸우던 두 제자와 그들을 바라보면서 화를 낸 다른 제자들, 그리고 성전을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장사판으로 만들어 버린 사람들…. 이런 모습들은 모두들 하나님의 주린 배를 채워드릴 열매를 맺는데는 전혀 관심이 없이 그저 자기 배를 채우고 자기 겉모습을 치장하는데에만 관심을 가졌던 당시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초상화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배가 고프십니다. 그 분의 백성들에게서 맺혀지는 아름다운 열매가 없어서 여전히 배가 고프십니다. 우리는 사랑하는 우리 주님께 우리의 열매를 드려야 합니다. 우리 자신을 이파리로 꾸미는 일을 그만 멈추고 달고 시원한 열매를 드려야 합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우리를 오늘 여기 심어 놓으신 것이니까요. 


그러려면, 우리 주님을 흉내내며 살아야 합니다. 자신에게 아무리 중요한 일이 있어도 그것만 생각하며 살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그들을 돕기 위해서 받아주고 섬기는 일을 계속해야 합니다. 또 그저 무엇이 옳은가 그릇된가라는 낮은 기준이 아니라 우리에게 말씀을 주신 하나님의 마음과 생각을 하면서 그 마음에 우리의 삶을 맞추며 살아가기 위해서 애써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의 삶은 우리 하나님의 주린 배를 채워드릴 수 있는 달고 시원한 열매들로 채워져 가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 속에 맺혀지는 크고 풍성한 열매들로 우리 하나님을 만족하게 해 드리는 값지고 영광스러운 삶을 사는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