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4.12.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에스겔 41-4305)


20160412D (#1).mp3.zip





설교일 : 2016년 4월 12일 화요일





40장에 이어 오늘 본문에서도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보여주신 성전에 대한 환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이 성전은 전혀 새로운 성전이었습니다. 이 성전은 모세 때 만들어진 성막과도 그 모양이 달랐고, 솔로몬의 성전과도 달랐습니다. 기본적으로 성전의 모든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과 기물들은 모두 갖추고 있었지만 이 곳 저 것 그 크기와 모양, 그리고 장식 같은 것들은 많이 달랐습니다. 달랐다기 보다는 오히려 완전해 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천사는 에스겔을 이끌고 성전 바깥으로부터 성전 안으로, 그리고 성전 바깥 뜰에서부터 안 뜰로, 그리고 성소와 지성소로 들어왔다가 다시 바깥으로 나가서 성전 전체를 보여주었습니다. 아마도 성전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 지성소라는 사실은 다 알고 계실 겁니다. 41장에서는 성소에 대한 이야기부터 시작하는데요. 특이한 점은 성소에서 지성소로 들어오는 길목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에스겔은 성소까지는 천사와 함께 들어갈 수 있었지만, 천사가 지성소에 들어갈 때는 거기 함께 들어가지 못하고 천사가 지성소의 크기를 잴 때,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원래 성전은 이런 모양이 아니었습니다. 이전의 성전에는 성소와 지성소를 나누는 커튼이 쳐져 있었지만 성소에서 지성소로 가는 통로는 따로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새로 세워지는 성전은 커튼은 없지만 통로는 점점 좁아지게 되고 결국 지성소에 들어가는 것은 이전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됩니다. 에스겔도 그 방 안을 볼 수는 있었지만 들어갈 수는 없었으니까요. 이 성전이 실제로 건물로 세워질 성전이 아니라 ‘새 성전’이 가지는 의미를 보여주기 위해서 환상으로 보여주신 것이라고 할 때, 우리는 이 성전의 모양을 통해, 참 성전, 새 성전인 교회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성도들의 모임이 교회이지요. 이 교회 안에는 하나님께서 함께 계십니다. 그 하나님과 하나님의 백성들의 만남을 가로 막는 장막같은 것은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누구나 하나님께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제 지성소에 들어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엄격하게 제한되어 있는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참으로 거룩해진 사람들만이 그리로 들어가 직접 하나님과 더불어 교제하는 복을 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함께 교회 안에 있지만 그런 복을 그저 구경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같은 교회에 속해서 신앙생활을 한다고 해도 이런 차이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물론 그리스도 안에서 참으로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 우리 힘만으로 어떻게 해 볼 수 있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여기에 참으로 복된 신앙의 뿌리가 있음을 잊지 말고, 자기 신앙생활의 중심을 성도의 거룩함을 회복하는 일에 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 거룩함만이 우리를 하나님 앞으로 이끌어 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에스겔은 그렇게 성전 안을 본 후에, 다시 바깥으로 나가게 되는데요. 거기서 그가 본 것은 제사장들의 방이었습니다. 이 방들은 삼층 건물로 되어 있었는데, 제사장들은 안뜰에서만 그 건물로 들어가고 맨 아래층에 있는 통로를 통해서만 바깥뜰로 나갈 수 있는 그런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천사는 그 방의 용도를 거룩한 옷을 벗어 보관하는 것과 제물을 먹기 위한 것이라고 알려 주었습니다. 이것은 그 건물의 모양이나 방 자체가 자칫 제사장들이 거룩함을 더럽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임을 알려 줍니다. 이것 또한 새 성전이 거룩함을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며 엄격하게 지키려고 하는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에스겔은 한 번 성전 바깥으로 나오게 됩니다. 그는 거기서 천사가 사방 담을 재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해서 알게 된 성전의 모양은 완벽한 정사각형이었습니다. 그 어떤 성전도 이런 모양인 적은 없었습니다. 성막도 예루살렘 성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의 성전들은 모두 다 길죽한 직사각형이었습니다. 에스겔이 본 성전이 그 어떤 성전보다도 완전한 모양으로 지어졌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이 성전은 완전하시고 거룩하신 하나님을 모시기에 그 어떤 성전보다도 더 적합한 모습으로 세워진 것입니다. 


오늘의 성전은 바로 교회입니다. 교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 무엇일까요? 성경을 보면 그것은 그 안에 하나님을 모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거처가 되는 것입니다. 사실 성경에 나오는 성전의 역할을 하는 모든 것들은 다 이것 때문에 이 세상에 생겨난 것들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그래서 이 거룩한 분이 계시려면 그 거처도 거룩한 곳이어야만 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들은 이런 점에서 자신들이 이 세상에 있는 이유를 잃어버린 것 같습니다. 거룩함이 무엇인지 개념도 모르고 있고, 그 거룩함을 회복하고 또 유지하기 위해서 헌신하지 않습니다. 성도 개인들도 그렇고 교회라는 공동체 전체를 보아도 그렇습니다. 오늘 교회 안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보기가 그렇게 힘든 것이 바로 이 이유 때문이라고 한다면 틀린 말일까요? 


성도와 교회는 거룩해야 합니다. 하나님이 거룩하신 것처럼 스스로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거기 하나님께서 즐겨 거하시고 충만하게 계실 수 있으시니까요. 우리 모두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닮아가는 성도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또 우리 교회가 점점 더 그렇게 거룩해져 가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날마다 우리 모임 중에 거하시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 되는 복을 누리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