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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4.18.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다니엘 1-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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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6년 4월 18일 월요일




다니엘은 에스겔과 동시대 사람입니다. 에스겔처럼 다니엘도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갔던 사람입니다. 다르다면 에스겔은 제사장 가문출신이고 다니엘은 귀족가문 출신이었다는 것만 다릅니다. 두 사람이 환상을 통해서 하나님의 계시를 받았다는 점에서도 두 사람은 굉장히 많이 비슷합니다. 또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신앙을 지키고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는 점도 똑같습니다. 그래서 두 사람은 더욱 더 빛나는 별과 같은 사람들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다 알지만 신앙인으로서 자신을 지킨다는 것은 상황이 별로 나쁘지 않은 상황에서도, 그리고 신앙을 지킨다고 해서 큰 해가 없을 때에도 제대로 지켜내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힘겨운 포로생활 가운데서라면, 그리고 믿음을 지키는 일이 큰 손해와 고통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라면 정말 힘드는 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느부갓네살 왕이 명령을 내립니다. 포로로 잡혀온 여러나라 사람들 중에서 귀족이나 왕족의 자녀들 중에서 가장 똑똑하고 반듯한 아이들을 골라서 특별 대우를 해 주고 바벨론의 언어와 학문을 가르치라고 말이지요. 환관은 왕의 명령에 따라 유다 백성들 중에서도 그런 아이들을 골랐습니다. 그들이 바로 다니엘과 세 친구였습니다. 이들은 그야 말로 호의호식하면서 가장 편안한 생활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이 네 아이들은 하나님 앞에서 뜻을 정했습니다. 물론 아이라고 해서 아주 어린아이는 아니었겠지만 그래도 약관의 나이였을 것이 분명한 네 사람은 왕의 호의를 거절합니다. 왕의 음식과 그가 마시는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않겠다고 뜻을 정하고 그것을 자신들을 관리하는 환관에게 이야기한 것입니다. 당시 왕이 먹는 음식은 모두가 다 일단 그가 섬기는 신에게 드려진 후에 돌아나오는 것이고, 또한 율법을 기준으로 해서 보면 못 먹게 되어 있는 음식들도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음식을 먹는 것은 곧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부정하게 만들게 되어 있었지요. 그래서 이 소년들은 그렇게 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이 네 소년들에게 뿐만 아니라 이 아이들을 돌보는 환관에게도 매우 부담스럽고 위험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환관이 비록 이 네 아이들을 예뻐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선뜻 그 부탁을 들어 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난감해 하고 있을 때 다니엘은 환관에게 제안했습니다. 만약  10일 동안 자신들에게 채소와 물만 주어서 먹게 한 후에 자신들의 건강상태가 다른 아이들의 건강상태보다 못하면 그 때는 주는 음식을 그대로 다 먹겠다고 말입니다. 아이들을 교육시켜서 왕 앞으로 데리고 나가야 할 때까지는 아직 기한이 많이 남았으니 환관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10일이 지났습니다. 놀라운 일이 벌어졌지요. 왕이 제공한 음식을 다 먹은 아이들보다  훨씬 더 혈색이 아름다웠던 것입니다. 


우리는 여기서 우리가 신앙생활을 할 때 적용할 수 있는 귀한 원리 하나를 배우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할 일을 내가 하면 하나님께서 하셔야 할 일은 하나님께서 하신다는 것입니다. 다니엘과 세 친구가 뜻을 정하고 그 뜻을 분명하게 밝힌 것, 그리고 자신들의 뜻을 무조건 주장만 한 것이 아니라 환관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제안으로 바꾸는 지혜를 사용했던 것. 이것은 다니엘과 세 친구의 몫입니다. 그것은 그 누구도 심지어는 하나님도 해 주실 수 가 없는 일입니다. 우선 우리는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우리의 뜻을 바르게 그리고 분명하게 세워야 합니다. 그것만큼은 확실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심해야 할 것은 있습니다. 대개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되면 그저 그것만 주장하고 그것만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언제나 하나님을 잘 믿고 섬기는 사람들 사이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함께 하는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라면 내가 고집하는 것을 이해하고 존중해 줄 수도 있지만, 사실 하나님은 우리에게나 의미있고 중요한 분이시지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의 뜻만 말하는 것도 그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이럴 때는 그 뜻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상식적인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지혜입니다. 자신의 분명한 뜻을 이야기하면서도 상대방도 존중하고, 또 충분히 이해되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그런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이 일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찾으려고 하면 충분히 찾을 수가 있습니다. 


다니엘과 세 친구가 이렇게 뜻을 분명히 세우고 그것을 지혜롭게 환관에게 이야기 했을 때, 하나님께서 하신 일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하나님께서 환관의 마음을 움직이셔서 환관이 그들에게 특별한 호의를 품게 한 것입니다. 만약 이 호의가 없었다면 네 사람은 그런 제안 조차 내놓지 못했을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네 소년은 망나니처럼 제멋대로 굴었는데, 그것과 전혀 상관이 없이 하나님이 환관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식으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저는 분명히 확신합니다. 이 네 소년은 그들 자체로 사랑스러웠을 것입니다. 성품이나 행동이나 모든 것들이 다른 나라의 귀족 소년들과는 전혀 달랐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런 것들을 매개로 해서 환관의 마음을 움직이셨고, 그 네 아이들을 특별한 호의를 대하게 해 주셨을 것입니다. 


또 한 가지 하나님은 채소와 물만 먹은 아이들의 얼굴을 귀한 음식 다 챙겨먹은 아이들보다 더 건강하고 아름답게 해 주셨습니다. 이것이야 말로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해 주신 일입니다. 일방적으로 베풀어 주신 기적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니 하나님께서도 아이들 편이 되어 주셨던 것입니다. 물론 일이 언제나 100퍼센트 이렇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분명히 하나님의 백성들이 손해와위험을 감수하고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해 드리는 쪽을 선택할 때, 그것을 나몰라라 하시는 분이 아니십니다. 어떤 방식으로건 구원의 손길을 내미시는 분이십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이름을 위하여 일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와 더불어 덤 한 가지를 주셨습니다. 그것은 남들보다 탁월한 지적인 능력이었습니다. 특히 다니엘에게는 꿈이나 환상과 관련된 영적인 은사를 더해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이 선물은 이 네 소년이 왕의 특별한 총애를 받게 되는 이유가 되었고, 결국 그 험한 나라에서도 귀한 대접을 받게 해 주었습니다. 


성도는 항상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뜻을 분명하게 정하고 그 뜻을 따라 살아가야 합니다.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지혜롭고 겸손해야 하지만 그래도 하나님 앞에서 정한 자신의 길만큼은 쉽게 바꾸거나 타협하면 안됩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하십니다.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겠지만 결국에 가장 힘들고 불가능한 역할은 하나님께서 해 주십니다. 우리가 먼저 하나님 편에 섰으니 하나님이 그렇게 해 주시는 것입니다. 


언제나 믿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자리에 바로 서서 그 자리를 지키며 지혜롭게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우직하면서도 겸손한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분명히 하나님께서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보여 주실 것입니다. 언제나 이런 은혜 가운데 당당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