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일 : 2016년 6월 20일 월요일
오늘 함께 읽은 모든 말씀은 전부 다 ‘작은 자들’에 대한 말씀입니다. 흔히 ‘작은 자’는 별로 중요하지 않고 별로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작은 자’가 되거나 혹은 ‘작은 자’로 남아있는 것, 혹은 ‘작은 자로 취급받는 것은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작은 자’라는 생각이 들면 그 사람을 그렇게 존중하며 대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이 보통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저만 해도 이런 모습을 온전히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니까요. 그런데,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은, 우리가 스스로 작은 자가 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세상의 작은 자들을 어떻게 대하느냐 하는 것이 우리의 영원한 운명을 결정한다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우선 주님은 우리가 어린아이처럼 자신을 낮추지 않으면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렇게 어린아이처럼 자신을 낮추어야만 하나님 나라에서 큰 자가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우리가 어린아이를 닮은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당시 어린아이들은 사람들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대표적인 사람들이었는데, 그러니까 주님은 자신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겸손한 자가 되어야 하나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고, 그 나라에서 큰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주님은 우리가 그렇게 작다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소홀히 대해서 실족하게 만들면 그것은 차라리 우리가 연자 멧돌을 목에 달고 바다에 빠지는 것보다 못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약 우리의 발이 그런 도구가 되면 발을 잘라 버리고, 우리의 손이 그런 도두가 된다면 손을 잘라버리고서라도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훨씬 더 유익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또 하나의 ‘작은 자’는 우리에게 죄를 지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사람들도 함부로 무시하거나 정죄해서는 안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이 말씀은 교회생활의 맥락에서 주신 말씀인데요. 우리가 교회 안에서 어떤 사람이 공동체를 어지럽히는 죄를 지었다고 해서 그 사람을 무조건 정죄하고 몰아내어서는 안되며, 그 죄를 공적으로 여러 번의 절차를 통해서 해결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심지어 주님은 베드로에게 형제의 죄를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 주셔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에게 반복해서 똑같은 잘못한 형제는 우리 입장에서 보면 ‘작은 자’로 여기가 제일 쉬운 사람들인데, 심지어는 이런 ‘작은 자’도 결코 작은 자로 여기고 작은 자로 대해서는 안된다고 하신 것입니다.
당시 여인도 작은 자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 당시 여인들은 남편이 그저 이혼증서만 써 주면 언제든지 집에서 내어 쫓을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이었으니까요. 주님은 당시의 그런 풍토에 대해서 일침을 가하셨습니다. 율법이 이혼을 허용한 것은 인간이 너무 악하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을 때, 차라리 이혼을 허용하는 것보다 못한 일들이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지, 원칙은 이혼은 하면 안되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간음이 이유가 아닌 경우, 그렇게 자기 아내를 내보낸 후에 다시 결혼을 하면 그것은 간음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등장하는 예수님께서 어린 아이들을 환영하시고 그들을 위해서 복 주시는 이야기도 절대로 작은 자를 무시하면 안된다는 예로 기록된 말씀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언제든지 어디든지 작은 자들이 존재합니다. 그 어떤 이유로건 내가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하게 되는 사람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함부로 대해도 좋고 정죄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대할 때,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사람들을 말 그대로 ‘작은 자’ 취급합니다. 우리가 그들을 바라보면서 내리는 평가대로 그들을 대합니다.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무시하고, 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을 중요하지 않게 대하고, 정죄해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죄하고, 증오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증오하고, 또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래에 놓고 대하고… 안 그러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들을 이렇게 대하는데 너무 익숙해져 있고, 또 그렇게 하면서 아무런 느낌을 받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이 세상은 그렇게 대해도 되는 사람, 그런 대접을 받아 마땅한 사람은 없습니다. 아무리 망가져 있고 마음에 들지 않고, 또 사회적인 통념이 어떻다고 해도 그 사람 또한 소중한 하나님의 형상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참 쉽지 않겠지만 우리는 어쩌면 우리 머리 속에서 ‘작은 자’라는 말을 지워 버려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러지 않으면 결국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작은 자로 만들고 작은 자로 대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우리의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고 그렇지 않고를 결정할만큼 중요한 일이라면 우리는 이 사실을 명심하고 어떤 사람을 보거나 만날 때마다 그 사람을 조심스럽게 그리고 최대한 존중하면서 대해야 할 것입니다. 끊임 없이 그런 연습을 하고 또 해서 누구를 만나더라도 무의식적으로 작은 자로 대하는 일을 피해야 할 것입니다.
작은 자를 대하는 우리의 모습이 바로 하나님 앞에서의 우리의 모습입니다. 언제나 작은 자들을 통해서 내가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고 경외함을 보여서 하나님 나라에서 상을 잃어버리지 않는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