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일 : 2016년 7월 25일 월요일
성경을 보면 어린 시절 예수님에 대한 기록은 그렇게 많이 나오질 않습니다. 나오더라도 주로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고 있을 뿐, 다른 이야기들은 별로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에는 예수님의 어린시절에 대한 특별한 이야기가 두 편 더 남겨져 있습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정결예식을 하시기 위해서 예루살렘 성전에 들르셨을 때, 거기서 시므온과 안나를 만났던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 두 사람은 하나님께서 어쩌면 예수님의 부모들에게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알려주시기 위해서 미리 준비하신 두 사람인 듯합니다.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요셉과 마리아 두 사람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지금은 우리들까지도 성경을 통해서 그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말입니다.
물론 정말 중요한 메세지는 이 두 사람이 예수님을 만나고 했던 이야기 속에 들어 있습니다. 어찌 보면 이 두 사람의 일평생은 그 두 마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기다리고 또 기다렸던 그런 세월인 듯 하니까요. 이런 귀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물론 하나님의 선택이고 은혜입니다. 누가 하고 싶다고 해서, 또 하려고 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지요.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아무나에게 이런 은혜를 주시고 특권을 주시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성경에서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위한 귀하고 특별한 역할을 맡기시고 또 남들이 얻을 수 없는 특별한 은혜를 주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살펴 보면 분명히 그들에게도 그럴만한 이유가 발견된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습니다.
25절을 보면 성경은 먼저 시므온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예루살렘에 시므온이라는 사람이 있으니 이 사람은 의롭고 경건하여 이스라엘의 위로를 기다리는 자라 성령이 그 위에계시더라” 그냥 저냥 신앙생활 했던 사람이 아닙니다. 그 당시에도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신앙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았겠지만, 시므온은 지금 이스라엘에게는 다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위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항상 그런 마음으로 하나님을 바라며 살았습니다. 이 사람이 이런 마음으로 살며 또 신앙생활을 할 수 있는 이유는 이 사람이 의로운 사람, 그러니까 그 무엇보다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에 목말라 있었던 사람이고 또 경건한 사람, 그러니까 하나님의 성품을 닮은, 하나님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그에게 어느날 하나님께서는 진짜로 그가 원하는 것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를 보기 전에는 죽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을 주셨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위로해 주시기만을 바라며 살았던 그에게 그의 눈으로 구원자이신 메시야를 보기 전에 세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약속만큼 큰 위로가 어디있겠습니까?
안나는 여선지자 였습니다. 결혼한 후 7년만에 남편을 잃은 후에는 하나님께 헌신했고 그 때부터 성전을 떠나지 않고 기도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그 외에는 안나에 대한 별 다른 설명이 없지만, 이런 설명만으로도 하나님을 향한 안나의 신실함과 간절함은 충분히 헤아릴 수 있습니다.
물론 두 사람의 그런 모습들이나 또는 마음이 하나님 앞에서 그들의 의나 하나님께서 그들을 선택하게 만든 조건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이들을 선택하셨다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여러분, 어떤 귀한 것을 담으려면 그에 어울리는 그릇이 있게 마련입니다. 거기 담아야 담긴 것이 더욱 더 빛나게 하는 그런 그릇이 있게 마련입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메세지를 담는 그릇,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담으려면 그에 걸맞는 그릇이 있어야 하지요. 그래서 하나님께서 시므온과 안나를 선택하신 것입니다. 그들의 가난한 마음이, 그들의 신실함이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한 그들의 사랑과 안타까움이 이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과 은혜를 담기에 가장 적당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신실함이나 우리의 간절함, 가난한 마음은 분명히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공로나 자랑거리가 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런 마음을 귀하게 보십니다.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무언가 특별한 것을 내세우는 그런 사람들이 될 수는 없을 지도 모릅니다. 사실 그렇게 될 필요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보시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우리는 충분히 하나님께서 귀하게 여기시는 사람이 될 수 있고 또 저는 그렇게 되기 위해서 애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그런 사람들에게 특별한 은혜와 위로를 주실 뿐만 아니라, 그들을 그릇 삼아 이 세상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은혜와 위로를 전하는 일을 하시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그저 너무 평범하고 무덤덤한 것을 좋아합니다. 간절함이 없어도 그런 마음을 회복하려고 하지 않고, 가난한 마음이 없어도 마음이 가난한 자리로 돌이키지 않습니다. 세상을 향한 하나님의 위로가 절실히 필요해 져도 세상을 위해서 그 은혜를 구하려 들지 않습니다. 마치 그저 자기 자신이라는 껍데기 속에 갇혀 있는 듯한 그런 모습으로 살고 또 신앙생활을 합니다. 이것은 하나님 앞에서 정말로 복된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하나님 앞에서 정말로 귀한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를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기도하실 때, 시므온을 닮고 안나를 닮은 그런 마음을 회복하시기 위해서 꼭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가난한 마음, 간절한 마음, 하나님의 위로를 바라는 그런 복된 마음, 하나님의 은혜와 위로를 담는 그릇과 같은 마음을 회복시켜 달라고 꼭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런 마음의 은혜를 주시고 또 그런 마음에 부어주시는 은혜와 위로로 충만케 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