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일 : 2016년 8월 15일 월요일
우리가 서로에게 전혀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면, 또 다른 사람을 항상 바른 곳으로 이끌 수 있다면, 그래서 이 세상에 전혀 나 때문에 낙심하거나 죄를 짓는 사람이 생기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렇지만 우리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사실 매일 매일 우리도 알아차리지도 못한 채로 사람들에게 아픔을 주고, 낙심을 주며, 때로는 나 때문에 죄를 짓게 만들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그만큼 부족하고 불완전하며 악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좋은 마음으로 다가가도 또 도와주려고 해도 그런 일이 일어납니다.
주님은 그래서 ‘실족하게 하는 것이 없을 수는 없으나 그렇게 하게 하는 자에게는 화로다 그가 이 작은 자 중의 하나를 실족하게 할진대 차라리 연자맷돌을 그 목에 메여 바다에 던져지는 것이 나으니라’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씀은 하셨지만 그렇게 말씀하실 수 밖에 없는 주님의 마음은 얼마나 안타까우셨을까요? 그렇지만 주님은 이미 이 말씀 속에 그래도 우리가 최대한으로 우리로 인해서 실족하는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셨습니다. 그 단서는 바로 ‘작은 자’라는 말입니다. 물론 ‘작은 자’라는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 무시해도 좋을 만한 사람들입니다. 가난하거나 힘이 없거나 당시로 보면 고아거나 과부거나 내가 부리는 사람이거나 죄인들이 바로 ‘작은 자’들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사람들만이 작은 사람들이 아니지요. 그저 내가 생각하기에 무시해도 좋다고 생각되고, 그래서 나도 모르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들은 다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나에게 누구나 작은 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우선 우리는 이렇게 우리가 ‘작은 자’라고 생각하게 되는 사람들, 내가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그 사람들을 최선을 다해 귀하게 여기고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그나마 나 때문에 실족하는 사람들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 방법은 용서하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가장 함부로 대하기 쉽고 도 거칠게 대하기 쉬운 사람이 나에게 잘못한 사람입니다. 물론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그 사람이라고 해도 만약 그 일 때문에 내가 그 사람을 실족하게 한다면 그 책임은 나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용서하되 일흔 번씩 일곱 번씩이라도 용서해 주라고 하셨습니다. 용서란 내가 그 사람에게 악한 감정을 품지 않는 것이고 그래서 절대로 받은 대로 돌려주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주님은 그런 용서를 무한히 계속하라고 말씀하십니다.완전히 용서하라고 하십니다. 그래야 그 사람을 실족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쉽지 않습니다. 무시해도 좋을 만한 사람들, 그래서 본능적으로 무시하게 되는 사람들, 그리고 나에게 잘못한 사람들, 계속해서 잘못하고 또 잘못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고 그래서 실족하지 않게 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작은 자 한 사람을 실족하게 하는 일이 얼마나 심각한 일인지를 정확하게 배우고 또 인식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얼마나 속이 좋고 착하냐 그렇지 않느냐와 상관 없이 그렇게 하려고 하게 되어 있습니다.
제자들은 다른 사람들을 실족하게 하는 일에 대한 주님의 말씀, 특히 용서에 대한 말씀을 들은 입에서 터져 나온 것은 바로 이 탄식이었습니다.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그런데, 제자들의 탄식 속에는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는 하나의 비결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믿음’입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께 믿음을 더해달라고 청했던 이유는 그들이 그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용서는 사실 속 좋은 사람, 사랑이 많은 사람, 그리고 내가 하나님께 얼마나 큰 용서를 받았는지를 제대로 아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다른 사람들의 잘못을 용서해 줄 수 있을만큼의 믿음이 있는 사람들이야 말로 제대로 용서할 수 있습니다. 믿음이란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믿음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해 주기 위해서 필요한 믿음은 그런 믿음 중에 하나입니다. 그 믿음은 바로 ‘갚아주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입니다. ‘어그러진 것을 확실하게 풀어주시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입니다. 이 믿음이 확실할수록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기가 더 쉬워집니다. 왜 그러냐 하면 그 하나님을 믿는 순간 내가 갚아야 할 필요가 없어지고,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완전히 정확하게 갚아주실 것을 확신하면서 기대할 수 있습니다. 굳이 내가 그것을 갚겠다고 하나님 앞에서 잘못된 선택을 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그래서 용서하기 위해서는 용서할만큼의 믿음이 필요한 것이고 그 믿음이 있으면 충분한 것입니다.
사실 이 세상에 우리가 마음대로 무시하고 함부로 대해도 좋은 그런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그럴 수 있는 권한 자체가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만약 우리가 누군가를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대한다면 다른 누군가가 나를 그렇게 대할 때 우리는 그것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서로를 소중히 여겨주고 또 용서하며 사랑하라고 보냄받은 사람들입니다. 아마도 주님께서 우리에게 이 말씀을 통해서 진짜로 하고 싶어하시는 말씀은 바로 이 말씀인지도 모릅니다. 주님이 그러셨습니다. 주님은 이 세상에 계실 때, 그 어떤 사람도, 그 누구도 작게 여기거나 함부로 대하지 않으신 적이 없으셨지요. 그리고 그 누구도 용서하지 않으신 적이 없으셨습니다. 그래서 그 분은 그 누구도 당신 때문에 상처받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예수님 자신이 상처받는 쪽을 선택하셨지요. 성도 여러분, 우리는 바로 그런 우리 주님의 귀히 여겨 주심과 용서해 주심 덕분에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된 ‘작은 자들’입니다.
우리 모두가 작은 자로서, 작은 자들이 입은 은혜를 잊지 말고, 세상에 작은 자들을 귀히 여기고 또 용서하는 주님을 닮은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