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일 : 2016년 8월 24일 수요일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부활을 믿습니다. 그렇지요? 아마 여기 계신 분들 중에는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다는 것을 믿지 않으시는 분들이 없으실 것입니다. 그런데, 참 이상합니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사람이 죽었다가 살아난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마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내가 죽었다가 살았다고 한다면 절대로 믿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직접 그 사람이 죽는 것을 본 것이 아니라면 말이지요. 그런데, 유독 예수님의 부활은 쉽게 믿고 또 의심하지 않고 믿습니다. 이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라 이상한 일입니다. 사실 예수님의 부활이 사실일 수 밖에 없는 증거들이 여럿 있지만 우리는 그런 것들을 몰라도 예수님의 부활을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것은 은혜입니다. 또 이렇게 의심 없이 쉽게 믿는 것은 정말 기적같은 은혜입니다.
그것은 처음에 예수님의 부활을 절대로 믿으려고 하지 않았던 제자들의 모습을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나 예수님을 따라 다녔던 사람들 중에서 처음부터 예수님의 부활을 믿었던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참 믿음도 없다고 할 수 있겠지만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생각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돌아가시는 모습은 보았고, 무덤에 장사지내지시는 것은 보았지만 다시 살아난 모습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그렇게 죽은 사람이 항상 자기 곁에 있었던 사람이라면, 그 사람의 시체가 없어졌다고 해서 그것을 곧바로 그려면 다시 살아난 것이라고 생각하고 믿게 되는 일은 더더욱 쉽지 않은 일입니다. 물론 그것이 예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한 데서 생겨난 결과여서 좋은 것이거나 당연한 것으로 여길 수는 없겠지만 말입니다.
사실 우리가 그렇게 쉽게 예수님의 부활을 그냥 믿을 수 있는 것은 성령님 덕분입니다. 성령님께서 우리에게 믿음을 주셨기 때문에, 그 믿음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믿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제자들이 그토록 예수님의 부활에 대해서 믿지 못했던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그들은 성령님이 그 안에 계시면서 주시는 믿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것이 그들의 한계였는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일부러 고집을 부리고 믿지 않으려는 경우가 아니라면 믿음이 없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믿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믿으려고 한 적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그저 믿어진다니 정말 기적같은 은혜이고 복일 수 밖에 없지요. 그것을 어찌 예수 믿어 성공하고 병고치고 잘 되는 일같은 일들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좀처럼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하고 또 믿으려고 하지 않았던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지금 이나마 믿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하고 감격스러운 특별한 일인지를 다시 생각하고 내 믿음의 은혜되고 복됨을 다시 회복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믿음이 없을 때, 제자들은 계속 두려워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의 부활을 믿게 되고 나서 그들의 두려움은 평안과 기쁨으로 변했습니다. 믿음이 없을 때, 우리는 똑같은 상황 속에서도 두려워할 수 밖에 없습니다. 평안을 빼앗기게 됩니다. 믿음이 충분치 않을 때도 그렇습니다. 처해 있는 상황의 어려움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믿음이 적을 때, 우리는 두려워하고 불안해 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부족한 믿음을 충분한 믿음으로, 그리고 적은 믿음을 큰 믿음으로 가꿔가야 합니다. 믿음을 달라고 기도해야 하고, 삶 속에서 부지런히 믿음의 증거들을 찾아야 합니다. 우리 안에 성령님께서 계시니 우리가 그렇게 하면 분명히 우리의 믿음은 우리의 불안함과 두려움을 몰아내고 기쁨과 평안의 이유가 되어 줄 것입니다.
예수님은 먹을 것이 없느냐고 물으시고는 물고기를 받아 한 마리를 다 드셨습니다. 배가 고프셔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정말 몸으로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시기 위해서 였습니다. 이것이 우리 주님의 마음입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의 믿음 없음을 꾸짖기도 하시지만, 그 보다는 우리가 더 큰 믿음, 더 확실한 믿음을 갖도록 돕기를 원하시고 또 그렇게 하십니다. 저는 지금도 성령님을 통해 우리 안에서 그렇게 역사하고 계신다고 믿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우리 믿음에 대해서 더 많이 기도하고 애쓰며, 더 온전한 믿음을 향해 나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그 일은 그 누구보다도 우리 자신을 위한 일입니다.
믿음을 갖게 된 제자들은 예수님의 분부대로 예루살렘에서 성령님께서 오실 때까지 기다리며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들에게 두려움이나 근심은 없었습니다. 그들에게는 기쁨만 있었고 그 기쁨으로 드리는 찬양만 있었습니다. 아직 복음을 들고 외칠만큼은 되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이것이 누가복음이 전해 주는 제자들의 마지막 모습입니다. 우리도 기도해야 합니다. 성령충만함을 위해서 날마다 기도하고 열심히 기도해야 합니다. 성령충만함을 얻도록, 또 언제나 그 안에 머물기 위해서 주님의 은혜를 구하고 또 구해야 합니다.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예수님의 제자들인 우리들의 모습이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도 위로 부터 능력을 덧입어 사는 그런 삶을 지속할 수 있을 테니까요.
믿음이 없거나 믿음이 부족할 때는 믿음을 구하고, 언제나 성령충만한 삶을 구하는 우리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믿음 안에서 성령님의 능력으로 두려움을 이기고 기쁨과 평안 가운데 주님을 섬기는 주님의 제자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