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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10.19.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사도행전 27장)




설교일 : 2016년 10월 19일 수요일





하나님의 말씀은 평상시에는 그다지 큰 힘을 발휘하지 않습니다. 사실 그 말씀이 눈에 보이는 현실과는 차이가 있고, 사람들이 어떤 사건이나 혹은 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과도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제가 목사로 설교를 해 보면 이 문제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저는 성경을 근거로 해서 옳고 그름을 판단하려고 애쓰고 또한 상황을 판단하려고 힘씁니다. 우리의 신앙과 영적인 상태도 성경을 근거로 해서 평가하려고 애쓰지요. 그리고 그 결과를 설교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그저 우리 자신이 생각하는 판단이나 평가와 다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성경보다는 우리의 이성과 지식으로 판단한 상식적인 판단을 더 믿고 의지할 때가 많습니다. 


사도행전 27장에도 그런 상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바울을 실은 배가 무리한 항해를 합니다. 결국 이달리야 지역으로 항해하던 배는 미항이라고 불리는 항구에 정박하게 되었는데, 이 때 벌써 더 이상 항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바울은이미 그 항해에 대한 위험성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항해하면 모든 면에서 큰 피해를 입게 될 것도 알고 있었구요. 이것은 상식이 아니었습니다. 바울을 인도하시는 하나님께서 바울에게 가르쳐 주신 것이었습니다. 그만큼 확실한 것이었죠. 그렇지만 배에 함께 타고 있던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귓등으로도 듣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선장과 선주의 이야기를 더 믿었고, 또 당장 눈 앞에 보이는 바다의 상태와 날씨를 믿었습니다. 그래서 항해를 강행했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배는 바울의 말대로 큰 위험에 처합니다. 며칠 동안이나 낮인지 밤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어두운 상태에서 심한 풍랑에 시달리게 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모든 희망을 포기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 동안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고 두렵고 절망스러웠을지 상상이 됩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도 전혀 흔들림이 없는 사람이 한 사람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바로 바울이었습니다. 바울은 일단 지금 하나님께서 자신을 로마로 보내시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러니까 자신이 로마로 갈 때까지 자신은 죽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지요. 바로 이 확신 덕분에 그는 그 심한 풍랑을 몸은 고생스러웠어도 마음만큼은 평안하게 보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게다가 바울은 그 항해에 대해서 하나님께서 추가로 알려주신 정보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배와 화물은 건질 수 없겠지만 사람들은 하나도 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희망의 끈을 놓아버리려고 할 때, 바울은 전혀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고, 그들을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바울은 배에 타고 있던 사람들에게 모든 그 이야기를 모두 들려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여 안심하라 나는 내게 말씀하신 그대로 되리라고 하나님을 믿노라 그런즉 우리가 반드시 한 섬에 걸리리라” 


과연 사람들이 바울의 말을 믿었을까요? 100퍼센트는 아니어도 아예 무시하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이미 상황은 미항에서 배가 출항하기 전에 바울이 했던 이야기와 일치하게 되었으니까요. 그리고 결국 마지막에 배는 모두 파선이 되었지만 사람들은 한 사람도 죽거나 심지어는 크게 다친 사람도 없이 멜리데라는 섬에 상륙하게 되었습니다. 


이 세상은 분명히 하나님의 뜻과 말씀대로 움직여 가는 것 같지 않습니다. 오히려 힘있고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말대로 움직여 가는 것고, 많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대로 움직여 가는 것 같습니다. 마치 미항을 떠나기 전 바울이 탄 배 위의 상황과 같습니다. 그렇지만 결국 이루어지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고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 믿는 사람들은 당장은 우리가 어리석은 것 같아 보이고 당장은 우리가 틀리는 것 같아도 하나님의 말씀을 믿고 확신하며 그 말씀을 통해 모든 것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그런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많은 경우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영혼의 문제에 대해서는 그래도 성경을 믿고 의지하지만 현실에 있어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상식을 의지하고 사람들의 의견을 믿지요. 이것은 스스로 확실하고 분명한 것을 포기하고 언제든지 틀어질 수 있는 것들을 붙드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히브리서는 분명히 말씀합니다. 이 세상의 눈에 보이는 것들을 있게 하고 움직이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그런 변하는 것들을 이끌어 가는 것은 변하지 않는 하나님 말씀이라고 말입니다. 끝에 웃으려면 지금 말씀을 붙들어야 합니다. 말씀을 믿고 의지해서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면, 그 길을 가면서 그것이 맞다는 것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확인이 거듭될 수고 우리는 더욱 더 확신있고 분명하며 담대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언제나 영원히 변함 없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나를 보고 세상을 보는 분명하고 확실한 길을 가는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