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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속에서

아빠는 언제 담임목사 돼?

저는 대구에 있는 대구동부교회의 부목사입니다.
여기 온지 이제 만 3년이 넘었습니다.
그 동안 큰 놈은 커서 초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제법 컸는지 가끔 질문이 날카롭기도 합니다.

오늘은 저녁식사를 하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묻더군요.

"아빠, 아빠는 언제 담임목사 돼?"
대답하기가 난감했습니다.
머뭇거리고 있는데, 아내가 말했습니다.
"너 담임목사가 뭔지 알아?"
큰 놈이 대답했습니다.
"응, 교회를 대표하는 목사님이야."
그래서 물었습니다.
"누가 가르쳐 줬어?"
"그냥 내가 생각해서 알았어."
"오.... 표현력이 참 좋은데."
이렇게 칭찬하니 옆에 있던 작은 놈이 뭐라고 중얼거렸습니다.
저는 잘 못들었지만 아내는 듣고 막 웃었습니다.
아내가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킥킥대며 말했습니다.
"자기는 생쥐를 안대."
그랬더니 작은 놈이 또 말합니다.
"난 애기 때부터 생쥐 알았는데...."
형이 칭찬을 받으니 자기도 뭔가 안다고 말해서 칭찬을 받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아...
그런데 왜 하필이면 뜬금없이 생쥐냐구요?
어제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무슨 말을 하다가 '쥐새끼'라는 말을 썼더니
둘째가 대뜸
"어, 아빠 욕 썼다."
그래서 내가 왜 쥐새끼가 욕이냐고 했더니
"쥐새끼가 뭐야, 생쥐지."라고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더 변명할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제 그렇게 말한 것에 대해서 칭찬을 해 주었더랬습니다.
오늘까지 그걸 기억하고 있다가 형이 뭐 안다고 칭찬받으니 자기도 칭찬이 궁했나 봅니다.
암튼...
애들의 시샘과 엉뚱함이란.....
재미있습니다.


아...
그리고 이제 제가 떠날 때가 되기는 된 것 같습니다.
아들래미까지 담임목사 이야기를 하는 것 보니 말입니다.
아들래미가 그 이야기를 할 때부터 은근히 그 일이 스트레스가 된다고 하더니
그 때가 저에게도 찾아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