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0612 -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4).pdf
날짜 : 2013년 2월 1일 금요일
본문 : 마태복음 6장 12절
오늘은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를 묵상하는 네 번째 시간입니다. 그리고 오늘 묵상할 곳은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라는 부분입니다. 여러분은 어떠신지 몰라도 저는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기도로 기도를 드릴 때마다 이 부분에서는 항상 우물거리게 됩니다. 때로는 도저히 앞부분을 기도드릴 수가 없어서 그냥 건너뛰고 뒷부분으로 넘어갈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도 여전히 마음의 어려움은 남는 것 같습니다. 내가 나에게 잘못한 사람의 죄를 용서하지 못했으니 이 기도대로라면 나 또한 용서를 구할 자격이 없다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반드시 하나님의 용서가 필요합니다. 하나님께 용서를 받지 못하면, 그래서 죄가 그대로 남아있게 된다면 우리는 하나님 앞으로 담대하게 나아갈 수도 없고 또 필요한 은혜를 구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난관이 있습니다. 바로 내가 하나님의 용서를 받으려면 내가 먼저 나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용서해야 하는데, 이 용서가 우리들에게는 그 어떤 일보다도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입니다. 저는 이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이 구절에 물타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만큼 내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지 꼭 내가 먼저 용서해야 나를 용서해 주신다는 말씀은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런데, 성경에는 이런 비슷한 말씀이 참 많다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기 전에 먼저 형제를 용서하고 나서 예배를 드리러 오라는 말씀, 또 네가 남에게 원하는 것이 있다면 네가 먼저 행하라는 말씀... 무엇보다도 큰 문제가 된 것은 하나님의 성품과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방식이었습니다. 하나님을 더 알아갈수록 이것이 그저 그렇다는 이야기보다는 훨씬 더 강한 말씀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누군가를 용서하는 일과 하나님의 용서를 받는 일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일일 수 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짓는 죄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알면서 고의적으로 짓는 죄이고, 또 하나는 우리가 저지르는지도 모르는 채로 저지르게 되는 죄악들입니다. 우리가 알다시피 이 두 가지 죄는 하나님 앞에서 용서를 받는 방법이 다릅니다. 내가 알면서 지은 죄,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죄는 반드시 하나님께 구체적으로 고백하고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르는 죄는 모르기 때문에 그저 모르고 지은 죄를 용서해 달라고 구하면 합니다. 그런데, 용서하지 못하는 것, 그렇게 다른 사람을 향한 악한 감정과 미움을 품고 있다는 것은 절대로 내가 모르는 죄가 될 수 없습니다. 아마도 내가 가장 명확하게 알고 있는 죄들 중에 하나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죄는 고백함으로써, 용서를 구함으로써 처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미움이라는 죄를 떠날 마음도 없으면서, 다른 이들을 용서할 마음도 없으면서, 오히려 미워하고 용서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그 죄를 용서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만약 그렇게 기도드린다고 해도 하나님께서 그런 죄는 용서해 주시지 않습니다.
이것이 우리 모두의 난관입니다. 하나님께 용서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 용서는 다른 이들을 용서했을 때에만, 적어도 진심으로 그럴 마음이 있을 때에만 하나님께 구할 수 있고 또 받을 수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용서하기 힘들어 하고, 또 용서하기 싫어하는 우리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정말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아마도 평생동안 익숙해지지 않을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우리는 무언가는 해야 합니다.
생각해 보면 용서는 생각의 문제이기에 앞서 감정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용서의 문제를 감정적으로 풀려고 하면 절대로 풀 수가 없습니다. 감정에 집중하면 미움만 커지고 원한만 커지니까요. 그래서 미움의 문제는 감정이 아니라 생각을 통해서 접근해 가야 합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는 진정한 용서를 할 수가 없지만, 그래도 이것이 우리 쪽에서 할 수 있는 전부이니 애는 써 보아야 합니다. 생각이 바뀌면 태도도 바뀌니까요.
첫째로, 우리는 다른 이들을 미워하고 원한을 품는 것이 우리의 권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미워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나에게 잘못한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나에게 주어진 권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나에게 잘못했으니 그 사람을 향한 부정적인 감정을 품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죠. 그 미움을 일종의 보복이라고 여기고 그렇게라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들에게는 남을 미워할 권리가 없습니다. 미움이 죄라고 한다면 죄가 우리의 권리가 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움은 절대로 권리가 될 수 없습니다. 당연한 것이 될 수도 없습니다. 받아들이기 힘들어도 이것이 인정되지 않으면 결코 미움의 문제를 풀 수 없습니다.
둘째로, 미움을 아주 심각한 죄로 생각해야 합니다. 미움이라는 죄가 아주 악하고 커다란 죄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이미 말씀드린 대로 이 죄가 우리가 하나님께로 나아가 하나님의 용서의 은총을 받는 일을 심각하게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다른 이들을 용서하기를 원하지 않으면서 어찌 하나님께 내 죄를 용서해 달라고 구할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용서는 남을 위한 일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한 일입니다. 내가 거리낌 없이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고 또 담대하게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째로, 용서하지 못하는 마음, 미워하는 마음은 그 사람을 이기는 마음이 아니라 그 사람에게 지는 마음이고, 자유로운 마음이 아니라 묶여 있는 마음이며, 치료하는 마음이 아니라 계속해서 상처받고 망가지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미움은 품고 있을수록 손해입니다. 또한 미움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는데에도 아주 부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 이유는 미움은 우리의 마음을 아주 작게 좁혀버리기 때문입니다. 미움으로 좁아진 마음에는 하나님의 큰 은혜가 담기지 못합니다. 간장종지에 1톤의 물을 부으면 간장종지만큼만 남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미움이 가득한 마음은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를 알래야 알 수가 없습니다. 미움으로 닫아버린 마음에는 아무리 은혜를 퍼 부어주셔도 받아들일 공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미움이 생겨나면, 그리고 그 미움을 버릴 수 없을 때면 이런 바른 생각들로 여러분의 생각을 채우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일단은 미움과 싸우고 미움을 떨쳐버릴 준비는 되신 것입니다. 일단 출발점에는 선 것입니다. 저는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과연 어떤 사람이 이런 기도를 할 수 있겠는가?’하고 말입니다. 얻어진 답은 이 기도를 드리기 전에 이미 미움과 치열하게 싸운 사람, 미움을 하나님 앞에서 처리한 사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사람은 그 미움의 문제를 해결했을까?’ 또 물었습니다. 되돌아온 대답은 ‘하나님으로부터 용서할 수 있는 은혜를 얻었기 때문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자기 힘으로 자신에게 해를 가한 사람을 진정으로 용서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비록 위에서 말씀드린 이런 저런 바른 생각들이 미움으로부터 약간의 여유를 만들어 주고, 그 미움과 싸울 의지가 생기게 해 줄 수 있겠지만 이길 능력은 줄 수 없습니다. 미움을 이길 능력은 하나님의 은혜로 부터 옵니다. 은혜의 능력이 미움을 이기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은혜를 간구해야 합니다. 용서할 수 있는 은혜를 달라고, 그 능력있는 은혜를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진실로 미움을 포기하고 미움을 떠나겠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그 은혜의 능력이 있어야 비로소 참된 용서, 우리에게 거리낌 없는 하나님의 용서하심을 선물해 주는 용서에 이를 수 있습니다.
오늘은 혹시라도 여러분의 마음 속에 미움이나 감정의 앙금을 품게 한 사람들이 있거든 그들을 참으로 용서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미움과 원한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하셔서 미움과 싸워 이길 능력을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용서가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용서가 우리를 하나님 앞에서 풍성하게 합니다. 용서에 대한 바른 생각을 가지고 언제나 용서할 수 있는 은혜를 구하셔서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라고 기도드릴 수 있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