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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3.05.10.새벽예배 - 이제 그의 안에 거하라(요한일서 10)


요일0224to29- 이제 그의 안에 거하라(요일10).pdf


20130510D (#1).mp3.zip




  문 : 요한일서 2장 24-29절


나라마다, 문화마다 주식으로 삼는 것이 있습니다. 동양권에서는 주로 밥이고, 서양에서는 주로 빵이나 감자입니다. 밀이나 곡물을 가루로 만들어 찌거나 구워서 주식으로 삼는 나라도 있지요. 그런데 이 모든 주식으로 삼는 음식물들은 그 종류는 다 달라도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주식 자체는 맛이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우리가 영적인 주식으로 삼아야 할 신앙을 위한 진리도 이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겉으로는 단순하고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는 진리라도 그 참된 의미를 깨닫게 되고 또 그 진리가 담고 있는 풍성한 은혜를, 거기 의지해서 살아갈만큼 확실하게 믿게 되면 그렇지 않지만, 적어도 겉으로만 보면 우리가 믿는 영혼의 주식같은 진리들은 별로 새로울 것도 없고, 특별한 것도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듣지 못하던 새로운 것이 들려오고, 정말 우리의 영혼을 끌어당길만큼 자극적인 이야기가 들려오면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마치 주말이면 맛집을 찾아다니는 식객들과 같은 모습이 성도들에게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음식이야 밥하고 다른 것을 먹어도 괜챦지만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은 주식과 같은 진리와 다른 것, 그러니까 기본적인 신앙의 진리와 다른 것들을 먹으면 큰일 납니다. 영적인 건강 뿐만이 아니라 안전까지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24절과 25절을 보면 사도 요한은 성도들을 향해 ‘처음부터 들은 것을 너희 안에 거하게 하라 처음부터 들은 것이 너희 안에 거하면 너희가 아들과 아버지 안에 거하리라 그가 우리에게 약속하신 것은 이것이니 곧 영원한 생명이니라’라고 말합니다. 이 말씀을 통해 우리는 ‘처음부터 들은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배웁니다. 그 진리가 우리 안에 있으면 우리는 하나님과 예수님에게 속해 있게 됩니다. 약속된 영원한 생명을 받습니다. 그렇지만 그 진리가 어떤 이유로건 우리 안에서 사라지면 우리는 하나님과 예수님에게 속하지 못하게 됩니다. 영원한 생명을 놓치게 됩니다. 그렇다면 이만큼 중요한 처음부터 들은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복음을 이야기하며 또 그 복음에 합당한 삶에 대한 가르침들을 이야기합니다. 음식으로 말하면 밥과 같은 진리들입니다. 복음은 은혜를 말한다면, 복음에 합당한 삶은 은혜에 합당한 삶을 이야기 합니다. ‘새 계명’을 지키는 삶을 살아가라고 말합니다. ‘새 계명’은 ‘사랑하라’라는 것입니다. 사랑을 기초와 원리로 해서 살아가는 삶을 살아가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세상과 세상에 속한 것을 사랑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처음부터 들은 것’입니다. 


굉장히 단순합니다. 새로울 것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막상 그것에만 의지해서 신앙생활 하려고 하면 그게 간단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삶과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야 말로 만약 자신의 힘으로 하려고 한다면 가장 어려운 것들에 속하는 것이니까요. 차라리 기도많이 해라, 선한 일을 많이 해라, 열심히 예배 참석해라, 헌금 많이 내라, 전도해라... 이런 것들을 요구한다면 오히려 쉬울 것입니다. 이런 것들은 그저 행동만으로도 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사람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단순한 행위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아주 근본적인 마음과 삶의 태도의 변화를 요구합니다. 이것은 복음의 은혜로 거듭나고 속 사람이 변화된 사람들만이 지닐 수 있는 모습입니다. 


그래서 요한은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기름부음을 받은 것’에 대해서 말합니다. 그러니까 성령님께서 그들을 가르치셨던 것들을 말합니다. 우리가 진리를 따르는 삶을 부담스러워하게 되는 것이 처음부터 그런 것이 아닙니다. 처음에 성령님께서 그런 말씀들을 깨닫게 하시고 믿게 하셨을 때, 우리는 그런 말씀들을 아주 기뻐하며 듣습니다. 그런 말씀들로 인해 속사람이 새로워지고 변화되는 것을 경험합니다. 우리의 표현대로 은혜를 받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다 보면 그런 것들이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기쁨도 사라지고, 말씀의 은혜로 인한 변화도 흐릿해져 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그 때부터 사랑해라, 세상을 사랑하지 말아라라는 말씀들이 부담스러워지기 시작합니다. 이럴 때 우리는 우리가 어디서부터 잘못되기 시작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부담스러움 때문에 잘못된 길을 가지 않고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처음에 밥같은 진리들이 우리의 마음과 삶을 변화시켰던 것은 그런 진리들을 통해서 성령님께서 역사하셨기 때문입니다. 성령님께서 우리에게 진리를 가르쳐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신 이런 은혜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답은 간단합니다. 처음에 그랬듯이 계속해서 성령님의 가르침, 진리를 통해 역사하시는  성령님의 은혜에 의지하면 됩니다. 말씀의 은혜는 말씀 자체만으로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의 은혜는 그 말씀에 성령님께서 역사하실 때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계속해서 진리로 만족하고 그 진리가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을 기뻐하려면 계속해서 성령님의 은혜를 구하며 그 은혜에 의지해야 합니다. 단순히 말씀을 깨달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성령님께서 나를 가르치시도록, 기대감과 절실함을 가지고 겸손하게 성령님의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성령님의 기름부으심이 계속해서 우리 위에 머물러 있도록 은혜를 구해야 합니다. 이 일에 실패하기 때문에 밥과 같은 진리들이 부담스러워지는 것이고, 자꾸 별식같은 가르침들을 찾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영생의 기쁨을 놓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계속해서 성령님 안에서 밥과 같은 진리 안에 머물 때, 우리는 주님 안에 머물 수 있습니다. 그 밥과 같은 진리가 우리 영혼을 위해 주신 주식이며, 진짜 풍성한 은혜의 원천이기 때문입니다. 죄 용서의 은혜를 잊지 말라는 말씀, 사랑하라는 말씀, 그리고 세상을 사랑하지 말라는 말씀... 우리는 성령님께서 이런 기본적인 진리들을 계속해서 우리에게 가르치시고 또 가르쳐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왜 그런 말씀들을 따라 살아가야 하는지, 그러면 어떤 유익이 있는지, 그런 삶에는 어떤 영광이 있는지 가르쳐달라고 구해야 합니다. 사람이 가르치는 것은 결국 진부해져도 성령님께서 가르치시는 것은 절대로 질리는 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주님 안에 거하는 방법은 우리가 처음 성령님 안에서 듣고 기뻐했던 그 진리들 안에 다 들어 있습니다. 새로운 것들이 아니라 기초적이고 기본적이며 너무나 명백하고 평범하게 여겨지는 그 진리들 안에 다 들어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런 밥과 같은 진리들  속에 머물 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 머물 수 있고 또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 그 분 앞에 부끄럽지 않게 설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진리에 충실하시고 그 기본적인 진리들을 더 깊이 배워가시기를 바랍니다. 성령님 안에서 날마다 새롭게 깨닫고 또 배울 수 있게 해 달라고 은혜를 간구하시기 바랍니다. 처음부터 들은 것에 끝까지 착념하셔서 주님 앞에 부끄럼 없이 영광스럽게 서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