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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3.04.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에스겔 3-4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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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6년 3월 4일 금요일






그발 강가에서 실망과 슬픔에 빠져 있던 에스겔에게 나타나셔서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드러내시고 보여주신 하나님께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에스겔에게 하나님의 일을 맡기십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한다는 점에서 보면 이 장면처럼 영광스러워야 할 장면이 없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가 못했습니다. 에스겔이 환상 중에 하나님을 만나서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때는 이미 이스라엘은 멸망한 상태였고, 유다는 완전한 멸망을 앞두고 있는 그런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2장을 읽으면서도 분명하게 알 수 있듯이 그 당시 유다백성들은 도무지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 그런 상태에 있었습니다. 


2장 3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에스겔에게 건네신 첫 마디가 나오는데, 그 말씀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인자야 내가 너를 이스라엘 자손 곧 패역한 백성, 나를 배반하는 자에게 보내노라” 그리고는 계속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패역한 족속이라 그들이 듣든지 아니 듣든지 그들 가운데에 선지자가 있음을 알지니라 인자야 너는 비록 가시와 찔레와 함께 있으며 전갈 가운데에 거주할지라도 그들을 두려워하지 말지니라 그들의 말을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그들은 패역한 족속이라도 그 말을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그들은 심히 패역한 자라 그들이 듣든지 아니 듣든지 너는 내 말로 고할지어다.” 


원래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과 하나님 백성들 사이의 친밀한 교제의 도구가 되어야 하며, 또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 말씀에 순종하게 되면 그들의 능력이 되는 그런 것입니다. 그런데, 백성들은 이미 그 마음이 굳어질 대로 굳어져 있습니다. 이미 하나님의 말씀을 들려 주어도 듣지 않을 것이 분명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그런 하나님의 백성들 속으로 에스겔을 보내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에스겔의 소명입니다. 과연 이런 소명이 영광스럽다고 할 수 있을까요? 아무리 온 우주의 왕이신 하나님께서, 온 세상을 다스리시는 분께서 보내시는 것이고 또 맡기시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그건 전혀 영광스러운 일이 아닙니다. 그건 정말 곤욕스러운 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3장에서 보듯이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을 사랑하는 종들에게는 단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니 그럴 수 밖에 없지요. 그러나, 그 말씀이 누구에게나 그런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일수록 오히려 부름받은 당사자가 아닌 경우에는 그 말씀을 달게 여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처럼 그 말이 외국어로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알아듣지 못할 정도로 어렵기 때문도 아닙니다. 애석하게도 많은 경우에 그 말씀을 들어야 할 하나님의 백성들이 그 말씀에 대해서 관심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상하지요?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에 관심이 없다니 말입니다. 그러나, 그렇습니다. 제가 경험해 보면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이라고 해서 모두가 다 하나님의 말씀 앞에 다 겸손한 것이 아닙니다. 좋아하는 스타일의 설교, 좋아하는 내용의 설교가 따로 있고, 심지어는 성경에 기록된 말씀들 중에서도 호불호를 분명히 하는 그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들의 이런 모습은 전혀 기뻐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한국 교회는 자꾸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런 모습이 그 옛날 이스라엘과 유다 백성들의 모습과 정말 많이 닮아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한국 교회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영적인 숙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하나님께서는 에스겔을 백성들에게로 보내시면서 말씀보다는 행동, 그것도 굉장히 이상하고 충격적인 행동을 하게 하셨습니다. 그런 행동들을 백성들에게 보여주라고 하셨습니다. 갑자기 집에 들어가 두문불출하면서 말을 한 마디도 못하게 만드시거나 토판을 가져다가 이스라엘이 멸망당하는 그림을 그리게 하시고, 이스라엘과 유다가 범죄한 햇수대로 모두 430일동안 오른쪽으로 또 왼쪽으로 모로 누워있게 하시고, 인분으로 불을 피워, 이것 저것 섞어 만든 반죽을 구워먹게 하시는 등 도저히 정상적으로는 하지 않을 행동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게 하셨습니다. 특히 인분으로 떡을 구워 먹게 하신 마지막 행동은 에스겔 자신에게는 스스로를 부정하게 만드는 행동이었습니다. 공개적으로 말입니다. 그렇게 라도 해서 말로 하면 듣지 않을 백성들이 이상해서라도 묻게 하고 듣게 하시려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었지만 이 모든 일은 모두 에스겔에게 맡겨진 곤욕스러운 일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선지자가 필요한 시대라는 것 자체가 그 시대가 그만큼 영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는 뜻이 되겠지만, 한 시대와 하나님의 백성들의 영적인 건강성의 척도는 바로 하나님의 바른 메세지를 전하는 하나님의 일꾼들에 대한 그들의 태도가 어떠한가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바르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이 그 말씀을 부담 없이, 그야 말로 영광스럽게 전할 수 있을수록 그 시대와 그 교회는 그만큼 더 건강하고 온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바르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사람들이 고통스럽고 불편할수록 그 반대의 경우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성경에 기록된 하나님의 모든 말씀들을 가리지 않고 기쁨과 겸손함을 가지고 받는 성도일수록 영적으로 건강한 성도일 것이 분명하고 그 반대편으로 많이 치우쳐져 일수록 그 성도의 영혼은 하나님 앞에 건강하고 바른 상태에 있지 못하다고 할 것입니다. 


오늘은 이 땅의 교회와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하는 설교자들은 비록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를 전하는 일이 불편하고 힘들지라도 그 짐을 기꺼이 질 수 있게 해 주시고,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야 하는 성도들은 바른 말씀이 들려온다면 그 설교의 스타일이 나에게 맞건 맞지 않건, 그리고 그 내용에 나의 관심이 있건 없건 귀기울여 겸손하게 듣고 받는 그런 아름다른 일들이 있게 해 달라고, 하나님의 말씀이 전하는 자와 듣는 자 모두에게 달게 여겨지는 그런 은혜를 달라고 꼭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특히 우리 교회가 그런 설교자와 그런 성도들의 교회가 되어서 하나님의 말씀의 은혜와 능력이 풍성하도록 그렇게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