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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3.28.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에스겔 22:23-23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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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6년 3월 28일 월요일





사람이 무언가를 이야기할 때, 그것에 대해서 더 이상 이야기하기 힘들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것은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나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나 똑같은 것을 보고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 전혀 다른 생각을 할 때입니다. 그럴 때는 정말 당황스럽고 힘이 듭니다. 특히 개인적으로 이야기할 때는 조금 덜 하지만, 저처럼 공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는데 듣는 분들이 똑같은 전혀 다르게 생각할 때는 계속 이야기를 풀어나가기가 정말 힘이듭니다. 


요즘 그런 느낌을 많이 받는 때가 바로 한국교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입니다.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요즘 우리 한국교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설교를 하거나 성경공부를 할 때, 한국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요. 저는 성도들도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영적으로 심각한 위기라고 생각하고 계시고 그래서 많이 걱정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그렇지만, 얼마 전에 어떤 분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 때 적잖이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 동안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것인가 하구요. 물론 그 사람의 생각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서도 그런 차이가 생겨날 것입니다. 그런데, 문득 깨닫게 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일반 성도들의 경우 현재의 한국교회의 전체적인 흐름이나 모습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또 참된 교회와 신앙의 모습에 대한 이해도 많이 깊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대개 교회 안에서는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고, 참 기독교에 대한 가르침도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비정상이 정상이 되고, 또 정상이 편협한 것으로 취급받는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입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은 에스겔이 예언자로 하나님을 섬기던 당시 하나님의 눈에 비쳐졌던 유다의 모습을 그대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선 하나님께서는 유다 전체를 이렇게 평가하셨습니다. 유다나 이스라엘은 지금의 교회와 같은 것이니 그 당시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던 교회에 대한 하나님의 평가이기도 합니다. “너는 정결함을 얻지 못한 땅이요 진노의 날에 비를 얻지 못한 땅이로다” 가나안 땅은 원래 젖과 꿀이 흘러야 정상인 땅입니다. 거룩하고 정결해야 하는 땅이지요. 그런데, 정결함을 얻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기근으로 징계하실 때에도 그 진노를 피하지 못했습니다. 모두가 다 그 땅에 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죄악 때문이었습니다. 


그 뒤에 이어지는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성하는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저지른 죄악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선지자들은 하나님께 반역했습니다. 사람의 영혼을 돌보고 바로 세워주어야 할 그들은 사람들의 영혼을 삼켰습니다. 모두 다 재물을 탐냈기 때문입니다. 제사장들은 율법을 어기고 거룩한 것과 속된 것을 구별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의 눈을 가리워 소중히 여겨야 할 것들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하게 했습니다. 높은 관리들은 불의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억울한 희생자들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앞에 나왔던 선지자들은 이런 관리들을 위해서 거짓된 예언으로 이들을 편들어 주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타락하기는 일반백성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포악하고 강탈을 일삼았으며 자기 보다 약한 사람들을 돌보는 대신에 자기들이 더 잘 살기 위한 방편으로만 생각했습니다. 


여러분, 그렇다면 그 당시 본문에 등장한 그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요? 그랬었으면 좋았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마도 이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잘못하는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정도로 심하지는 않다. 너무 부정적이고 과장되었다고 불쾌해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떤 편견에 사로 잡힌 사람,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개인의 의견이 아니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평가이고 또 진단이었습니다. 전혀 기울어짐이 없는, 부정적이거나 비관적일 수가 없는 하나님의 정확한 판단이었습니다. 


이 세상에 자신에 대해서 제일 모르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입니다. 특히 인간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될 수 있는대로 관대해 지려는 경향이 있고, 그것은 자기가 몸담고 있는 사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자신에 대한, 그리고 자기가 속해 있는 사회에 대한 자신의 평가를 객관적인 것으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마음대로 생각하지 말고 바르게 판단하고 바르게 평가하라고 말이지요. 


저는 오늘 말씀, 특히 22장의 뒷부분을 읽을 때, 대뜸 한국 교회의 모습이 그 위로 겹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의 기준으로 보면, 그리고 그저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괜찮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교회를 판단하는 기준은 그런 것으로는 안됩니다. 교회를 판단하는 기준은 성경이 되어야 합니다. 물로 그러니까 안된다, 그러니까 망했다, 그러니까 다 뒤집어 엎자… 이렇게 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래도 지금 한국교회가, 그리고 성도로서 우리 자신이 보이고 있는 모습만큼은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고칠 수 있는 희망이 있으니까요. 


상황이 어둡고 혼란스러울수록, 더 많은 목회자들이 탈선하고 더 많은 성도들이 바른 길을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일수록 하나님께서 간절하게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그렇게 무너져 버린 교회를 위해서 다시 성을 쌓으며 무너진 데를 막아서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이라고 해서 뭐 특별한 일이나 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저 하나님께서 자신을 부르신 그 자리에서 영적인 순결함과 거룩한 삶을 지켜가기 위해서 애쓰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 말씀 앞에 자신의 삶을 비춰보면서 제 자리로 돌아가기 위해서 끊임 없이 힘쓰는 사람들입니다. 한국교회에 이런 성도들이 한 사람 한 사람 늘어나고, 이것을 위해서 헌신하는 교회들이 늘어날 때, 하나님께서는 무너져 가는 도성 같은 한국교회를 다시 한 번 일으켜 세워주실 것입니다. 


저는 또 이렇게 생각해 봅니다. 아마 성도들 중에서는 이런 데에 관심이 없고 또 다른 생각과 판단을 하시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괜찮습니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서로 한국교회에 대해서, 또 성도들의 신앙에 대해서 다른 평가를 내리더라도 우리가 하나님이 찾으시는 이런 사람들이 되는 일은 언제나 변함 없이 가치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자기 자리에서 거룩하고 순결한 삶과 믿음을 지켜가려고 애쓴다면 우리는 항상 무너진 데를 막아서거나 혹은 무너지려고 하는 일을 막는 귀한 역할을 하는 성도들이 될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 우리 모두가 언제나 자기 자리와 자신의 모습을 지켜나가서 하나님 찾으시는 귀한 성도가 되고, 또 이 땅의 교회들을 지켜가는 작은 고임돌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