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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6.08.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마태복음 9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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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6년 6월 8일 수요일


 



예전에 동남아시아쪽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한 일본 군인이 3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정글에서 혼자 지내다가 발견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사람은 대동아 전쟁 당시 일본군으로 그 지역에 파견되었는데, 전쟁도중 대열에서 낙오되어 발견될 당시까지 전쟁이 끝난 줄 모르고 혼자서 그렇게 정글생활을 했던 것입니다. 이런 행동을 두고 사람들은 시대착오적이라는 말을 씁니다. 시대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모르면 예전의 방식만 고집하면서 그 방식만 옳다고 생각하며 살게 됩니다. 단순히 달라진 것을 넘어서서 기존의 방식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져도 그 사실을 모르거나 또 받아들이지 않으면 예전의 것을 고집하느라고 새로운 것들과 바른 것들을 거절하게 됩니다.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신 것은 그야 말로 세상을 뒤집어 놓는 사건이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그저 어떤 대단한 한 사람이 태어난 일쯤으로 생각되지만 예수님은 그저 한 사람이 아니었고 온 세상을 죄와 죽음으로부터 구하시러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었고, 또 그냥 오신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가지고 오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 시대의 유대인들은 그 사실을 거의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오신 일에 대한 바른 반응을 내놓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다른 율법선생들의 가르침과는 다르게 권세가 있고 놀라웠으며, 가는 곳마다 그 이전까지는 일어난 적이 없는 놀라운 일들을 그렇게 많이 행하셨지만 사람들은 그런 일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몰랐던 것입니다. 그런데, 비록 완전하지는 못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파악하고 예수님께로 나와서 엄청난 은혜를 경험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오늘 본문인 9장에 주로 기록되어 있는데요. 우선 예수님께서 고향마을로 돌아오셨을 때, 집에서 만난 혼자 힘으로는 몸도 움직이지 못했던 중풍병자와 그의 친구들, 그리고 이미 죽은 딸이 살아나는 기적을 경험했던 어떤 관리, 그리고 그의 딸에게로 갈 때 길에서 만났던 오랫동안 혈루증으로 고생했던 한 여인, 예수님께서 집에서 만나 주신 두 사람의 맹인들, 그리고 말을 하지 못했던 어떤 사람 등은 죄사함도 받고, 병고침도 받았습니다. 또 예수님께 자신들의 믿음도 인정받았습니다. 그렇게 이미 이 세상에 임한 구원과 하나님 나라를 자기 삶 속에서 경험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놀라운 일들이 벌어지는데도, 그런 일들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아주 자질구레한 것들만 붙들고 논쟁하려고 드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사람들이 바로 세례 요한의 제자들이었습니다. 이들은 예수님께 와서 자신들과 바리새인들, 그러니까 그래도 그 당시 조금 경건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은 모두 금식을 하는데, 왜 당신과 당신의 제자들은 금식을 하지 않느냐고 논쟁을 걸어온 것입니다. 


예수님의 대답이 무엇이었을까요? 그들이 시대를 잘못 읽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지금 그들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전부 다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가 침범했다는 증거였습니다. 아무도 고칠 수 없었던 병자들이 치료되고 심지어는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일은 이제 사탄이 이 세상에서 쫓겨나고 있으며 이 세상은 이미 하나님의 나라로 회복되어 가고 있다는 증거였으니까요. 그런데, 그래도 하나님께 헌신했다는 사람들이, 그래도 좀 더 경건하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금식하는 문제 하나로 예수님을 정죄하려고 들었던 것입니다. 사실 언제나 그렇게 되기가 쉽습니다. 그래도 뭔가 종교적인 열심이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기준을 고집하면서 정작 새롭게 임하는 은혜를 받아들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내세울 것 없는 사람들, 자신을 믿을 것이 없는 사람들은 새롭게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해서 굉장히 개방적이고 적극적이기까지 합니다. 그들의 가난한 마음과 갈급함이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열린 마음을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영적인 시대착오를 범하는 사람들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내가 해 오던 것, 나에게 익숙한 방식, 그리고 내가 자랑할만한 것들을 고집하느라고 언제나 새롭게 임하는 하나님의 은혜를 놓치면 안됩니다. 그러려면 우리에게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은혜를 향한 간절한 마음과 열린 마음을 잘 지켜야 합니다. 마치 하나님이 아니고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답이 없는 사람처럼 그렇게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을 만났던 그 절박한 병자들의 심정으로 말입니다. 이게 참 쉽지가 않습니다. 우리에게는 없는 것과 있는 것이 엄언히 다르고 방법이 있을 때와 없을 때가 엄연히 다르니까요. 그렇지만, 우리가 그 모든 있는 것들이 하나님께로 부터 오는 것이며, 우리의 방법은 사실 결과를 보장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다면, 어느 정도는 그런 마음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지금 우리는 이미 하나님 나라가 이 세상에 깊숙히 들어와 있는 은혜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님 다시 오시는 날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사실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하나님께서 주시려는 진짜를 붙들려고 할 것입니다. 내가 이제까지 붙들고 고집해 왔던 것들, 가치있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어떤 것이든지 그러한 새 시대에 걸맞게 은혜를 사모하며 주님 오심을 기다리는 모습으로 살아갈 것입니다. 


복음의 시대, 성령의 시대, 그만큼 하나님 나라가 이 세상에 깊숙히 들어와 있는 이 시대에 언제나 주님과 주님의 은혜만 생각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