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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6년 9월 5일 월요일
성도들이 신앙을 생각할 때, 흔히 연결짓지 못하는 것이 여럿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이고, 실제로는 두 가지가 똑같은 것인데 그렇게 생각하지 못해서, 목사인 제가 생각하기에는 나중에 하나님 앞에서 굉장히 난처해 지고 곤혹스러워질 수 있는 그런 것들이 있습니다. 믿음과 행위가 그 대표적인 것일 것입니다. 성경은 믿음이 있으면 순종하게 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성경에 말하는 행위란 순종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믿음이 있으면 행위가 있게 마련입니다. 행위는 없고 믿음은 없습니다. 그것 자체로 죽은 믿음입니다. 그것이 성경이 믿음과 행위의 관계에 대해서 가르쳐 주는 가장 중요한 진리입니다.
그런데, 신앙 안에서 서로 떼어놓을 수 없는, 실제로는 하나인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태도와 예수님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이 굉장히 복잡해 보이지만 본문이 들려주는 가장 중요한 메세지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대하는 태도와 예수님 자신을 대하는 태도는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존중하는 사람이 예수님을 그렇게 대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 또 예수님을 존중하는 사람은 예수님의 말씀을 무시하거나 거절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우리가 예수님을 정말로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가, 어떤 태도로 대하고 있는가 하는 것은 우리가 예수님의 말씀을 대하는 태도 속에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제가 한국교회를 생각할 때, 저는 정말 정말 마음이 아픕니다. 성도들은 다들 예수님을 믿는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을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예수님이 자기 삶에서 중요한 분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막상 예수님의 말씀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전혀 그렇다는 것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가장 심각한 경우는 성경에서 우리 주님이 뭐라고 말씀하셨는지에 대해서 전혀 관심이 없는 경우입니다. 이런 분들은 성경을 풀어 설교하고 가르쳐 주어도 전혀 반응하지 않습니다. 두번째 경우는 주님의 말씀에 대한 궁금증은 있고, 뜻을 가르쳐 드리면 기뻐하지만 거기서 그칩니다. 세번째 경우는 자신이 하나님 말씀을 취사선택합니다. 자기 입맛에 맞는 말씀에는 귀를 기울이지만 자신과 별로 상관이 없다고 여겨지거나 혹은 자신이 붙들고 있는 무언가를 건드리면 그런 말씀들에 대해서는 불쾌해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지요.
물론 우리 주님의 말씀 중에는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말씀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보는 순간에는 거부감이 드는 말씀도 있지요. 우리의 현실과 너무 다르고, 우리가 사는 모습과 너무 다르니까요. 특히 우리의 못된 성품이나 욕심과는 항상 서로 거스릅니다. 그러나, 그것은 주님의 말씀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만큼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이 하나님의 뜻과 어긋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주님의 말씀을 들을 때, 성도가 보일 수 있는 태도란 기뻐하면서 듣든지, 아니면 그 말씀이 자신의 삶과 너무 달라 아파하고 힘들어 하면서도 말씀을 끝까지 붙드는 것 밖에 없습니다. 무관심과 거부, 취사선택은 말씀 앞에서 우리가 택할 수 있는 태도가 아닙니다.
46절과 47절을 보면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리를 말하는데도 어찌하여 나를 믿지 아니하느냐 하나님께 속한 자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나니 너희가 듣지 아니함은 하나님께 속하지 아니함이로다” 예수님의 말씀은 다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서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거부하는 사람들이 많았지요. 이 말씀은 그런 사람들에 대한 답변입니다. 그런 사람들에 대한 예수님의 진단은 ‘너희가 나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은 너희가 하나님께 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하나님께 속하지 않았으면 어떻게 되는 것이죠? 정말 심각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사람들이 자신이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그런 식으로 드러내게 되어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성도이든 그렇지 않든, 그 사람이 하나님의 말씀, 우리 주님의 말씀을 대하는 모습과 태도는 그가 과연 정말로 어디에 속해 있는지를 그대로 드러내 보여 줍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을 잘 믿는데, 예수님을 존중하는데, 말씀에 대해서 등안시하거나 그 말씀을 무시하는 사람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반대로 예수님의 말씀을 준종하고 귀하게 여기는 사람이 믿음이 없는 사람일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말씀과 주님의 관계에 대한 예수님 자신의 말씀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속한 사람들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대하는 모습은 여전히 우리들의 영적인 상태를 가늠하는 잣대가 됩니다. 혹시라도 말씀에 대한 관심과 말씀을 귀하게 여기며 그 말씀을 듣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점점 흐려져 간다면 우리는 자신의 영혼이 커다란 침체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그만큼 주님과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여러분의 태도를 여러분의 영혼의 상태를 파악하고 하나님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기준으로 삼으셔서 여러분의 영혼을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항상 말씀을 가까이 하시고, 가까이 하실 뿐 아니라 듣고 읽고 배우기를 즐거워하시기 바랍니다. 그 즐거움을 빼앗기지 마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말씀을 중심으로 여러분의 신앙을 세워나가셔서 언제나 흔들림 없이 주님을 섬기며 주님 곁에 머무는 성도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