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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11.28.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에베소서 1-2장)




설교일 : 2016년 11월 28일 월요일





주일의 에베소서 설교가 다 끝나기도 전인데 또 에베소서를 살펴보게 되었네요. 주일에는 좀 자세하게 살펴보고 있는데, 새벽에는 크게 크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베소서는 교회에 대한 성경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을 설명해 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교회를 세우시고 성도들을 부르셨는지,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께 얼마나 크고 중요한 일인지 그런 것들을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하나님께서 교회와 성도들을 바라보시는 시각은 우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크고 영광스럽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들을, 그리고 교회를 하나님 나라의 중심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영광과 은혜, 그리고 선하심을 흘려보내는 통로로 선택하신 것입니다. 단순히 통로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온 세상을 다스리실 때, 그 일에 함께 참여해서 이 세상을 정말 하나님 나라 다운 하나님 나라로 만드는 일을 하는 그런 꼭 필요한 통로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하나님께 찬양이 되는 것, 우리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일이 아니라 우리 자신이 하나님의 영광이 되는 것을 원하십니다. 그리고 그 목적을 위해서 우리를 구원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죄를 위해서 아들을 내어주시고, 그 아들을 죽게 하시고, 우리에게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입니다. 바로 그 이유와 목적으로 죽었던 저와 여러분을 다시 살리신 것이고, 또 우리를 교회로 모아 주신 것입니다. 이 세상에 있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서 예수님이 하셨던 일, 예수님이 하시는 일을 하게 하시려고 말이지요. 


저는 성경에서 이런 내용들을 만날 때마다 참 당황스럽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를 구원하시고 우리를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신 목적이고 이 땅에 교회를 세우신 이유인데, 정작 우리 자신은 이런 일들에 대해 별다른 관심도 별다른 느낌도 없이, 이미 그런 하나님의 계획과 뜻 가운데 살면서도 여전히 자기 자신에만 관심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성경을 읽어 보면, 사실 성도가 누리는 엄청난 복과 영광, 은혜와 기쁨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에베소서도 그런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려 줍니다. 때로는 그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도 바울 자신조차 자신이 말하고 있는 내용에 감동해서 하나님을 찬양할 정도로 그 은혜와 기쁨은 크고 놀랍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의 글을 읽는 우리들에게는 그런 감동과 기쁨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우리 자신이나 우리가 받은 구원을 하나님께서 바라보시는 눈으로 바라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가 성령님의 도우심 가운데서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대로 우리 자신을 생각하고, 하나님이 생각하시는 대로의 구원을 생각해야 하는데, 그러지를 못하고 있으니 정말로 우리를 감사하게 하고, 정말로 우리를 감동하게 하며, 정말로 우리에게 힘이 되어주는 은혜들을 그만큼의 크기로 느끼고 또 누리며 살지 못하는 것이지요. 저는 목사로서 어떻게 하면 이 둘 사이에 있는 차이를 줄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성도들이 성경이 은혜라고 말하는 은혜들을 그 크기만큼 그 풍성함만큼 느끼고 누리면서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그리고 교회에게 맡기신 그 영광스러운 직분을 정말로 영광스럽게 여기면서 신앙생활하도록 도울 수 있을까 참 고민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실제로 성도가 성도로서의 복과 은혜를 누리며, 정말 성도답게 살아가는 능력은 우리가 이런 은혜와 영광을 제대로 알면서 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다보니 목사로서 저의 넋두리가 되는 것 같은데요. 때로는 넋두리도 좋은 설교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이야기가 나온 김에 조금만 더 해 보겠습니다. 저는 항상 여러분에게 죄송한 부분이 있습니다. 목사로 죄송한 것이 아니라 인간적으로 죄송한 것이지만요. 그게 뭔가하면 때로는 우리 성도들이 별로 재미 없어하고 또 관심 없어 하는 것을 열심히 말해야만 할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적어도 제 생각에는 그게 진짜이기 때문에, 그리고 그래서 그 맛을 진짜로 알면 그게 진짜 능력이 되고, 진짜 기쁨이 될 것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사도 바울이 에베소서를 편지로 적어서 에베소의 성도들에게 보낼 때, 사도 바울도 그렇지 않았을까요? 바울도 그랬을 것입니다. 이 짧은 지면에 이렇게 엄청난 내용을 담아 보내면서 그들이 자신이 아는 은혜만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감동만큼, 그만큼 에베소서의 진리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렇게 적어 보낼 수 밖에 없었겠지요. 그게 진짜니까, 이것만 제대로 알고 제대로 맛을 알게 되면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무엇이든 진짜는 얻기 힘듭니다. 쉽게 얻을 수가 없지요. 그렇지만 진짜를 얻기만 하면 그 때부터는 다른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심에 차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것만 생각하고 그것만 원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영혼이 진짜를 알고 그 진짜를 붙들고 그렇게 진짜배기 신앙생활을 하기를 원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모두에게 진짜를 붙들고 세상은 알 수도 없고 줄 수도 없는 기쁨과 영광 속에서 사는 은혜를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