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일 : 2016년 11월 24일 목요일
우리는 예수님을 믿습니다. 우리의 신앙은 예수님을 믿고 그 믿음을 통해서 하나님을 믿는 그런 신앙입니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믿었습니다. 그들 중에서 하나님을 믿지 않는다고 생각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과 바울은 분명히 유대인들의 신앙 안에 들어있는 어떤 문제를 아주 심각한 문제로 보았습니다. 그 문제를 그대로 내버려 두면 그들의 믿음은 참으로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할 정도로 그 문제는 아주 심각한 문제였습니다. 그 문제가 바로 그들은 율법을 지키는 일을 통해서 자신의 힘으로 의로워지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바울은 이 문제에 대해서 분명하게 잘라 말합니다. 율법을 지키는 일을 통해서 의로워지는 일은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말입니다. 만약 율법을 지켜서 의로워지려면 모든 율법을 100퍼센트 지켜야 합니다. 그런데, 사람 중에 그럴 수 있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니 율법으로 의로워질 수가 없습니다. 또 하나 만약 율법으로 의로워질 수 있는 길이 열려져 있다면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우리 대신 율법의 저주 아래 십자가를 지고 돌아가실 필요가 없었을 것이고, 그렇다면 예수님의 죽음은 헛된 죽음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바울은 아브라함도 율법이 아니라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아브라함을 혈통적인 조상으로 두고 있는 사람들이나 영적인 조상으로 두고 있는 사람들 모두 아브라함처럼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사람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미 예수님을 믿은 사람들 중에서 여전히 율법을 지키는 일로 의롭다하심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유대인들 중에도 있었고 놀랍게도 원래부터 율법과 전혀 상관 없이 살다가 예수를 믿은 헬라인들 중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의롭다하심을 얻으려면 예수님을 믿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꼭 할례를 받고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율법을 지켜서 의롭다하심을 얻는 일과 율법과 상관 없이 예수를 믿는 믿음으로만 의롭다하심을 믿는 일, 둘 중에 훨씬 더 쉽고 좋은 것은 후자인데사람들이 그렇게 율법을 지켜서 스스로 의로움을 얻는 일 쪽으로 기우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이것인 죄인인 인간의 습성입니다. 죄인인 인간이 가장 사랑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자기 만족입니다. 인간은 내가 내 힘으로 무언가를 했다는 만족감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모습이 우리가 예수를 믿는 일에 있어서도, 그리고 예수를 믿고 나서도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를 믿고 난 다음에도 사람들은 계속해서 자기 만족을 추구하고, 하나님의 은혜조차도 내가 무엇을 했기 때문에 나에게 주어졌다고 생각하기를 좋아합니다. ‘내가 새벽 기도했더니 복을 받았다, 내가 헌금 많이 했더니 복을 받았다, 내가 봉사했더니 병이 나았다’는 등등의 이야기들은 사실 모두가 다 그런 이야기들입니다. 겉으로는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베풀어주신 은혜를 고백하는 것 같지만 아니지요. ‘내가’라는 말에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은 다음에는 계속해서 우리 자신의 죄악된 본성과 싸워야 합니다. 내가 무엇을 해서 은혜를 얻고, 무엇을 해서 복을 받으려는 뿌리 깊은 우리 안의 욕심과 싸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은혜는 더 이상 은혜로 남아있지 못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은혜로 말미암아 얻은 의는 망가지게 됩니다. 우리는 더 이상 아브라함처럼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은 사람의 자리를 지킬 수 없게 됩니다.
우리가 처음에 어떻게 신앙을 가지게 되었는지 그것을 잊지 않고 기억한다면 우리는 이런 일을 피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을 때, 우리가 한 것이 없습니다. 할 수 있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저 이유도 모르는 채로 하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이 원리는 우리가 예수를 믿고 나서도 영원히 변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 하나님이 은혜로 덮어주지 않으시면 여전히 우리는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여전히 자기 만족과 자기 의를 추구하며 거기서 만족을 얻으려고 하는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주신 자유를 버리고 다시 율법의 저주 아래로 들어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정말 정말 안타깝고 어리석은 일이지요. 절대로 이런 선택은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절대로 이런 길로는 가지 마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은혜로 우리 안에 있는 자기 만족의 죄와 싸워서 그리스도 안에서 참 자유를 누리는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