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일 : 2017년 2월 14일 화요일
하나의 경치를 감상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대략적으로만 생각해 보아도 아주 멀리서 웅장한 전체의 그림을 바라보는 것, 적당한 거리에서 바라보는 것, 그리고 가까이서 나무 하나, 바위 하나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것 등이 있지요. 이 각각의 방법을 통해 만나게 되는 풍경은 하나의 풍경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다른 맛을 줍니다. 그렇다고 해서 풍경이 여러 개인 것은 아닙니다. 다른 것은 시각이 다른 것이지 풍경이 다른 것이 아닙니다.
계시록도 그런 식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사실 계시록이 보여주는 풍경은 하나입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온 세상의 악한 것들을 다 없애시고 온전한 하나님의 다스림과 영광만 있는 하나님 나라를 완성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계시록은 이것을 여러가지 시작에서 반복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하나입니다. 같은 것을 반복해서 보여주어서 그 안에서 더 풍성한 소망과 더 든든한 확신을 가지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것을 모르고서 계시록을 읽으면 계시록을 오해하게 됩니다. 인류의 역사가 여러 단계로 나눠져 있다고 생각하게 되거나 마지막 심판이 여러 번 반복된다고 생각하게 되거나 심시어는 예수님도 여러 번 반복해서 오신다고 생각하게 될 수 있습니다.
17장은 특별히 큰 음녀로 상징되는 바벨론, 그러니까 이 세상의 거의 모든 권세와 부를 가진 한 나라나 혹은 도시가 어떤 운명에 처해지게 될 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특별히 기록되었습니다. 큰 음녀라고 해서 어떤 여인이 아닙니다. 음녀라고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이 나라 혹은 도시가 다른 나라와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여 자신과 함께 영적인 음행인 우상숭배를 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큰 음녀는 그 당시 로마를 상징했습니다. 로마는 이 세상 그 어떤 나라보다 강한 힘을 가진 가장 부유한 나라였지만 점령한 모든 나라에 대해서 황제숭배를 강요했던 그런 나라였으니까요. 그 덕분에 하나님을 섬기는 많은 성도들이 박해를 당하고 목숨을 잃었습니다. 게다가 항상 그렇듯이 이런 로마의 곁에 붙어서 부스러기 이익을 챙기는 나라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로마는 더욱 더 강성했고 영향이 컸지요. 본문에 나오는 열 뿔과 열 짐승이 그런 나라와 그 나라의 왕을 상징합니다. 그런데, 16절에 보면 결국 이들의 동맹은 깨어지고 맙니다. 열 뿔과 짐승이 기회를 봐서 로마를 공격하고 멸망시킨 것입니다.
크고 악한 나라와 그 나라의 동맹국들! 겉으로 보면 정말 대단해 보입니다. 실제로도 엄청난 세를 과시하고요. 현실적으로 전혀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악합니다. 악하다는 것은 무엇을 뜻할까요? 악하다는 것은 그저 자기중심적이고 다른 사람을 잘못되게 하려는 본성을 가진 것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악한 사람들끼리는 자기들끼리도 하나가 되지 못합니다. 이익이 맞을 때는 함께 하고, 힘이 없을 때는 아래에 있다가도 언제든지 그 관계를 깨뜨리고 서로 물고 먹습니다. 그것이 악하다는 말의 의미입니다. 그러니 열 뿔과 열 짐승이 그렇게 쉽게 큰 음녀를 배반하고 죽인 것입니다.
우리가 왜 악해지거나 혹은 악한 편에 서면 안될까요? 그것이 악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결국 자기를 망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기 중심적으로 살면 결국 자기도 힘들어 집니다. 남들을 힘들게 하면서 살면 결국 자신도 힘들어 집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선한 것이 아니라 악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선한 것은 어떻게 될까요?당장은 손해보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어리석어 보입니다. 그렇지만 결국에는 선한 열매를 맺습니다. 현실만 생각하면 그렇게 되지 않을 것 같지만 결국에는 그렇게 됩니다. 14절은 그것을 분명히 말합니다. “그들이 어린 양과 더불어 싸우려니와 어린 양은 만유의 주시요 만왕의 왕이시므로 그들을 이기실 것이요 또 그와 함께 있는 자들 곧 부르심을 받고 택하심을 받은 진실한 자들도 이기리로다” 할렐루야!
우리가 이 세상에 살 때, 그게 쉽지 않아도 또 그게 바보같아 보여도 꼭 우리 주님 편에 서고 또 선한 편에 서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결국 크게 낭패를 보고 부끄럽게 되는 날이 꼭 오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해야만 마지막 승리의 영광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성도는 우직해야 합니다. 한 번 정한 뜻을 끝까지 지켜내기 위해서 애쓰고 힘써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주님이 완전히 승리하실 때, 그 승리를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항상 우리 주님의 승리를 마음에 그리며, 나도 그 분과 함께 승리할 날을 소망하면서 끝까지 정해주신 길을 가는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