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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7.02.15.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계시록 18장)



설교일 : 2017년 2월 15일 수요일

 


사람은 아무리 안 그런다 안 그런다 해도 자꾸 겉모습으로 그 안에 들어 있는 내용까지 판단하려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겉모습이 예쁜 것, 겉모습이 화려한 것, 크고 웅장한 것, 고급스러운 것을 보면 무조건 가치있다고 생각하게 되지요. 그렇지만 이런 사고방식은 실제로 사람들이 스스로 속아넘어가는 가장 큰 이유가 되곤 합니다. 물론 이렇게 속는 것이 그래도 되고 안 그래도 될만큼 사소하고 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면 그래도 별로 상관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때로는 그것이 너무 중요해서 절대로 그런 식으로 판단하고 평가하면 안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우리가 ‘세상’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세상’은 큽니다. 대단합니다. 힘도 셉니다. 화려하구요. 풍부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속을 들여다 보려고 하지 않고 그저 그리고 끌립니다. 롯이 소돔과 고모라에 끌려 서서히 그리로 옮겨갔고, 결국 그 곳의 유지가 되어서 살았던 것처럼 말이지요. 그렇지만 겉모습은 그저 겉모습입니다. 그 겉모습이 본질이 어떤 지를 보여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겉모습만 보고 뭐가 있겠거니 하거나 때로는 그래서 옳은 것이고 선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덥썩 그 안으로 뛰어들거나 그것을 선택한다면 그 운명 또한 롯의 운명과 같아질 수 있습니다. 


사실 오늘날은 교회도 그런 식으로 평가받는 것 같습니다. 무조건 큰 교회가 좋은 교회이고 저렇게 큰 교회가 된 데에는 뭔가 특별한 점이 있고 그것 자체가 하나님께서 그 교회의 올바름을 인정해 준 것이고 또 복주신 것이라고 말이지요. 물론 작다고 바르고 작다고 옳은 것은 아닙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크고 작음은 그 교회의 올바름과 하나님께서 복주시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설사 큰 교회가 하나님의 복을 받았다고 해도 더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그 다음에 어떻게 했느냐가 그 교회의 본질을 보여주는 것이지 그 복 자체가 그 교회의 어떠함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초대형 교회를 몇 차례 다녀본 결과 그렇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습니다. 


바벨론, 크기나 화려함, 권력이나 부로만 보면 바벨론만큼 대단한 나라는 없었습니다. 만약 겉모습만으로 바벨론을 평가하고 판단한다면 바벨론이 답입니다. 바벨론이 바른 것이고 그래서 바벨론을 따라가야 합니다. 사실 그래서 바벨론을 따라간 나라가 수없이 많았습니다. 그 권력에, 그 부유함에, 그 화려함에 끌려서 바벨론처럼 되고 싶어서 바벨론을 따라갔던 나라들, 그 나라를 숭배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 되었습니까? 바벨론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무너져도 아주 크게, 그리고 철저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참 역설적이지만 크고 화려한 만큼 더 크고 확실하게 망해 버렸습니다. 그러면 이 바벨론처럼 되고 싶어서 바벨론을 따르고 바벨론을 숭배했던 나라들과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함께 망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모두 같은 길을 가고 있었기 때문에 똑같은 운명에 처해진 것입니다. 


제가 앞서 교회 이야기를 한 이유도 교회와 성도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켜본 바로는요. 큰 교회들은요, 그 교회 사람들의 대부분이 큰 교회라는 것만으로 안심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 교회가 크니까 좋은 교회고, 크니까 문제가 없는 교회라고 생각하면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전혀 아닌데 말입니다. 작은 교회 성도들은 작은 교회 성도들 대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 교회는 작은 교회라 좋은 교회가 아니고, 부족한 교회라 문제가 있는 교회라고 생각하면서 자괴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 자꾸 더 큰 교회가 되려고만 하는 것 같았습니다. 둘 다 틀렸지요. 둘 다 답이 아닙니다. 크든 작든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사실 큰 교회일수록 시험이 더 크고 많습니다. 그들은 크기가 주는 착각과 교만을 떨쳐내고 자신의 겉모습과 상관 없이 스스로 진짜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는 작은 교회도 비슷합니다. 작은 교회는 그들의 크기를 교회의 좋고 나쁨, 복받음과 그렇지 않음과 연결시켜서는 안됩니다. 큰 교회와 비교하면서 크기라는 기준만으로 자기 교회를 비하하려는 시험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리고서 그 좋지 않은 환경 속에서 자기 믿음을 순결하고 정직하게 세워가야 합니다. 


그리고 모든 성도들은  세상을 볼 때,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세상은 크기와 화려함으로 자신을 정당화하면서 우리를 자신의 길로 끌어드리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 분별력이 없으면 아무리 하나님을 믿는다고 해도 자꾸 자꾸 세상을 향해 끌려가게 되고 결국은 세상이 맞이하는 운명과 똑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됩니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로서 우리 모두가 끝까지 중심을 지키고 본질을 지켜서 마지막에 칭찬받는 성도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