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만 잘하는 건 안된다.
목사로 일하면서 거듭 거듭 생각하게 되는 진실이다.
목사가 말만 잘 할 때
청중은 진리를 신빙성있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말만 잘하면 안된다.
그것은 오히려 청중에 대한 모독이다.
화자의 삶을 훤히 알고 있는 청중들에게는 말이다.
물론 그런 식으로 자신을 잘 모르는 청중들을 현혹할 수는 있겠지만....
그건 임시방편에 불과하고
결국 더 큰 모멸감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말만 잘 하면 안된다.
공인의 말, 목사의 말이란
적어도 지금까지 자신이 걸어왔던 아니,
최소한 걸으려고 애썼던 길의 연장이어야 하며,
말을 던졌으면
적어도 그 말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것이
말하는 자의 책임이다.
말만 잘하면 안된다.
결국 그런 말은 아무도 공감하지 않는
그래서
더욱 멸시하게 되는
의미없기에
가볍디 가벼운 울림
떠다니는 음소들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말이 너무 많아
오히려 말의 가치가 영점 아히로 떨어진 시대에
말 하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업'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
그것은
너무 무거운 짐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