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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3.05.08.새벽예배 -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요한일서 8)


요일0215to17-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요일8).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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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 요한일서 2장 15-17절


태초에 하나님께서 이 세상과 이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을 만드셨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는 그 모든 만드신 것들을 보시면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성경에서 좋다는 말은 그저 보기 좋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것은 모든 것이 있어야 할 자리에 있다는 뜻이고, 그래서 조화롭다는 뜻이고, 제대로 움직이며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며 나아가서 하나님의 영광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우리의 신앙으로 세상과 세상에 속한 것들을 바라보는 기본적인 시각입니다. 그런데, 이 모든 세상과 그 안의 모든 것들을 하나님의 뜻대로 다스려야할 수장인 인간이 죄를 지었습니다. 하나님을 왕으로 섬기기를 거부하고 자신이 왕이 되고 하나님이 되려는 반역죄를 저질렀습니다. 이 때부터 인간을 비롯한 하나님의 모든 피조물들은 신음하기 시작하고 또 왜곡되기 시작했습니다. 원래의 질서와 역할이 깨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것을 두고만 보시지 않으셨습니다. 이 문제를 바로잡고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셨고, 그 분의 보혈로 인간의 죄를 씻어주셔서 믿는 사람들만큼은 다시 제 자리로 돌려 놓으셨습니다. 그렇게 자기 자신도 변화될 수 있게 해 주셨고 또 자신을 둘러싼 세상도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주셨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 인간의 존재에 뿌리를 내린 죄는 여전히 세상을 통해 우리를 유혹하기에는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원래 선하게 창조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사람과는 달리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대하고 또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악의 도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을 제외한 피조물들은 처음부터 사람의 다스림을 받도록 지음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신음은 사실 이것 때문에 생겨난 것입니다. 자신들을 하나님의 뜻에 맞게 대하고 또 다스려 주어야 할 사람들이 하나님을 섬기지 않으니 자신들도 하나님의 뜻에 맞게 존재할 수 없게 되었고 자신이 원치 않는 역할을 하게 되었으니까요. 


기독교 신앙에서는, 사람이 사랑할 수 있는 대상은 딱 둘 밖에 없습니다. 하나는 하나님이고 나머지 하나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과 사람 안에만 하나님의 형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둘 중에서도 사람은 사랑에 있어서 하나님과 경쟁자가 되어서는 안됩니다. 항상 하나님 다음 자리에 자리잡고 있어야 하고, 그 자리를 넘어가면 안됩니다. 그런 점에서 사람은 절대적인 사랑의 대상이 아니라 상대적인 사랑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과 인간이 아닌 다른 피조물들, 그러니까 이 세상은 사랑의 대상이 아닙니다. 애초부터 그런 것들은 사랑하라고 주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물론 우리는 그것들을 아끼고 보호하고 돌봐주어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우리의 역할들은 그것들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그것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을 보며 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행동이 되어야 하고 우리의 참된 유익을 찾는 행동이 되어야 합니다. 이 범위를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14절에서 우리가 악한 자를 이겼다고,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악한 자를 이길 수 있다고 말해주었던 요한은 15절로 넘어오면서 “이 세상이나 이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지 말라 누구든지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안에 있지 아니하니”라고 분명하게 경고합니다. 악한 자에게 지는 것은 죄를 짓는 것이고, 악한 자에게 이기는 것은 죄의 유혹을 이겨내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죄가 무엇일까요? 겉으로 드러나는 수많은 모습이 있지만 죄는 본질적으로 세상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해야할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지 말아야 할 세상을 사랑하는 것. 이것이 바로 죄의 본질입니다. 그래서 죄를 이긴다는 것, 악한 자를 이긴다는 것은 바로 세상을 사랑하려는 유혹을 이겨낸다는 뜻이 됩니다. 요한은 우리에게는 이미 그것과 싸워 승리한 경험이 있고, 또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강력한 무기가 있으니 그 유혹을 이길 수 있고, 또 이겨내야 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는 기독교가 하나님도 사랑할 수 있고, 세상에 속한 것들도 사랑할 수 있는 종교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지만 성경은 어디를 보아도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항상 우리에게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세상을 사랑할 수 없다고,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고 말합니다. 언젠가는 하나님이냐 이 세상이냐 두 가지 중의 하나로 우리의 사랑을 쏟아야 할 대상을 결정해야 하며, 그 대상은 반드시 하나님이 되어야만 한다고 말합니다. 이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면 하나님의 사랑이 그 안에 없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세상이나 세상에 속한 것을 사랑하게 되면 그 때부터 하나님은 우리의 사랑의 대상으로 계시지 못합니다. 그것들이 하나님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는 것은 결국 다시 구원받기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16절은 그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는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이니 다 아버지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부터 온 것이라”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이 세상 자체가 악한 것은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세상 자체가 악의 근원이 아닙니다. 선한 것입니다. 그렇지만 죄인인 우리들이 세상과 거기 속한 것들을 사랑하기 시작할 때, 그것의 의미와 역할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우리가 어떤 것을 사랑한다는 말의 의미는 그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다는 것이고, 그것 자체에서 기쁨과 만족을 얻으려고 한다는 것이며, 그래서 그것에 대해 욕심부리고 집착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게 될 때, 우리 내면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원래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더 많이 생각하게 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보게해 주기 위해서 지음받고 우리에게 주어진 것들이 우리가 그런 것들을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의 대상이 되기 시작합니다. 하나님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고 자신에게 집착하게 하는 도구로 사용되어지게 됩니다. 


원래 우리는 하나님만을 갈망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만을 갈망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기 시작하면 우리의 거듭나지 못한 본능이 요구하는 것을 갈망하게 됩니다. 그저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인 줄 알게 되고 그것에 욕심을 부리게 됩니다. 또 그렇게 해서 얻은 것들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을 높이게 됩니다. 결국 세상에 대한 사랑은 자신을 하나님으로 만드는데 사용되고 맙니다. 그래서 우리가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을 사랑하게 될 때, 그것은 더 이상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고 완전히 역기능을 하게 됩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이 세상과 세상에 속한 것들을 사랑하면 안되는 아주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세상과 세상에 속한 것들과 또한 그것들을 욕망하는 우리의 욕심도 영원한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것, 지나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원래 사랑하는 대상을 닮아 가도록 그렇게 지어졌습니다. 원래 하나님을 사랑하면서 하나님을 닮아가도록 지음받은 존재가 바로 사람이니까요. 그런데, 사람이 지나가고 사라지는 것들을 사랑하면서 그것만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사람도 그렇게 되어버리고 맙니다. 왜 사람의 인생이 덧없어집니까? 왜 인간의 삶이 허무합니까? 흔히들 표현하듯이 왜 자신의 존재의 가벼움을 못 견디어 합니까? 그것은 모두 영원한 하나님이 아니라 지나가는 세상과 그 세상을 사랑하는 자신의 욕망에 의지해서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바람처럼 지나가고 구름처럼 흩어지는 세상에 속한 것들과 욕심을 따라 살아가니 그렇게 허무해지고 그렇게 가벼워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이나 세상에 속한 것들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는 물론 그래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우리 자신의 인생을 위한 가장 지혜로운 선택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영원하신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분의 영원하신 말씀을 붙들고 살아갈 때, 우리도 우리가 사랑하는 하나님을 닮아 충만하고 견고한 삶을 살며, 결국 그 분과 함께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거하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과 세상에 속한 것들을 향한 사랑은 버리면 큰일나는 보물이 아닙니다. 없으면 살 수 없는 그런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가 벗어 버려야 하는 더럽고 헤어진 옷과 같은 것입니다. 풍성하고 견고하며 흔들림이 없는 삶을 살려면 떠나버려야 할 곧 무너져 버릴 집과도 같은 것입니다. 더 이상 사탄에게 속지 마십시오. 우리 욕심이 바라는 것, 우리의 눈이 좋아하는 것, 그리고 자랑거리로 삼고 싶은 모든 것들... 그런 것들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이 아닙니다. 그런 것들은 사랑해서는 안될 것들이며 우리의 영생을 책임지기에는 너무나 부실하고 일시적인 것들입니다. 


우리에게는 이미 이런 것들에 대한 유혹을 떨쳐 버릴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악한 자를 이긴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능력을 묵혀만 두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영원하신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해서 그릇된 나의 사랑의 방향을 하나님에게로 돌이키는데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하나님 처럼, 그리고 그 하나님의 말씀처럼 영원히 거하는 성도들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