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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금요기도회

2014.09.19. 금요기도회 -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사도행전 76)


행1301to12 -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사도행전76).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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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 사도행전 13장 1–12절



안디옥 교회는 무척 큰 교회가 되었습니다. 지도자가 넷 씩이나 되었던 것을 보아도 그 교회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디옥 교회는 수적인 면에서만 큰 교회가 아니라 정말 큰 마음을 지닌 성도들의 교회였습니다. 그것은 이들이 세워진 지 얼마 되지 않은 교회였고 또 자신들도 넉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예루살렘 교회를 힘이 넘치게 도와 준 것과 출신과 인종이 다른 네 명의 지도자들을 자신들의 지도자로 받아들였던 것을 통해 이미 충분히 살펴 본 바 있습니다. 우리는 큰 교회라고 하면 자꾸 교회의 건물의 크기와 사람의 숫자를 생각하는 버릇이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진정으로 큰 교회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그 교회를 진짜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그 교회를 이루고 있는 성도들의 마음의 크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마음이 큰 사람, 예수 믿고 마음이 커진 사람들만이 정말로 큰 교회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한국 교회 안에 진정으로 크다고 말 할 수 있는 교회가 몇 교회나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크기는 큽니다. 모이는 수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이 나라 안에는 그런 교회가 정말 많습니다. 그렇지만 얼마나 넓은 마음과 생각으로 전체 한국교회를 생각하고 주변의 작고 어려운 교회들을 섬기며 자기들 안에서 이런 저런 차이나 다른 점들을 극복하면서 서로를 향해 열린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도 여러 큰 교회를 다녀 본 경험으로 보면 그런 점에서 그런 교회들이 과연 진정으로 큰 교회라고 말할 수 있는지 자신이 없습니다. 


큰 교회란 내부적으로도 서로 자신을 고집하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에게 열린 마음으로 대하는 교회이고, 외부적으로도 자기 교회의 잘되는 것 뿐 아니라 진정으로 다른 교회들을 위해서 기도할 줄 알며 돌보아야 할 약한 교회들을 힘을 다해서 돕는 교회를 말합니다. 더 많이 더 많이 성도들을 끌어 모으려고 하지 않고 몇 몇 교회가 이미 그런 일을 시작했듯이 그렇게 많아진 성도들을 파송하여 작고 힘든 교회들을 세워줄 수 있을 만큼 바깥을 향해 열린 교회를 말합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지금보다 얼마나 더 성장하게 하실지 모르지만, 그 크기가 얼마만한 크기가 되든 상관없이 마음만큼은 정말로 큰 성도들의 큰 교회가 되기를 바라면서 목회를 하고 있습니다. 제가 종종 불편한 줄 알면서도 서로를 대하는 우리들의 마음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우리의 마음이 커질 수 없고, 그러면 교회의 사이즈와 상관없이 우리 교회는 진짜로 큰 교회는 될 수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안디옥 교회는 진정으로 큰 교회였습니다. 우리 교회 안에 이런 안디옥 교회를 닮은 아름다운 모습들이 더 많아져서 마음만큼은 그 어떤 교회 성도들보다도 크고 넓은 그런 성도들의 교회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오늘 함께 읽은 본문은 안디옥 교회를 함께 돌보았던 네 명의 지도자들 중에서 바나바와 사울이 부르심을 받아 구브로 섬의 선교사로 보내심을 받고 거기서 일하는 모습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바울이 총 세 번에 걸쳐서 긴 선교여행을 했는데요. 오늘 본문은 바로 그의 첫번째 선교여행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처음으로 어떤 열매를 맺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우리가 하나님께 소명을 받아 하나님의 일을 하는 일에 대한 모범이 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부름받고 어떤 일에 사용된다는 것은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그것에 대한 교회와 성도 개인의 역할과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이런 것들이 오늘 본문 속에 다 들어 있습니다. 오늘 부터는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한 가지씩 한 가지씩 살펴 보겠습니다. 


먼저 3절을 보면 네 사람의 지도자들이 금식하며 주님을 섬겨 기도할 때에 성령님께서 네 사람에게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고 하셨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바나바와 사울 두 사람을 본격적인 이방인 선교에 부르시는 장면인데요. 이 짧은 구절 속에는 우리가 ‘하나님의 일’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 우리가 꼭 알아야 하고 잊으면 안되는 아주 중요한 원리가 들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사람들에게 맡기시는 모든 일들은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맡기시는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바울의 선교여행을 생각할 때면 거의 항상 바울 개인의 대단함과 성과를 생각하고 바울 개인에게 집중하기 쉽지만 바울은 그저 하나님께서 그에게 맡기신 일을 감당했을 뿐입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하나님께서 바울을 통해 이루려고 하시는 일에 자신을 드렸을 뿐입니다. 


우리가 그것이 크든 작든 그리고 빛이 나든 그렇지 않든 하나님의 일을 할 때, 굉장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일이 나에게 맡겨지기 전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일단 나에게 맡겨지고 난 이후에는 그 일을 내가 잘 해야 하는 나의 일로 생각하게 되기가 쉽다는 것입니다. 당사자에게 물어보면 다 자신이 하는 일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맡기신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그가 그 일을 하는 동기나 방법을 살펴보면 전혀 그렇게 일하지 않습니다. 자기 계획, 자기 생각, 자기 취향, 자기 능력, 심지어는 자기 욕심만이 드러납니다. 일을 이루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도 하나님의 방법이 아니라 그저 세상 사람들이 사용하는 세속적인 방법들입니다. 여기에는 목회자나 성도들이나 별로 차이가 없습니다. 


내가 감당해야 할 하나님의 일은 ‘나에게 맡겨진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나에게 맡겨진 하나님의 일’입니다. 이 두 가지의 차이를 아시겠습니까? 이 말의 차이가 느껴지십니까? 그 일도 하나님의 일이고 나를 세우신 것도 하나님이시고 그 일을 나에게 맡기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내 손에 쥐어졌다고 해서 나의 일이 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 일이 ‘하나님의 일’이라는 사실은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다가 오히려 죄를 짓고 타락합니다.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더 탐욕적이되어 힘을 탐내고 재물을 탐내게 됩니다. 마음에는 분노와 불만이 더 많이지게 되고, 더 교만해지게 되고, 또 사람들에게 자꾸 상처를 주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일이 이렇게 되는 이유는 이미 그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자신의 일이라고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일을 하나님 중심이 아니라 자기 중심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하나님의 일을 자신의 일로 여길 때, 그 사람은 그 일의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노력하게 마련이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 또 자기 욕심을 채우려고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이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내고 조급해 지며, 사람들을 미워하고 정죄하게 되며 힘이 있을 때는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게 되는 것입니다. 


제가 우리 교회에 와서 우리 교회를 섬기면서 처절하게 깨닫게 된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저는 제가 담임목회를 시작하기 전까지 제가 목사로서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고 있었습니다. 참 우습게도 꽤 괜찮은 목사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를 섬기면서 저는 제가 목사로서는 정말 형편 없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가장 먼저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가 그런 줄 모르고 있었지만, 저는 하나님께서 저에게 맡기신 일을 말로는 하나님의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저의 일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솔직히 제가 기대하던 대로 목회가 흘러가지 않는다고 여기질 때마다 얼마나 조급해지고 좌절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마음에 분노가 생기고 또 성도들을 정죄하는 마음도 품게 되고… 물론 자주 그랬던 것은 아니지만, 불쑥 불쑥 목회를 나의 일로 여기는 그런 마음이 강해질 때면 그런 마음도 함께 강해지곤 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일들을 제대로 감당하려면 우리는 항상 그 일이 나의 일이 아니라 여전히 하나님의 일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내 일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 일은 나를 망가뜨려 놓습니다. 오히려 그 일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죄를 범하게 되고 또 그 일 때문에 마음을 상하게 됩니다. 내가 그 일을 잘 하면 교만해지고, 잘 못하면 열등감에 빠집니다. 일이 내 맘대로 되면 온 세상이 자기 것처럼 여겨지지만 일이 내 맘대로 되지 않으면 신경질부터 납니다. 이것이 내가 어떤 일을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로 여기고 있을 때, 우리의 안과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들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고 또 어떻게 일하든 그 일이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일이라는 사실은 변할 수가 없습니다. 사실 우리의 인생조차도 그렇지요. 크게 보면 우리 인생 전체도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기신 하나님의 일입니다. 이것을 모르고 또 자꾸 잊어버리면서 살아가기 때문에 우리가 우리의 인생을 대할 때에도 우리가 하나님이 우리에게 맡기신 일을 우리의 일로 여길 때와 똑같은 부정적인 일들이 벌어지는 것입니다. 사실 어떤 사람이 일을 대하는 태도와 자기 인생을 대하는 태도는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인생이든 특정한 일이든 그것을  하나님의 일로 생각하는가 아니면 나의 것으로 생각하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우리들 각자의 대답이 그 뒤에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우리에게 맡기실 일만 하나님이 고르신 것이 아니라 그 일을 맡기실 우리들도 하나님이 고르셨습니다. 성경은 그것을 세웠다고 표현합니다. 때로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하다가 보면, 왜 이렇게 부족한 나에게 이렇게 힘든 일을 맡기셨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저는 그것이 자신을 제대로 아는 사람들의 가장 건강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내가 할 만 하니까, 충분히 자격이 있고 능력이 되니까 그 일을 하나님께서 나에게 맡기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가장 크게 잘못 생각하는 사람이겠지요. 이 세상 누구라서 죄인인 인간이 하나님의 일을 맡아 그것을 제대로 할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을 수가 있겠습니까? 


우리는 누구나 하나님의 일을 하나님의 일 답게 해 낼 수 있는 능력도 부족하고 영적인 자질도 턱없이 부족한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런데요. 성도 여러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그 일을 맡기셨습니다. 우리가 그렇다는 것을 다 아시면서도, 그런 우리를 세우시고 우리에게 그 일을 맡기셨습니다. 그렇다면 성도 여러분, 하나님께서 그 일을 맡기면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것은 우리가 그 일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 아닐까요? 저는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부족한 우리에게 하나님의 일을 맡기실 리가 없겠지요. 


하나님이 부족한 우리에게 우리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맡기시는 것은 우리가 그 일을 잘 하는 것을 기대하시기 때문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 일을 하나님의 뜻에 합당하게 제대로 하려고 애쓰는 것을 보고 싶으셔서 그러시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하나님의 일 답게 해 내지 못하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그 일 자체를 잘 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잘 해서 좋은 결과를 내놓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이게 당연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이 ‘잘 하겠다는 생각’ 그리고 ‘좋은 결과를 내놓고 싶다는 생각’이 끼어들기 시작하면 그 때부터 하나님의 일은 나의 일이 되어 버립니다. 잘 하고 또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 사용해서는 안될 방법을 동원하게 되고, 또 그 일 때문에 압박감과 조급함에 시달리게 됩니다. 


우리는 왜 하나님께서 부족한 우리들에게 하나님의 일을 맡기셨는지 그 마음을 잘 헤아려야 합니다. 그래야 하나님의 일은 계속해서 하나님의 일이 될 수 있고, 그 속에서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마음껏 이루어 가실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 전체가 그것을 증명해 줍니다. 왜 사도행전에 기록되어 있는 교회의 역사들은 대부분 그렇게 은혜롭고 선교의 역사는 또 그렇게 영광스러울 수 있었을까요? 저는 그것이 사도행전에 나오는 성도들이 대단해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도 부족한 사람들이었지요. 그렇지만 그들은 적어도 항상 하나님의 일을 하나님으로 생각하며 하나님의 일답게 행하려고 애썼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사도행전에 나온 아름답고 영광스러운 이야기들 속에 등장한 성도들을 하나 하나 생각해 보면 그들이 모두 그런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성도 여러분, 교회나 성도는 철저히 하나님께 의존해야 합니다. 자기가 나서서 무언가를 잘 해보려고 하고, 그래서 빛나는 열매를 만들어 내는 것, 그렇게 해서 자기 능력을 증명해 보이는 것은 교회와 성도가 가장 피해야 할 일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게 하려는 순간부터 하나님의 일은 인간의 일이 되고, 그러면 그 일은 우리 자신을 괴롭히고 또 교회에 세상을 끌어들여 교회를 아프게 하는 일이 됩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께서 세우시고 또 하나님의 일을 맡기신 하나님의 종들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해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세우시고 하나님의 일을 맡기셨다는 것. 이것은 절대로 변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우리의 인생을 맡기셨고 또 하나님의 일을 맡기셨습니다. 부족한 줄 아시면서도 우리를 세우셔서 그렇게 하셨습니다. 잘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 아닙니다. 우리의 책임은 항상 하나님의 뜻 안에 머물려고 애쓰면서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나머지는 하나님께서 그런 우리들을 통해서 이루어 가실 것입니다. 항상 이 믿음으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하나님이 이루시는 일들을 보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