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1.13.신년특별새벽기도회 7.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아니하면(특새 7)



20150113D.mp3.zip





본문 :  요한복음 13장 1-11절




어제는 교회는 말씀의 터 위에 예수 그리스도를 모퉁이돌로 하여 성령님 안에서 하나님의 집으로 함께 지어져 가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에베소서의 말씀을 함께 묵상했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교회라는 말을 생각하고 또 사용할 때마다 잊지 말고 함께 생각해야 할 말씀입니다. 이 말씀 안에는 과연 교회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그 교회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며 어떤 마음으로 품어야 하는지, 그리고 왜 우리가 교회의 부족하고 연약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교회에 소망을 둘 수 있는지, 아니 소망을 두어야만 하는지 이런 내용들이 모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교회와 교회 안의 성도들을 바라볼 때 이 말씀을 기준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교회가 무엇인지 확실히 알면서도  교회를 바라보면서 마음에 필요 없는 상처나 냉소적인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 그래서 오히려 교회를 통해서 하나님의 집으로 함께 세워져가는 영광과 은혜를 놓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에베소서는 우리가 분명히 ‘함께 세워져 가는 사람들’이라고 말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성도들이, 그리고 교회와 교회가 서로 연결되어져 가면서 하나님의 거처로 세워져 가고, 또 그렇게 연결되어져야만 하나님의 거처가 될 수 있는 것이 바로 교회입니다. 그래서, 성도는 무엇보다도 서로가 ‘연결’되어져야 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오늘은 그렇게 서로가 정말로 연결되기 위해서 우리들 사이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어제 이미 큰 틀에서는 서로 받아주고 기다려주지 않으면 연결될 수 없다는 것을 말씀드렸지만 오늘은 이것을 좀 더 정확하게, 그리고 우리 주님의 말씀을 통해서 배워보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 위에서 보내시는 마지막 유월절이 되었습니다. 이 절기에 즈음하여 예수님께서는 세상에 있는 자기 사람들을 사랑하시되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이제부터 예수님께서 행하시는 일들은 예수님의 더욱 더 크고 간절한 사랑의 표현일 수 밖에 없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 만찬을 가지시는 중에 예수님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대야에 물을 떠 오셨습니다. 제자들은 너무 당황했습니다. 예수님께서 무엇을 하려고 그러시는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이 당황하든 말든 예수님께서는 한 사람, 한 사람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습니다. 다른 제자들은 그저 당황스러워 할 뿐 이 일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서 그저 예수님께서 하시는 대로 내버려 두었습니다. 이 일에 제동을 건 사람은 베드로였습니다. 베드로는 이유야 어쨋든 이 일을 말려야 하겠다고 생각했고, 드디어 자기 차례가 되자 도대체 왜 이러시냐는 듯이 “주님, 어찌 주님께서 제 발을 씻기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베드로의 만류에 예수님께서는 부드럽게 대답하셨습니다. “내가 하는 것을 네가 지금은 알지 못하나 이 후에는 알리라” 그렇지만 베드로는 더 완강하게 거부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라는 말씀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신 일은 그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그런 일이 아니라 예수님과 제자들 사이, 그리고 예수님과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모든 성도들 사이에서 반드시 일어나야만 하는 아주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예수님과 제자들, 그리고 예수님과 우리들 사이의 관계는 예수님의 죄를 씻어주시고 용서해 주시는 은혜를 통해서 맺어진 관계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또 지금도 우리 죄를 용서해 주시는 은혜는 그냥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자신을 우리를 위한 유월절 어린 양으로 내어 주셨기 때문에, 그리고 몸을 낮추어 종이 되셔서 우리의 발을 씻어 주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죄를 용서받을 수 있었고 또 지금도 용서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용서를 통해서 우리는 주님과 상관있는 사람들이 되었고 또 지금도 예수님과 상관있는 사람들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14절 이후를 보면 주님은 그렇게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신 후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는 것이 옳으니라 내가 너희에게 행한 것같이 너희도 행하게 하려 하여 본을 보였노라 너희가 이것을 알고 행하면 복이 있으리라” 예수님께서는 예수님과 우리들이 하나로 연결되는 방식과 우리 서로가 연결되는 방식이 똑같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의 겸손과 섬김이 끈이 되어 우리가 주님과 연결되었듯이 우리들 사이에도 겸손과 섬김이 있어야만 그것이 끈이 되어 우리들 서로를 연결시켜 줄 수 있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의 종의 자리로 가셔서 우리들의 더러운 발을 씻어주시는 일을 통해 우리와 상관있는 분이 되셨습니다. 우리도 서로 몸을 낮춰 서로를 용서하고 섬길 때, 비로소 서로 상관있는 사람들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만이 모퉁이 돌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추춧돌 삼아 성전으로 세워져 가는 우리들을 하나로 묶을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발 씻어 주시는 은혜 덕분에 지금도 예수님께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 은혜 덕분에 예수 그리스도 안에 머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 은혜의 끈으로 인해 주님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들 또한 서로를 향해 그렇게 해야 마땅할 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용서하지 못하고 용납하지 못하며 그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게 되는 것은 여전히 우리가 너무 높아져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더럽혀져 있고 함께 예수님의 씻어주시는 은혜가 필요한 처지이면서도 내가 더 높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간적으로만 본다면 그럴 것입니다. 누군가는 조금 더 나을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세련되고 수준이 높을 수 있구요. 그렇지만 우리는 모두 항상 발을 더럽히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주님의 발 씻어 주시는 은혜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점에 우리들은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하나님의 집으로 지어져 가는 영광과 풍성한 은혜를 누리려면 우리는 우리가 이런 점에 있어서는 전혀 차이가 없고, 어떻게 보면 바로 그 공통점 때문에 주님과 상관이 있어진 그런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른 사람, 그것도 모자라 보이고 투박해 보이고, 수준이 낮아 보이는 사람을 받아 준다는 것. 사실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저에게도 이 일은 항상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그렇다고  해서 서로 받아주고 용서하고 기다려주려는 노력을 포기한다면 우리 광현교회는 절대로 함께 지어져 가는 하나님의 성전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면 그런 교회로 있을 때에만 누릴 수 있는 그 풍성함을 잃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올해는 우리 모두가 서로 이런 저런 차이점들을 넘어서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발 씻겨 주신 은혜를 서로에게 흘려 보내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주님과 우리가 그렇게 연결되어 지고 또 상관있어 졌듯이 우리들 서로도 진실로 그렇게 연결되고 진실로 상관있어져서 우리의 관계 안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를 맛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아침의 기도제목을 드리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내가 너를 씻어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다”고 하셨고, 제자들에게 “내가 주와 또는 선생이 되어 너희 발을 씻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하셨습니다. 오늘은 내가 항상 주님의 발을 씻어주시는 은혜 덕분에 주님과 상관있는 사람으로 살고 있음을 잊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구요. 또 우리도 주님을 따라 서로의 발을 씻어 줄 수 있는 겸손하고 낮은 마음을 갖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그런 낮은 섬김으로 온전히 하나 되게 해 달라고, 진실로 서로 상관있는 지체들이 되는 풍성함을 알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님 닮은 겸손함을 주셔서 기꺼이 서로의 더러운 발을 씻어주는 아름다움 섬김과 용납의 은혜를 나누게 해 주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