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06.16.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마태복음 15-16장)


20160616D.mp3.zip





설교일 : 2016년 6월 16일 목요일


 



성도 여러분, 여러분은 구원의 확신이 있으십니까? 내가 하나님의 자녀이며 하나님 나라 백성이라는 확신이 있으십니까? 물론 이 확신이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확신이 있다고 해서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니고 확신이 없다고 해서 구원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구원은 하나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구원의 확신을 가지는 것은 무척 중요합니다. 이 확신이 없으면 우리의 믿음은 흔들리고 그러면 우리의 삶도 영혼도 불안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확신을 가지는 일과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우리가 구원을 얻었으며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사실이 감사와 겸손의 이유,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야 할 이유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영적인 안이함의 이유가 되고 영적인 자격증쯤으로 여겨지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우리의 신앙이 망가지는 지점이 바로 이 곳이기 때문입니다. 


15장에는 대조적인 두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나는 예수님을 찾아와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먹는다고 비난한 바리새인들과 서기관들에 관한 이야기와 예수님께서 두로와 시돈지역에서 만난 한 가나안 여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당시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표 유대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사람들은 만약 딱 두 사람만 하나님 나라에 들어간다면 그것은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아마 이 두 부류의 사람 자신들도 그렇게 생각했을 것입니다. 자기들만큼 당당한 유대인이 없고, 자기들만큼 자격을 갖춘 하나님 백성이 없다고 확신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유대교 신앙에 있어서 자신들이 모든 것의 기준이 되어 있는 두 사람은 자기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평가하고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드디어 예수님의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서 음식을 먹는 일까지 정죄하는데 이르렀고, 그것을 가지고 예수님을 공식적으로 비난하는 데까지 갔습니다.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그 당시 손을 씻고 음식을 먹는 것은 상례였고, 그것은 스스로 하나님 앞에서 부정해지지 않기 위해서 하는 노력이었으니까요. 


이들의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그것은 이들이 남들이 조상들이 정해 놓은 전통을 지키는 일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정죄하면서도 자기들 스스로가 사람들을 가르치기 위해서 만든 전통을 가지고 너무나 명백한 하나님의 말씀을 부인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입니까? 이것은 사실 스스로 하나님 위에 올라가 버린 것입니다. 세상이 하나님 앞에서 이것보다 악한 것은 없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표현을 빌면 자기들 속에 있는 가장 큰 교만을 입을 통하여 밖으려 내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두로와 시돈지역에서 만나셨던 가나안 여인은 그야 말로 이방인 중의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이방인은 예수님을 향해 “다윗의 자손이여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물론 귀신들린 자신의 딸을 고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지만 그래도 예수님을 향해서 다윗의 자손이라고 말한 이 여인의 고백은 예수님에 대한 100퍼센트 정확한 고백이었습니다. 그리고, 불쌍히 여겨달라는 외침 또한 인간이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최고의 기도였습니다. 그런데, 이 여인은 뜻 밖의 거절을 당합니다. 예수님께서 이 여인을 개취급하시면서 나는 이스라엘 집의 잃어버린 양에게 보냄을 받았지 다른데도 보냄을 받지 않았다고 하신 것입니다. 그렇지만 여인은 화를 내거나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그대신 “맞습니다. 주님, 그렇지만 개들도 자기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라고 응답했습니다. 이 여인은 예수님을 자신의 주인이라는 점을 100퍼센트 인정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그 주인이 기르는 개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이 여인은 그렇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받아먹을 자격이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드디어 이 여인에 대한 시험을 끝내시고는 그 여인에게 “여자여 내 믿음이 크도다 내 소원대로 되리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해서 이 여인은 딸을 귀신들림에서 구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믿음까지 칭찬을 받게 되었습니다. 


성도 여러분, 누가 진짜 이스라엘 사람일까요? 누가 진짜 하나님의 백성일까요? 그것은 조상 때부터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에 자신이 하나님 백성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스스로를 부족함 없는 하나님 백성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려고 드는 사람이 아닙니다. 스스로 하나님 앞에서 재판관 노릇하는 사람도 아니구요. 참 이스라엘 사람, 정말로 구원얻는 사람은 자신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가치없고 보잘 것 없는 존재인지를 알기 때문에, 그 하나님을 향해서 불쌍히 여겨달라고 부르짖는 사람입니다.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 같은 은혜라도 얻기 위해서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는 사람이며, 그러면서도 하나님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낙심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 정도의 믿음을 가진 사람, 그러면서도 자기 자신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겸손한 자리에 머물줄 아는 사람입니다. 


사람은 본성적으로 가나안 여인보다는 바리새인과 서기관을 더 선호합니다. 그들의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의 확신은 확신이 아니라 교만이며 근거 없는 맹신입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백성들 속에서 보기를 원하시는 믿음은 가나안 여인이 가졌던 믿음입니다. 겸손하면서도 흔들림 없는 믿음,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며 그 분 앞에 있는 나는 어떤 존재인지를 알고 그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 믿음 말입니다. 


우리 모두의 믿음이 사람들이 인정하고 부러워 하는 그런 모습이 아니라 우리 주님 인정하시는 겸손함과 간절함을 모두 지닌 그런 모습의 믿음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