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일 : 2016년 9월 30일 금요일
사도행전 9장이 하나님께서 하나님을 믿기는 믿고 있었지만 완전히 잘못된 방향에서 오히려 하나님께 불순종하고 교회를 핍박했던 한 사람을 찾아가시고 그를 다시 되찾으시며 바른 방향으로 되돌려 놓으시는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 10장은 이방인을 찾아가셔서 그에게 복음을 듣게 하시고 그를 구원하셨던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에 대한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고넬료는 이방인이었습니다. 로마의 장교로서 유대교를 아주 신실하게 믿었던 사람입니다. 그 당시 대부분의 유대인들은 어떻게 보면 유대교를 믿기는 믿되 참 어그러진 모습으로 믿고 있었습니다. 그저 자신들이 유대인들이며 할례를 받은 사람들이고 또 율법을 가지고 있다는 그 사실만 붙들고 이미 마비되고 죽은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고넬료는 유대인이 아니었지만 정말 유대교를 유대교 답게 믿는 사람이었습니다. 9장 2절을 보면 이렇게 기록하고 있지요. “그가 경건하여 온 집안과 더불어 하나님을 경외하며 백성을 많이 구제하고 하나님께 항상 기도하더니…” 이 구절을 보면 그가 얼마나 신실하고 진실되게 하나님을 섬겼는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습니다. 그는 온 집안, 그러니까 종들까지 포함하여 자기 집안에 속한 모든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전했고 모두가 하나님을 믿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하나님을 경외하는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에만 열심을 냈던 것이 아니라 자신이 근무하는 지역의 식민지 백성들에게 자신의 것을 많이 나눠주어 구제하는 일에도 열심을 냈습니다. 이 두 가지는 유대교 신앙이 정말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가지입니다. 그런 점에서 고넬료의 하나님을 향한 신앙은 정말 신앙다운 신앙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고넬료는 이방인이었습니다. 아무리 해도 유대인이 되어 100퍼센트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는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런 사람을 그냥 내버려두실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을 먼저 찾아가셨고 또 사역을 위해서 룻다를 거쳐 욥바에 와 있던 베드로를 움직이셔서 고넬료와 집안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셨고, 그렇게 그들에게도 성령을 부어주셔서 이들을 구원해 주셨을 뿐 아니라 유대인들까지도 이 사람들이 부족함이 전혀 없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분명히 이 사람에게 복음을 전한 것은 베드로였습니다. 그렇지만 베드로는 오히려 고넬료를 통해서 사람들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이 은혜가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시는지를 확실하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베드로도 유대인입니다. 유대인으로 나서 유대인으로 자랐고 그래서 철저히 유대인다운 생각과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베드로는 여전히 유대인이 아닌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들을 구원하는 일에 대한 어쩔 수 없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이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기 전에 자신에게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환상을 통해서, 그리고 이 고넬료를 만나고 하나님께서 고넬료와 집안 사람들에게도 성령을 부어 주시는 것을 보면서 그 틀을 깨뜨릴 수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내가 참으로 하나님은 사람의 외모를 보지 아니하시고 각 나라 중 하나님을 경외하며 의를 향하는 사람은 다 받으시는 줄을 깨달았도다”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베드로는 그 이전에도 하나님께서 외모를 보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저 머리 속에만 있는 지식이었지 그의 생각과 삶에 영향을 미치는 그런 살아있고 힘있는 지식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고넬료 덕분에 그것을 깨뜨릴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 후에 베드로가 이방인들에게도 거리낌 없이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고넬료 덕분이었던 것입니다.
바울은 교회와 성도를 앞장서서 핍박하는 사람이었지만 복음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살아가는 사도가 되었습니다. 고넬료는 그저 유대교를 믿고 하나님을 믿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는 이방인이었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방인과 유대인들을 차별하지 않으시며 모두를 구원하시는 분이시라는 사실을 공식적으로 증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자신도 영광스럽게 구원을 받았구요.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은혜가 섭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고 풍성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은혜와 섭리로 구원할 자는 반드시 구원하시고, 그들을 통해 이루실 일들은 반드시 이루십니다.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사람들을 통해서 기대하지 못 했던 일들을 이루어 가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의 능력은 그 무엇도 좌절시키거나 실패하게 만들 수 없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항상 하나님의 은혜와 섭리 속에서, 그 능력을 믿으며 사는 우리들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우리를 향한 그 분의 선하신 뜻이 모두 이루어져 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런 은혜와 복을 놓치지 않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