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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11.04.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고린도전서 5-6장)

* 11월 부터는 음성파일을 올리지 않습니다. 새벽예배 설교준비는 하지만 새벽예배에 참석하시는 분들이 없을 때가 많아서 설교를 하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설교일 : 2016년 11월 4일 금요일





성도는 거룩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룩함이란 구별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런데, 거룩함이 구별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 거룩함이 종종 오해되기도 합니다. 산 속에 들어가 홀로 기도만 하는 것, 음식을 가려먹고, 몸 가짐을 천천히 하고 말도 낮은 톤으로 젊잖게 하는 것, 믿지 않는 사람들과 가까이 하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을 거룩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거룩함은 이런 것이 아닙니다. 원래부터 거룩함이란 그저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해서, 또 하나님께 속하기 위해서 구별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거룩함이란 하나님의 기준에 맞는,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 그저 겉으로 어떤 모습을 취하고 또 특정한 행동을 하는 것을 거룩하다고 하지 않습니다. 


고린도 교회 성도들이 바로 거룩함을 오해한 대표적인 사람들이 아닌가 합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다른 사람들과 구별하기를 좋아했습니다. 누구에게 배웠느냐, 누구에게 세례를 받았느냐, 누가 더 수준 높은 지식을 가졌느냐 이런 것들로 자신들을 다른 사람들과 구별하려고 했고,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과는 아예 인간관계를 맺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거룩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이 사람들은 진짜 거룩한 모습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았습니다. 당을 지었습니다. 서로 다투고 시기했습니다. 비교했습니다. 교만했습니다. 젊은 계모와 부적절한 관계에 빠지기도 했고, 교회 내부에서 일어난 성도들 사이의 일을 가지고 사회법정으로 나가서 성도가 성도를 상대로 법정싸움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종교적이고 외형적으로는 다른 사람들과 구별되려고 했는지 몰라도, 실제 삶의 모습 속에서는 하나도 믿지 않는 사람들과 다른 점이 없는 전혀 거룩하지 않은 삶을 살았습니다. 


원래 성경에서 거룩함은 우선은 어떤 사람이 하나님께서 받으실만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만, 그런 모습으로 살아가는 일을 통해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알려주는 역할을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거룩할 것을 명령하시면서도 다른 곳으로 따로 떼어 놓지 않으시고 계속해서 우상을 섬기는 이방족속들 사이에서 살아가게 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고인도 교회 성도들은 이것을 정반대로 이해했습니다. 거룩함을 삶에서 드러나야 할 하나님께 속한 사람들의 증거로 생각한 것이 아니라, 그저 겉으로 보기에 내가 남과 다르고 심지어는 더 낫다는 것을 자랑하는 조건쯤으로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사는 모습에서는 전혀 믿지 않는 사람들과 구별되지 않는, 심지어는 믿는 사람들보다도 못한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거룩함이 실제 생활 속에서 나타날 때, 그것은 항상 수준 높은 도덕적인 삶으로 나타납니다. 살아가는 기준이 다르고, 생각하는 수준이 다릅니다. 다를 뿐만 아니라 훨씬 더 수준 높습니다. 당연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거룩함이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께 받아들여지는 기준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도덕적으로 믿지 않는 사람들과 똑같거나 더 못한 것은 도저히 양해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고방식이 그런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믿지 않는 사람들과 섞여 있을 때에 하나님을 드러내고 하나님을 알리는 역할을 하기는 커녕 오히려 사람들에게 하나님을 오해하게 만들고, 하나님을 무시하게 만드는 그런 역할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원래 거룩함이 내가 하나님께 속했고, 또 내가 섬기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드러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예수를 믿는 한국교회 성도들은 많은 경우에, 이런 거룩함에 관심이 없습니다. 오히려 세상을 닮아가려고 힘쓰며, 세상과의 차이점을 없애려고 애씁니다. 그들과 다른 기준과 다른 사고방식으로 그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것을 두려워 합니다. 자꾸 그렇게 하나님이 아니라 세상에 속한 사람이 되려고 애씁니다. 이것은 우리들을 위해서도, 하나님을 위해서도, 그리고 세상을 위해서도 그 누구를 위해서도 전혀 유익하지 않은 일인데도 그렇게 합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는 거룩해야 합니다. 거룩함을 위해서 부름받고 구원받은 사람들이 바로 저와 여러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참된 거룩함을 가지는 일은 참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렇지만 우리의 이름이 이미 성도입니다. 거룩한 무리들입니다. 우리는 거룩해야 우리다운 것입니다. 다른 기준을 가지고, 다른 수준의 삶을 살면서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을 드러낼 때 가장 영광스러운 것이 우리들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부르심을 따라 날마다 더욱 더 거룩해지는 삶을 살아가는 그런 성도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