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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7.01.04. 신년특별기도회 - 3. 믿음으로 아브라함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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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17년 1월 4일 수요일

본문 : 히브리서 11장 9-10절




어제는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약속의 땅으로 여행을 떠나는 장면을 함께 살피보았는데요. 거기서 우리는 믿음이란 것이 우리가 순종하기 힘들 때에도, 또 아무런 보장이 없을 때에도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 순종하게 하는 능력이 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에게 믿음이 없을 때, 우리는 순종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도 없고, 하나님이 인도하시는 더 좋은 곳으로 갈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믿음을 주시는 것입니다. 그 믿음만이 하나님의 기쁨과 우리의 복된 삶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순종해야 할 순간마다 이미 우리에게 주신 믿음을 잘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그 다음 이야기, 그러니까 아브라함이 ‘약속의 땅’에 도착해서 어떤 삶을 살았는가 하는 것을 볼 텐데요. 거기서의 아브라함의 삶은 한 마디로 ‘나그네로 사는 삶’이었습니다. 원래 여행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여행자는 집을 떠나 그 집으로 다시 돌아오거나 가려는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만 나그네입니다. 집으로 돌아왔는데도, 목적지에 도착했는데도 계속 나그네로 지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은 아브라함에 대한 아주 이상한 이야기를 하나 들려 줍니다. 그가 약속의 땅에 도착해서도 여전히 나그네로 살았다는 것입니다. 9절은 그것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믿음으로 그가 이방의 땅에 있는 것같이 약속의 땅에 거류하여…” 여러분, 아브라함이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이미 약속의 땅 안에 들어와 있습니다. 그러면 약속의 땅은 자기 땅입니까? 타지입니까? 자기 땅입니다. 이방 땅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브라함은 여행을 다 마치고 약속의 땅, 그러니까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신 그 땅 안에 들어와 있으면서도 그 곳이 자기 땅이 아닌 것처럼 그저 빈 들판을 하나 고른 후에 거기서 나그네처럼 살아갑니다. 


사람은 모두 그렇습니다. 객지에 가서도 거기 오래 머물러야 할 상황이 되면, 될 수 있는대로 그 곳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거기 사람처럼 살고 싶어하게 마련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조카 롯은 소돔과 고모라 성으로 들어가서 거기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완전히 그 곳 사람이 되어 살았지만, 아브라함은 끝까지 처음 도착했던 들판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아브라함은 심지어 거기다 집도 짓지 않았습니다. 계속해서 ‘천막’을 치고 거기 ‘거류’했습니다. 영구 거주자가 아니라 임시 체류자로, 곧 떠날 나그네로 살았던 것입니다. 아브라함도 소돔과 고모라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을 것입니다. 안전과 풍요가 기다리고 있는 든든한 ‘성’이 눈 앞에 있는데, 그렇게 거칠고 위험한 들판에서 천막을 치고 살고 있었으니까요. 그렇지만, 아브라함은 그 성읍의 유혹을 이겨내고 계속 들판의 나그네로 살았던 것입니다. 


이상하지요? 전혀 그럴 이유가 없었는데, 그렇게 사서 고생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에게는 그렇게 해야할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10절을 보면 그 이유가 나와 있는데요. 10절을 찾으셔서 한 번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 “이는 그가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신 터가 있는 성을 바랐음이라” 아브라함은 가나안 땅으로 떠날 때도 이미 믿음의 눈으로 약속의 땅을 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어려운 여행을 시작할 수 있었지요. 그런데, 여행을 하는 도중에 아브라함의 눈에 들어온 것이 또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이 계획하시고 지으신 터가 있는 성’이었습니다. 여기가 어디일까요? 소돔과 고모라였을까요? 아니면 애굽이었을까요? 아닙니다. 그러면 어디였을까요? 그렇죠! 하늘나라입니다. 아브라함은 여행을 하는 중에 무너지지 않는 영원한 터 위에 하나님께서 자신을 위해서 지어 놓으신 영원한 천성을 보게 된 것입니다. 가나안 땅이 아니라 거기가 진짜 약속의 땅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아브라함이 그것을 알게 되었을 때부터 그의 여행의 목적이 바뀌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가나안 땅이 아니라 하늘의 도성이 진짜 목적지가 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고향과 친척, 그리고 아버지의 집보다 가나안 땅이 휠씬 더 좋았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가나안 땅보다 하늘의 성읍이 비교할 수 없이 좋습니다. 그래서 그 곳을 간절히 바라게 되었던 것이고, 그는 약속의 땅에 와서도 여전히 나그네 그러니까 여행자로 살았던 것입니다. 자기는 거기로 가야만 했으니까요. 


아브라함은 자신이 조카처럼 성읍으로 들어가서, 거기서 사는 삶에 익숙해져 버리면 하늘에 대한 소망이 희미해 질 것이고, 그러면 하늘의 도성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진짜 여행도 실패하기 쉽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그 소망이 흐려지지 않게 하려고, 그 소망을 계속 더 단단하게 붙들기 위해서 약속의 땅에 들어가서도 계속 나그네로 살았던 것입니다. 일부러 말이지요. 


우리는 이런 아브라함의 삶을 통해 우리가 성도로서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를 보게 됩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게 되면 우리는 약속의 땅에 들어서게 됩니다. 우리가 믿는 사람이 되는 순간 우리가 살아가던 바로 그 자리가 하나님을 섬기는 자리가 되고, 거기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복을 누리며 살게 됩니다. 그런데, 실은 바로 그 때가 우리의 진짜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입니다. 그 때부터 우리는 아브라함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의 진짜 본향인 하늘의 도성으로 가는 여행을 시작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성도 여러분, 지금 여러분이 계신 그 곳이 약속의 땅입니까? 지금 여러분이 살고 계신 그 곳이 하나님께서 약속하셨던 가나안 땅입니까? 그렇습니다. 여러분은 예수를 믿고 구원을 얻었으니 이미 여러분을 위한 약속의 땅에 들어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은혜를 주시고, 기쁨을 주시고, 하늘의 복을 알게 해 주시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우리는 아직 진짜 약속의 땅, 마지막 약속의 땅에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우리가 예수를 믿고 나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땅은 복된 곳입니다. 거기 하나님이 계시고, 나와 함께 계시며, 거기서 나를 인도해 주시며, 나의 삶을 구석 구석 챙겨 주시는 곳이니 정말로 복된 곳입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살면 그게 다 우리의 것이 됩니다.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기서 사는 우리의 삶은 마치 여행하다 들리는 오아시스 같은 곳입니다. 참 좋지만, 정말 너무 너무 좋을 때도 있지만 영원히 머물 수 없는 그런 곳 말입니다. 만약 거기가 좋다고 거기서 영원히 살려고 하다가는 진짜 가야 할 곳에는 가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도 우리에게 허락된 약속의 땅이고 그만큼 복된 곳이지만 여기서 영원히 살 사람처럼 그렇게 살아서는 안됩니다. 우리는 아아브라함처럼 살아야 합니다. 약속의 땅에 있지만 진짜 약속의 땅에 들어가기 전에는 여전히 나그네로 살아야 합니다. 


나그네로 산다는 것이 무척 불안하고 불안정해 보이실 것입니다. 그래서 다들 두려워 하지요. 그렇지만 사실 우리 인생의 모든 불행과 아픔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나그네로 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생겨납니다. 여기서 모든 것을 다 누리려고 하니까, 여기서 영원히 살아가려고 하니까 작은 것에 집착하고, 사라질 것들에 목숨을 걸고, 남을 아프고 힘들게 하면서도 자기도 여전히 불행하고 만족스럽지 못한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우리가 정말로 자신이 나그네라는 것을 알고 나그네로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 삶의 많은 문제와 아픔은 상당부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나그네라면 우리의 질병도 가난도 심지어는 죽음까지도 그저 여행 중에 지나가는 잠시의 고통과 아픔으로 여길 수 있을테니까요. 


요즘 젊은 사람들에게는 가정과 자녀가 우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또 직장과 먹고 사는 일이 그 어떤 것보다도 우선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것 때문에 하나님을 믿고 섬기는 일도 뒷전이 될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생각해 보십시오. 그것 또한 내가 하늘로 여행하는 중에 하나님께서 나의 삶에 주신 선물입니다. 그 여행을 더 풍성하게 해 주시고, 여행의 피곤함을 위로해 주시고, 여행에 필요한 것들을 공급해 주시려고 주신 은혜로운 선물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선물들 때문에 우리가 그 여행에 게을러지고 실패하게 된다면 그것은 얼마나 안타까운 일이 되겠습니까?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성도는 보이는 것으로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믿음으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여기서 살아가는 삶이 행복하면 행복하기 때문에, 반대로 그렇지 못하면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그 이유 때문에 지금의 삶에 묶여서는 안됩니다. 그것이 영원할 것처럼,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그렇게 살아서는 안됩니다. 그러면 믿어도 불행합니다. 그러면 믿어도 기쁨이 없습니다. 그러면 믿음의 여행을 계속할 수가 없습니다. 


나그네로 사는 삶을 걱정하지 마십시오. 그것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우리의 인도자 되시는 우리 주님께서 반드시 우리가 이 여행을 마치게 해 주실 것입니다. 그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들도 전부 책임져 주실 것입니다. 믿습니까? 네. 우리는 그 믿음으로 사는 겁니다. 지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시는 것들은 그저 주님이 쥐어 주신 여행의 노잣돈 정도로 여기시고 남으면 남는 대로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감사하게 잘 사용하며 주님을 따르는 나그네가 되십시오. 그러면 바라는 것을 주시고 찾는 것을 얻게 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을 하늘의 생명 강가에서 피곤한 발을 쉬는 영광의 나라의 영원한 시민이 되게 해 주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가 이 여행이 다 끝나기 까지 믿음으로 이 길을 가고, 믿음으로 하나님의 칭찬을 받는 행복한 하늘 나그네들로 살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