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2024to31 - 믿는 자가 되라(요한123).pdf
2010419D (#1).mp3.zip본 문 : 요한복음 20장 124-31절
열 두 사도 중의 한 명인 도마의 별명은 ‘의심많은 도마’입니다. 도마가 이런 별명을 얻었던 것은 바로 오늘 본문에 나오는 도마의 모습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문을 꽁꽁 걸어잠그고 두려움 가운데 떨고 있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셨던 날 도마는 불행히도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어디가서 무슨 일을 하다 왔는지 모르지만 느지막히 나타난 도마는 제자들로부터 예수님의 부활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거기 모여있던 다른 모든 제자들이 똑같은 증언을 하는데도 도마는 그 말을 믿지 않았습니다. 다른 제자들이 ‘우리가 주를 보았다!’라고 아무리 말하고 또 말해도 도무지 믿으려 하지 않았고 그 대신 “내가 그의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8일이 지난 후에 다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야만 했습니다. 도마에게 믿음을 주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또 다시 제자들에게 평강을 빌어 주셨습니다. 아직 제자들의 평강은 완전하지 않았던 것 같고 그래서 바로 그 복을 빌어준 것입니다. 제자들에게 인사를 건네신 예수님은 곧바로 업무를 처리하셨습니다. 곧바로 도마에게로 다가가신 예수님께서는 도마의 말을 들은 적도 없으셨지만 도마를 향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도마는 바로 자기 앞에 있는 분이 부활하신 예수님이심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그의 입에서 성경에서 가장 위대한 고백이 터져나왔던 것입니다. 이제 믿게 된 도마를 향해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예수님께서는 도마 때문에 다시 한 번 제자들에게 나타나시는 수고를 하셨습니다. 아마도 도마는 부활하신 예수님이 처음 나타나신 이후 8일이 지나도록 자신의 입장을 전혀 바꾸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면 도마가 얼마나 고집장이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일주일이 넘게 제자들에게 똑같은 소리를 듣고 또 들었을텐데, 왜 자기들에게 나타나신 분이 부활하신 예수님일 수 밖에 없는지 귀에 딱지가 않도록 반복해서 들었을텐데 그래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던 것을 보면 도마는 정말 굉장히 주관이 강한 사람이고 고집이 센 사람이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그렇지만, 어떻습니까? 믿어지지 않는 것은 믿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분위기에 편승해서 바보가 될 것 같고 따돌림을 당할 것 같으니까 그저 믿는 척 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것은 전혀 의미없는 행동일 것입니다.
전통적으로는 도마를 항상 ‘의심많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여 부를만큼 부정적으로 보지만 저는 도마야 말로 어떻게 보면 참 정직했던 사람이고 올곧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예수님의 말씀처럼 보지 않고서도 믿을 수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믿어지지 않는 것은 믿어지지 않는다고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합니다. 그래도 도마는 자신의 믿음에 대해서 그만큼은 진지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일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저 남의 이야기를 듣고서 그러려니 할 수는 없는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그는 자기 눈으로, 자기 경험으로 확인하고 나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해 주셨습니다. 물론 조금 안타깝기는 했어도 결국 도마에게 나타나셨고 8일동안이나 계속된 도마의 망설임을 완전한 믿음으로 바꿔 주셨습니다.
도마는 그 과정에서 그 누구도 얻지 못했던 확신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확신은 그가 예수님 앞에서 했던 고백 속에 들어 있습니다.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그 누구도 한 적이 없었던 고백입니다. 예수님께서 살아계실 때, 계속해서 말씀하시고 또 말씀하셨지만 그 누구도 믿기는 커녕 이해하지도 못했던 말씀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내용이 지금 도마의 입을 통해서 자발적으로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도마는 아마도 누군가 자기 힘으로 부활한다면 그는 하나님이실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도마에게는 만약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이 분명하다면 그것은 결국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고 믿어야 한다는 것을 뜻했을 것이고, 그래서 예수님의 부활을 믿는 것이 그만큼 신중한 일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는 의심했습니다. 믿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의 의심은 믿기 싫어서, 거부하고 싶어서 일부러 부리는 고집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정말 예수님을 하나님으로 확실히 믿기 위한 회의였습니다. 확실히 믿어질 때까지 기다린 정직한 기다림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처럼 보지 않고서 믿는 사람은 최고로 복된 사람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말씀하신 이 믿음은 절대로 대략 믿는 믿음은 아닙니다. 비록 그것이 하나님의 은혜로 보지도 않고서 믿어지는 그런 믿음이라고 하더라도 주님이 말씀하시는 믿음은 결코 그 누구도 흔들 수 없는, 그 사람의 인생의 기초가 되고 또 능력이 될 수 있는 그런 믿음을 말합니다. 그 믿음 때문에 삶이 달라질 정도의 믿음을 말합니다.
오늘날 많은 성도들이 자신의 믿음에 대해서 그렇게 진지하지 않습니다. 진지함이 미덕이 아니라 악덕이 되어버린 시대를 살아가기 때문에 그런지 몰라도 신앙에 대해서조차 대략 가볍고 밝게만 믿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조금 진지해 질라치면 관심을 다른데로 돌리며 귀찮게 뭐 그런 것까지 신경쓰고 신앙생활해야 하냐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래서 내가 정말 믿는가? 믿고서 그 믿음 위에서 살아가는가? 내 믿음은 성경이 말하는 그런 믿음이 맞는가? 하는 질문을 하지 않고, 그것을 확인하려고 들지 않습니다. 말 그대로 ‘대략’ 믿는 사람들, 아니 믿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습은 차라리 확인할 때까지는 믿지 못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던 도마보다도 못한 모습입니다. 도마와 같은 사람들은 오히려 진짜 증거를 발견하면 확실한 믿음에 이르기가 쉽지만 대략 믿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대략 믿는 믿음에 남아있게 되기가 더 쉽기 때문입니다. 보지 않고서, 확인하지 않고서 확실히 믿어진다면 그것보다 좋은 것이 없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저는 차라리 도마식의 신앙방법을 추천합니다. 확인하고서 믿는 것, 믿어질 때까지는 함부로 확신한다고 이야기하지 않는 것 말입니다. 물론 그런 태도가 불신앙을 위한 것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진지하게 믿음에 대해서 확인하려고 하고 내 믿음이 참된 믿음인지 질문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도마가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했던 것은, 도마는 그저 이야기를 전해 들었을 뿐 직접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도마는 예수님과의 만남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믿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에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 한 가지는 기독교의 진리는 분명히 확인가능한 진리라는 것입니다. 믿어지지 않아도 믿고자 하는 마음으로 말씀대로 순종해 보면 진짜라는 것이 증명되고 확신되어 지는 것이 기독교 진리, 성경진리의 특징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경험과 삶을 통해 확인된 진리만이 엄밀한 의미에서 그 사람에게 진짜로 의미있고 능력있는 진리가 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도마가 계속 믿지 못한다고 해서 괘씸하게 여기시고 그냥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으셨습니다. 그대신 그의 앞에 나타나 주셨고 직접 자기 손과 옆구리를 내주시면서 “보고 만져보고서라도 믿지 않는 사람으로 남아있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비록 도마가 예수님의 옆구리에 손을 넣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해서 도마는 그 누구보다도 제대로, 그리고 확실히 믿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30절과 31절을 보면 요한은 요한복음을 기록한 목적이 믿고 구원을 얻게 하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도마는 의심의 자리에서 출발해서 요한복음이 말하는 진짜 믿음에 이른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언제나 완전하지 않습니다. 완전한 것 같아도 얼마나 불완전하고 연약한지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의 믿음은 점점 더 견고한 믿음, 점점 더 온전한 믿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러려면 우리는 그 작업이 힘들어도 우리의 믿음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내가 정말 믿는 것인지, 그저 믿는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아니면 믿는 척하고 있는 것인지를 성경의 기준에 맞추어서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말씀대로 믿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점점 더 제대로, 점점 더 확고하게 믿는 자의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말씀이 있고 진리가 있으면 한 번 그대로 순종해 보고 그 말씀과 진리가 틀림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과정을 통해서 더 견고하고 확실한 믿음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우리 속의 도마를 완전히 내쫓아서는 안됩니다. 그가 우리에게 계속 질문하도록 해야 하며, 우리는 그 질문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찾아가야 합니다. 성경을 통해, 기도를 통해, 그리고 순종을 통한 말씀의 체험을 통해서 말입니다. 주님은 당신의 옆구리 상처를 만져보고서라도 믿으라고 하십니다. 불신앙을 적당히 남겨두지 말고 확실하게 믿음으로 바꾸어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항상 자신의 믿음을 점검하시고 또 순종을 통해 진리를 경험하시고 확인하셔서 더 좋은 믿음, 주님이 기뻐하시는 믿음으로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