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이0101to03- 내가 참으로 사랑하는 자요(요이02).pdf
본 문 : 요한이서 1장 01-03절
우리는 모두 다 교회의 자녀들입니다. 교회로부터 신앙생활을 하기 시작했고, 그 교회의 품에서 양육받았으며 교회의 영적인 보호 아래서 지금까지 신앙을 지켜왔습니다. 만약 교회가 없었다면 성도로서의 우리의 생존이 가능했을까요? 분명히 그렇지 못했을 것입니다. 때로는 참 우리를 힘들게 할 때도 있었고, 그래서 상처가 될 때도 있었고, 비록 그 어느 때라도 완전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교회가 없었다면 우리는 그나마 신앙을 지키며 영적으로 생존하기도 힘들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목회자나 성도나 교회 공동체가 자기 신앙의 어머니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서 신앙생활을 했다면 아마 이 땅에 있는 성도들은 훨씬 더 아름답고 훌륭한 어머니 아래서 양육되고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우리의 어머니인 동시에 바로 우리들이기도 하니까요.
모든 성도들은 전부가 다 교회의 자녀들이기 때문에 한 어머니 밑에서 양육받는 형제와 자매들입니다. 이것은 온 세상에 있는 모든 교회를 떠올리거나 혹은 개교회를 생각하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성도들은 하나의 교회에 속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속해있는 교회를 생각하면서 이것을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는 광현교회라는 택하심을 받은 부녀의 자녀들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한 형제요 자매라는 것을 뜻합니다. 요한일서에서는 하나님을 한 분 아버지로 모신 형제요 자매가 우리들이라고 말했다면 요한이서에서는 교회를 같은 어머니로 모신 형제와 자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영적으로 볼 때 완전한 가족임을 깨닫게 해 줍니다.
저는 본문을 묵상하면서 우리 모두가 서로 서로를, 그리고 교회를 진실로 이렇게 받아들인다면, 이 믿음으로 이것을 우리의 현실로 받아들이고 여기에 순종한다면 교회는 얼마나 아름답고 풍성하며 행복한 곳이 될 수 있을까하는 상상을 해 보았습니다. 실제로 이미 우리가 서로 서로를 그렇게 생각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모든 조건들은 갖추어져 있습니다. 우리 모두는 하나님 아버지에게서 새 생명을 받아 태어났으며 또 교회라는 어머니의 슬하에서 양육받고 있으니까요. 문제는 우리들의 믿음입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 믿는 순간 우리 모두는 가족이요 형제 자매가 되었다는 것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바로 이 문제 때문에 교회는 진정한 영적인 가족이 되어서 그 풍성한 사랑과 교제를 누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도 쉽게 이 땅의 교회들이 깨어지고 망가지는 아픔을 경험하고 있는 것입니다. 진짜 가족으로 여겼다면 서로를 그렇게 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예수 그리스도의 피흘리신 댓가로 가족이 된 하늘가족으로 받아들였다면 그렇게 쉽게 상처주며 절망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영적인 가족,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덕분에 하나가 된 하늘가족은 사실 혈통적인 가족보다도 훨씬 더 온전한 가족이 되어야 합니다. 혈통적인 가족은 그저 핏줄로만 연결되어 있을 뿐, 영적인 공통점이 없지만, 우리 믿는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피의 값으로 형제요 자매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령님으로 말미암아 거듭난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성도들은 서로가 서로를 피붙이보다도 더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어야 합니다. 이미 이기심과 죄를 이길 수 있는 변화된 사람들이 이룬 가족이니까요.
사도 요한은 이 편지를 받는 교회에 대한 깊고 따뜻한 사랑을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참으로 사랑하는 자요 나뿐 아니라 진리를 아는 모든 자도 그리하는 것은 우리 안에 거하여 영원히 우리와 함께 할 진리로 말미암음이니라” 이 구절에는 왜 사도 요한이 교회를 그렇게 사랑하는지, 그리고 성도가 서로를 사랑해야 하며 또 사랑할 수 밖에 없는지 그 이유가 설명되어 있습니다. 성도가 성도를 사랑하는 사랑은 단순한 호의적인 감정이나 친절이 아닙니다. 그것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지만 성도들 간의 사랑은 모든 성도들이 함께 가지고 있는 진리를 기초로 합니다. 쉽게 말하면 모든 성도들이 한 진리를 믿고 있기 때문에 서로를 사랑할 수 밖에 없고, 또 사랑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어떤 것을 진리로 믿는가 하는 것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을 더 온전하게 하나로 만들어 주는 것은 없습니다. 진리란 사람들에게 있어서 가장 가치있는 것이고, 그 위에 삶을 세워가는 것이며 심지어는 자신의 목숨보다도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사람들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찾지 못하는 것은 사실 그들에게 더 이상 붙들어야 할 진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그렇게 서로가 갈등하고 반목하면서도 결코 하나로 회복되지 못하는 이유는 그들을 하나로 묶어줄 공통된 진리를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도 그렇지만 기독교의 진리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기독교 신앙의 진리는 그 진리를 믿는 사람들을 살리고 새롭게 하고 영광스럽게 하며 그 진리를 가지지 않은 사람들과는 전혀 다른 사람들이 되게 하기 때문입니다. 진리가 사람을 만들어 가기 때문에 신앙적으로 볼 때, 같은 진리를 믿으며 그 진리를 공유한다는 것은 그 사람들이 그 안에 같은 형상을 품게 되었다는 뜻이고, 또 같은 형상으로 만들어져 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 형상은 바로 우리 아버지이신 하나님의 형상이고 또 맡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입니다. 그래서 믿는 자들은 서로가 서로를 통해서 하나님을 보고 예수님을 봅니다. 서로의 다른 모습들을 통해서 더 영광스러워지고 온전해져 갈 자신의 속 사람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서로가 서로를 사랑스러워하지 않을 수가 없고, 또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서로가 똑같은 은혜로 구원받아 똑같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자녀가 되었으며, 지금도 똑같은 아버지의 형상을 닮아가고 있다면, 이러한 진리를 함께 믿고 있으며 또 그래서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다면 어떻게 그런 사람들이 서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부족하고 연약하더라도 그래서 때로는 서로 서로 부대낌이 있을지라도 서로 사랑하는 일만큼은 결코 그만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참된 성도들의 표식은 진리와 사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같은 진리를 믿고 순종하는 사람들이며, 그래서 서로를 통해 영광스러운 하나님의 형상을 보며 또 자신의 모습을 볼 때,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성도는 다른 공통점이 전혀 없다고 하여도 그래서 같은 진리를 알고 또 믿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서로를 사랑스러워 할 수 있습니다. 서로를 보며 기뻐할 수 있고 즐거워 할 수 있습니다. 그 사랑과 기쁨이 살아있어야 풍성한 성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요한은 그러한 사랑을 가지고 교회를 이렇게 축복합니다. “은혜와 긍휼과 평강이 하나님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께로부터 진리와 사랑 가운데서 우리와 함께 있으리라”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통해서 주시는 은혜와 긍휼과 평강!이 세 가지는 참된 성도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하고 능력있는 복입니다. 그래서 ‘진리와 사랑 가운데’서만 누릴 수 있는 복입니다. 한 진리를 알고 그 진리를 믿기 때문에 서로를 사랑하는 성도들, 새롭게 하늘가족이 된 서로를 사랑스러워할 수 있는 성도들만이 누릴 수 있는 복입니다. 사도 요한은 은혜와 긍휼과 평강을 제한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성도들을 위해서 복을 빌어주면서도 누가 그 복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 귀중한 하늘의 복은 같은 진리를 믿으며 그 진리 안에서 서로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시는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진리 안에서,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한 가족이 되었습니다. 아버지 하나님으로부터 새 생명을 얻어 거듭났으며, 어머니 교회의 양육을 받는 사람들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이 진리를 진실로 믿는다면 이제는 이 진리 안에서 사랑해야 합니다. 다른 이유가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의 진리를 믿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 진리 덕분에 서로를 사랑스러워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항상 우리가 같은 진리를 믿고 순종하는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서로를 바라보실 때, 그와 같은 눈으로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서로 안에서 이루어져 가는 우리 아버지 하나님의 형상을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사랑스러워지고 그러면 사랑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어머니인 교회 안에서 아버지인 하나님을 닮아가는 서로를 더욱 더 사랑하는 사람들이 되어서 아버지께서 자녀들에게 허락하시는 은혜와 긍휼과 평강을 풍성하게 누리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