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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5.04.30.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여호수아 7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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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일 : 2015년 4월 30일 목요일





 여호수아 6장에서 이스라엘 백성은 가나안 땅의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최대의 난적인 여리고성을 손하나 대지 않고서 완전히 정복했습니다. 여호수아를 비롯한 이스라엘 백성들 모두는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요구하시는 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순종했고 그 결과 그런 대승을 거두게 되었던 것입니다. 여리고 성이 강적이었던 만큼, 그리고 정복의 과정이 완전한 순종으로 이루어졌던 만큼 그 승리는 영광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도 그 이야기가 이어지게 되지만, 6장은 사실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그리 쉽지 않은 하나의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여리고성을 정복하라고 하실 때, 이스라엘 백성들을 향해 그리로 들어 가거든 거기 있는 모든 사람이며 가축들을 죽이고 성은 완전히 무너뜨리며, 금속이 아닌 모든 것들을 다 불태워 없애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해서 여리고 성의 모든 것이 하나님께 바친 것이 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냥 정복하고 사람들은 살려 두면 될 것 같은데, 가축이나 좋은 물건들도 가져다가 사용하면 될 것 같은데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기준으로 보면 많이 과하고 잔인합니다. 모든 것을 그렇게 없애버리고 또 모든 사람들을 그렇게 죽여야 하니까요. 게다가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는 것을 하나님께 드리는 제물이라고 말하고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이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첫째, 여리고 성과 거기 사람들이 그런 일을 당하게 된 것은 하나님의 무자비함 때문이 아니라 그들의 죄악됨이 너무 심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죄의 결과는 죽음입니다. 죄의 형벌은 결국 죽음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이나 혹은 어떤 집단의 죄가 도를 넘어설 때는 그들의 육신의 생명을 끊어서라도 그 죄를 멈추게 만드십니다. 이들이 회개의 여지가 있다면 그렇게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그냥 내버려 두면 죄만 더하고 악만 행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나님께서 만드신 세상을 망가뜨리고 다른 사람들도 그 죄로 더럽히게 될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해서 그 죄가 멈춰지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어떤 사람들이 자기 죄 때문에 죽게 될 때, 하나님이 그것을 당신에게 드려지는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이 의미심장합니다. 이것은 원래 죄인은 죽지 않으면, 죽음으로 자기 죄를 속하지 않으면 하나님께 받아들여 질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것 또한 우리가 얼마나 커다란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있는지를 깨닫게 해 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도 죄인입니다. 그래서 죽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받아들여 주실 수 없습니다. 원칙적으로는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우리 죽음을 대신 감당하셔서 우리는 하나님께 받아들여 졌습니다. 백성으로 그리고 자녀로 말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하나님께서는 만약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여리고 성을 그런 식으로 처리하지 않고 무엇이라도 남겨 놓는다면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이 여리고 성이 당해야 할 일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그대로 따랐습니다. 그렇게 해서 여리고 성은 온전히 하나님께 바쳐진 성읍이 되었고, 그래서 사람이 손을 대면 안되는 곳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여리고 성 다음에 정복해야 할 곳은 아이성이었습니다. 아이성은 굉장히 작은 성이었습니다. 정탐꾼들이 다 올라갈 필요가 없고 그저 몇 천 명만 올라가도 충분히 차지할 수 있다고 말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했을 정도로 작은 성읍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거기서 패배를 경험하게 되었고, 그것 때문에 완전히 절망 가운데 빠졌습니다. 사실 전쟁에서 30명 남짓한 병사가 죽었다고 해서 대수는 아닙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크게 낙심하고 싸우고자 하는 의지를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그것은 아이성 전투는 질래야 질 수 없는 전쟁이었고 만약에 하나님께서 함께 하신다면 단 한 사람의 생명도 잃어버리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그 절망 조차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심어주신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 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지 않으시면 그 어떤 싸움도 싸울 수 없고, 또 그 어떤 싸움에서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려 주시기 위해서 말이지요.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유를 찾기 시작했고, 하나님께서는 그 이유를 알려 주셨습니다. 누군가가 손을 대서는 안될 여리고성 안의 물건에 손을 댔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아간이 그 범인으로 밝혀졌습니다. 유다지파에 속한 아간이라는 사람이 여리고 성으로 들어갔다가 거기서 값진 물건들을 발견하고 그것이 탐이 나서 그것을 몰래 자신의 장막에 숨겨 놓았던 것입니다. 결국 아간은 아간의 가족과 소유물들, 그리고 그가 훔쳤던 물건들과 함께 아골 골짜기의 돌무더기 속에 파뭍히는 형벌을 받고 말았습니다. 


우리 입장에서 보면 아간은 몰라도 그 가족들까지 그런 형벌을 받아야 했을까 생각되지만 원래 이스라엘 백성들은 따로 떨어진 개인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 보시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의 운명공동체 였습니다. 그래서 개인의 죄는 곧 백성들 전체의 죄가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미 아이성에서의 패배가 그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니 아간과 그 가족들이 받은 형벌은 과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장에서 보면 굉장히 축소시킨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그의 가족들이 아버지가 장막 밑을 파고 엄청난 양의 은과 금을 숨겼는데 그것을 몰랐을 수는 없었을 것입니다. 


아간의 범죄는 단순한 범죄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죄로 더럽혀 졌기 때문에 손을 대거나 탐을 내서는 안되는 것에 손을 댄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자신과 가족들은 그렇게 손 댄 물건 대신에 그 물건들과 같은 운명이 될 수 밖에 없었고, 그 죄로 인해서 이스라엘 전체를 커다란 어려움과 절망으로 몰아 넣었던 것입니다. 


성도는 첫째로 죄로 더럽혀진 것을 탐내거나 거기에 손을 대서는 안됩니다. 물론 이미 죄가 만연해 있는 세상에서 완벽하게 그렇게 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모르는 이미 더럽혀진 것들이 있을 수 밖에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이미 죄로 더럽혀진 것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런 것은 탐내서도 안되고 손을 대서도 안됩니다. 사실 우리는 우리가 세상이라는 현실 속에서 산다는 이유로 너무도 자주 이미 죄로 더럽혀 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을 탐내며 거기에 손을 대는 것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사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그러면 그 죄가 나에게로 옮겨 옵니다. 아간의 경우처럼 당장 그것이 들통나거나 아니면 벌을 받지 않을 지는 모르지만 그 죄는 내게로 옮겨와서 나를 더럽히게 됩니다. 우리는 이것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악한 것인지를 아간의 경우를 통해 배워야 합니다. 


둘째로, 성도의 죄는 결코 그 개인적인 차원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성도는 교회의 일부분입니다. 몸된 교회의 지체이지요. 그래서 성도 개인의 죄는 그것을 알아차리든 그렇지 않든 몸된 교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습니다. 죄는 마치 독처럼 온 몸으로 퍼져가는 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도는 죄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 때문에도 죄 짓는 것을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하지만 그 죄가 자신이 속한 몸 전체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더욱 더 죄를 무서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인간에게는 죄 자체나 혹은 죄에 오염된 것들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습니다. 인간이 죄에 손을 댈 때, 죄가 깨끗해 지는 것이 아니라 그 죄가 인간을 오염시키고 망가뜨리기 때문입니다. 죄를 처리하는 방식은 하나님만이 제대로 알고 계십니다. 그래서 죄에 관한 한 우리 생각이 아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야만 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마치 어린아이가 지뢰에 손을 대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맨 손으로 검은 잉크를 만지면서 손이 더럽혀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손대지 말라고 하시는 것은 손대지 않으면서 사는 것이 가장 지혜롭고 복되게 사는 방법입니다. 당장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보여도 시간이 조금 지나고 그런  삶의 열매가 맺혀질 때가 오면 그것이 얼마나 지혜롭고 확실한 삶의 방식인지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죄는 절대로 나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언제나 교회를 비롯한 나와 연결된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성도로서 항상 죄를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죄로 더렵혀진 것에는 손을 내밀어 취하지 마십시오. 죄나 죄로 더럽혀진 것들의 유혹을 받을 때마다 자신의 영혼을 생각하고 또 몸된 교회를 생각하며, 거룩하신 하나님을 생각하시면서 그 유혹과 싸움에서 승리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