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일 : 2015년 5월 1일 금요일
아간이 탐심 때문에 하나님께서 다 불태워 없애고 손을 대서는 안된다고 하신 것을 취한 죄는 그의 가족과 모든 소유물이 돌무더기에 파뭍히는 것으로 모두 정리되었습니다. 그러나, 그 일로 이스라엘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물론 전쟁치고는 그리 많은 숫자가 목숨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이스라엘에게는 전의를 잃어버릴 정도로 큰 손실이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아이성을 치러갈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잘못한 것이 한 가지 더 있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교만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아이성을 치기 전에 정말 정복하기 어려운 여리고 성을 아주 쉽게 차지했습니다. 그 일에 방해 같은 것은 없었지요. 그래서 그들은 교만해 졌습니다. 우리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아이성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거기에는 꼭 있어야 할 것이 빠져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께 말씀드리고 하나님의 명령을 받아 움직이는 절차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여호수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총사령관이시라는 것을 분명히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여호수아는 그저 정탐꾼들을 보냈고, 그저 그 정탐꾼들의 보고만을 토대로 여호수아가 공격명령을 내렸습니다. 게다가 정탐꾼들의 보고를 보면 그들은 아이성을 굉장히 과소평가했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정탐꾼들은 백성들 중에서 3천명쯤만 보내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인 8장을 보면 두번째 아이성 공격에서 죽은 아이성 사람들의 숫자가 남녀 합해서 만 팔천명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 숫자에는 성 사람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이것으로 보면 아이성은 결코 작은 성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올라가야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아이성이 산에 있었다는 뜻입니다. 애초부터 아이성은 고작 3천명이 쳐 들어가서는 절대로 함락시킬 수 없는 그런 성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정탐꾼들은 그렇게 보고했고, 여호수아는 하나님과 상의도 하지 않은 채로 그냥 공격명령만 내렸던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믿을 때 정말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만 보아도 이것에 주의하지 않아서 얼마나 민망한 실수와 잘못을 저질렀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낮은 자리에 있을 때도 자신을 잘 살펴야 하지만 높은 자리에 갔을 때, 승리를 하고 성공을 하고 심지어는 커다란 은혜를 경험했을 때, 그럴 때일수록 스스로를 더 잘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경험들은 우리를 부풀게 합니다. 그래서 자신은 크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을 작게 생각하게 만드는 동시에 하나님을 잊어버리게 만듭니다. 그래서 자기도 모르게 교만의 죄를 범하고 세상을 과소평가하며 하나님을 무시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만듭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이렇게 되면 자신의 대적과 싸워 이길 모든 능력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애초부터 전쟁은 하나님께 속해 있는 것인데, 이렇게 자기 자신을 잘못보고 상대방을 과소평가하며 하나님마저 쫓아 버린 셈이 되니 승리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이성을 두 번째로 공격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첫번째의 경우와는 양상이 아주 달랐습니다. 우선 공격명령을 내린 것은 여호수아가 아니라 하나님이셨습니다. 이제야 순서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요? 하나님의 전쟁은 하나님께서 지휘하셔야지 사람이 마음대로 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둘째로, 여호수아는 용사 3만명을 선발해서 아이성을 보냈습니다. 그저 백성들 중에서 3천명을 보낸 것과는 너무도 다른 결정입니다. 숫자도 10배인데다가 정예부대를 보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정확하게 정해 주시지 않는 한, 우리는 하나님께서 도와 주실 때에도 겸손해야 합니다. 항상 우리 대적인 사탄과 이 세상을 과소평가해서는 안됩니다. 확신을 가지고 싸우되 항상 스스로를 낮추고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셋째, 작전도 그저 치고 올라가는 방법을 쓰지 않았습니다. 도망치는 듯 하다가 뒤를 공격하는 전형적인 매복작전을 썼습니다. 이것은 이미 한 차례의 승리를 거둔 아이성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하는 작전이었고, 그들이 성에서 나오게 한 후에 성을 공격하기 위한 방법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싸움을 싸울 때, 힘을 다해야 하는 동시에 지혜롭기도 해야 합니다. 방법까지 일어주신 경우가 아니라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지혜를 최대한 활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네째, 전쟁은 끝까지 싸워야 합니다. 여호수아는 전쟁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완전히 끝날 때까지 자기 손에 든 창을 거둬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때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싸움을 그만두지 않았습니다. 우리도 그래야 합니다. 적당히 싸우다가 이 정도면 됐다고 마음이 풀어져서는 안됩니다. 승리를 속단해서는 안됩니다. 우리의 영적인 전쟁에 완전한 승리는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설 때까지 우리는 그 때까지 버텨야 하고 그 때까지 이기는 싸움을 그만두면 안됩니다.
여리고성 전투와 아이성 전투는 어떻게 보면 그 모양이 많이 다릅니다. 여리고성은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지시하셨고, 아이성은 그저 내가 저 성을 너희에게 주었으니 올라가 공격하라고 하셨으니까요. 우리가 살면서 치르게 되는 영적인 전투들도 그렇습니다.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때로 분명하게 정해진 것은 하나님의 말씀 그대로 따라야 합니다. 그러면 그 전쟁은 이기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때로 우리는 커다란 약속 하나만 붙들고 나머지 것들은 다 스스로 분별하고 판단하여 싸워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 필요한 것은 마음 속의 믿음이며, 최대한 몸을 낮추고 마음을 낮춰서 신중하게, 그리고 상식적이고 이성적으로 지혜롭게 행하려는 태도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는 다른 것이 아닙니다. 같은 것입니다. 모두가 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이기게 해 주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겸손하게 순종하며 나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진짜 전쟁을 통해 치렀던 싸움을 오늘 우리는 삶을 통해 치러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스라엘의 패배와 승리를 통해서 우리가 싸우는 싸움의 종류와 그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그래야 마지막에 이기는 영광스러운 하나님 군대의 군사들이 될 수 있습니다. 승리는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편들어 주시면 우리는 이길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이 싸움을 주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나님의 말씀대로, 성령님께서 주시는 지혜를 따라 싸워야 합니다. 마음에는 믿음과 겸손을 잃어버리지 않고서 말입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항상 함께 하실 것이고 이미 약속하신 승리를 우리에게 허락하실 것입니다.
우리에게 맡겨진 싸움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고 순결과 거룩, 순종과 지혜로 영광스러운 싸움을 싸우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