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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11.15.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고전16장-고후1장)

설교일 : 2016년 11월 15일 화요일





고린도 후서가 쓰여졌을 때, 고린도 교회는 고린도 전서가 쓰여졌을 때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고린도 전서가 쓰여졌을 때는 고린도 교회가 이렇다할 방해나 핍박이 없이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고, 교회에도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고린도 후서가 쓰여질 즈음에 고린도 교회에 대한 핍박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래서 고린도 후서는 그런 교회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성도들이 믿음을 잃어버리지 않게 돕기 위해서 쓰여졌습니다. 그래서 고린도 후서 안에는 위로와 소망의 메세지들과 우리의 고난이 가지는 참 의미에 대한 이야기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십자가를 믿는 신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십자가가 우리 신앙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런데, 십자가가 우리 신앙의 중심이라는 말속에는 결국 우리 신앙의 중심에 고난이 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또 바로 이런 고난 속에서 우리의 신앙은 참된 능력과 가치를 발휘한다는 뜻도 됩니다. 이것은 교회의 역사 속에서도 분명히 증명된 사실입니다. 기독교 신앙이 가장 순수했고 또 가장 강력한 능력을 발휘했을 때는 예수를 믿기가 쉽고, 예수를 믿는 일에 아무런 손해가 따르지 않을 때가 아니라 예수를 믿기가 어려웠을 때입니다. 그 어려움이 크면 클수록 이상하게 예수 믿는 믿음은 그 믿음을 가진 사람들 자신 뿐만 아니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것은 굉장히 이해하기 힘든 일이지만 우리의 믿음과 소망이 가지는 특성상 당연히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일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믿음과 소망이 중심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믿음도 소망도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눈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현실적’이지 않은 것들이지요. 그래서, 우리의 믿음과 소망은 우리의 생활이 현실적으로 문제 없고 평안할 때, 나에게 현실적인 힘이 되어줄 수 있는 것들이 충분할 때는 그만큼 희미해지고 약해 집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붙들고 살던 현실적인 것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더 이상 기대어 살아갈 수 없는 상태가 되면 그만큼 분명해 지고 강해 집니다. 그러니 믿음과 소망은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기 편안한 상황에서는 힘을 잃지만, 반대로 신앙생활하기 힘든 상황이 되면 더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믿기 편안한 상황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순전히 신앙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그다지 유익한 일은 아닙니다. 그러면 평생 자신의 믿음이 가지고 있는 진짜 능력을 알고 사용할 수 없으니까요.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 대한 인사를 마친 후에 본론을 시작하는 지점에서 하나님을 이렇게 부릅니다. “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시요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우리의 모든 환란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란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바울은 자신이 지금까지 하나님을 섬기고 복음을 전하면서 이런 하나님을 수없이 경험하고 또 경험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당하는 환란과 고통을 통해 오히려 하나님이 자비의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 환란과 고통 중에 있는 자신을 얼마나 불쌍히 여기시는지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 바울은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필요한 모든 위로를 전부 다 공급해 주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것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바울은 하나님의 위로가 언제나 똑같은 두루뭉실한 것이 아니라 각각의 어려움과 상황에 가장 적합한 위로라는 것을 그가 겪은 힘든 일들과 고통 속에서 알게 된 것입니다. 이것만으로도 바울은 고난과 고통을 통해 잃은 것보다는 얻은 것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고난을 당하면 당할수록 하나님으로 부터 멀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더 사랑하게 된 것이지요.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고난을 당해 봤습니다. 예수를 믿고 복음을 전하는 일 때문에 심각한 어려움을 당해 봤습니다. 그래서 똑같은 상황 속에 있는 성도들과 교회들, 혹은 같은 이유는 아니라고 해도 어려움 가운데 있는 성도들을 충분히 그리고 효과적으로 위로할 수 있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고난 중에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위로가 자신으로 하여금 위로받는 자에서 위로하는 자가 되게 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교육과정이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겪게 되는 아픔과 고통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의 유익을 위해서 일하십니다. 그래서 성도에게 고통과 어려움 자체가 목적인 고난은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믿음의 눈을 뜨고 그 눈을 통해서 그런 것들을 바라보면 그 안에서 우리를 세심하게 살피시고 도우시는 하나님을 볼 수 있고, 하나님을 구체적으로 배워갈 수 있습니다. 성경에 있는 하나님이 현실의 하나님이라는 것을 몸으로 배울 수 있지요. 또 그래서 믿음으로 고난을 통과하고 나면 믿음은 더욱 확실해 지고, 하나님께서 내 삶에 허락하시는 일에 대해서도 더 담대하고 기쁘게 ‘아멘!’을 더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때부터 우리 자신에게 갇혀 있는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의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통해서 다른 성도들을 실제적으로 돕고 섬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됩니다. 


혹시 찾아오는 어려움과 고통이 있을 때, 그것을 그저 고통과 어려움으로만 받아들이지 마시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을 배우고, 또 하나님의 위로의 능력을 누리며, 또 그 위로로 다른 이들을 위로하는 사람으로 세워져 가는 우리들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