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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현교회 설교,강의/새벽예배

2016.11.23. 새벽예배 - 성경읽기와 묵상(고린도후서 12-갈라디아서 1장)

설교일 : 2016년 11월 23일 수요일





예수님을 믿는 믿음을 상징하는 것은 뭐니 뭐니해도 십자가입니다. 우리가 십자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리고 성경에서 십자가에 대해서 말씀하시는 것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우리가 기독교를 믿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믿음은 언제 우리에게 정말로 능력이 되고 은혜가 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십자가라는 것이 우리가 흔히 ‘인간적’이라고 하는 것과는 전혀 반대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인가 하면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사람들이 익숙해져 있는 사고방식이나 혹은 좋아하는 방법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정말 십자가를 중심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드문지 모릅니다. 성도들 뿐만 아니라 목회자들도 그렇습니다. 예수를 믿으면서, 목회를 하면서 십자가를 흉내내지 않습니다. 또 십자가를 흉내내며 신앙생활하고 또 목회를 하는 것의 가치를 알아보지도 못하고 또 인정하지도 않습니다. 입으로는 십자가 십자가 하지만 될 수 있는대로 십자가를 피하려고 하고 십자가를 닮은 방식으로 살며 또 신앙생활을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교회를 세울 때에도 십자가의 원리를 교회를 세우고 운영해 가운데 녹여내려고 하지 않습니다. 이러니 우리 개인의 신앙 안에서도, 또 교회 안에서도 십자가의 능력과 은혜가 역사하지 않습니다. 


오늘 고린도 후서 13장을 보면 십자가가 무엇인지를 한 단어로 표현하는 말이 나입니다. 그 단어는 바로 ‘약함’입니다. 13장 4절은 이것에 대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약하심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셨으나 하나님의 능력으로 살아 계시니 우리도 그 안에서 약하나 너희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와 함께 하리라”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사망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시고 승리하셨습니다. 이 승리는 그래서 이 세상 그 어떤 승리보다도 더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승리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승리를 위해서 예수님께서 겪어 내셔야만 했던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의 약함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예수님은 철저히 약해지셨습니다. 힘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능력이 부족해서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또 우리들을 살리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에 십자가 위에서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더 약해지셨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능력으로 부활하시고 가장 영광스러운 승리를 얻으신 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스스로 십자가 위에서 철저히 약해지셨기 때문입니다. 굉장히 이상하게 들리지만 이것이 성경이 우리에게 반복하고 또 반복해서 들려주는 십자가의 승리의 이야기 입니다. 그런데 이 십자가의 승리의 원리는 예수님을 믿고 십자가를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그대로 해당되는 원리이기도 합니다. 4절 뒤쪽을 다시 한 번 읽어보면 바울은 그 점을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 안에서 약하나 너희에게 대하여 하나님의 능력으로 그와 함께 살리라”라고 말입니다. 


기독교는 결코 나약한 신앙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기독교 신앙만큼 강한 신앙이 없습니다. 이 세상에 죽음을 이겼다는 것을 믿는 믿음을 가진 종교는 기독교 밖에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이 강함은 약함을 통과해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십자가를 통과해야만 얻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언제나 모든 인간적인 방법과 교만이 포기된 곳에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자기 힘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다고 믿을 때, 하나님께서는 거기서 하나님의 능력을 드러내지 않으십니다. 사람이 자기 능력으로 승리를 일궈낼 수 있다고 믿을 때, 하나님께서는 거기서 대신 싸워주지 않으십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은 스스로의 힘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고, 자꾸 결과를 만들어 내려고 하는 시도들, 그리고 자기 힘으로 이 세상을 바꿔 보겠다는 시도들을 내려놓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몫은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입니다. 내 힘과 내 지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면서 하나님의 능력이 드러나도록 일하는 것입니다. 우리 믿는 사람들과 교회는 바로 이 방법부터 배워야 합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가 사는 모습과 교회가 움직여 가는 모습을 보면 거꾸로입니다. 먼저 내 힘으로, 내 지혜로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러니까 목표도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사용하는 힘도 모두 나의 것입니다. 기도는 그저 거기 곁들여 집니다. 먼저 묻지 않습니다. 먼저 기도하고 하나님의 뜻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있는 힘 없는 능력 총동원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은 나중에 그러다가 어려워진 부분, 그러다가 안되는 부분에서만 구합니다. 먼저 약해져야 하는데, 그래야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고 하나님의 승리가 나타나는데, 먼저 강함을 드러내고 또 강해지려고 합니다. 그러니,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나질 않는 것이고, 하나님의 능력으로 우리가 정말로 강해지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약해지고 하나님의 강하심을 의지하는 것만큼 우리를 강하게 하는 것이 없습니다. 그만큼 우리를 담대하고 확신있게 하는 것이 없습니다. 우리가 약해질 때 드러나는 하나님의 능력, 내가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흉내낼 때 나를 통해 드러나는 하나님의 능력만큼 큰 능력은 이 세상에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제라도 교회와 성도거 먼저 십자가의 능력을 생각하기 전에 십자가의 약함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예수님 안에서 정말로 강한 사람들이 될 수 있을테니까요. 


오늘은 내가 십자가의 약함을 흉내내고 그 약함을 배우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한국교회가 자꾸 강해지려고 하지 말고 먼저 약해지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가 믿음 안에서 강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제대로 배우고 또 누리게 해 달라고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