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일 : 2016년 9월 20일 화요일
사도행전은 제목만 보면 마치 열 두 사도들의 행적을 적은 기록같아 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도행전은 하나님께서 교회에 주신 약속이 성령님을 통해서 어떻게 이루어져 갔는가 하는 역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도행전은 성령행전 혹은 교회행전이라고 불러야 더 적당하고, 그 주인공은 사도들이라기 보다는 성령님과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전에 아주 놀라운 약속 하나를 주셨습니다. 제자들로부터 이스라엘이 언제 회복될지를 묻는 질문을 받으신 후에 예수님께서는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라고 대답하셨습니다. 그런데, 이 대답은 사실 진짜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원래부터 하나님의 마음 속에 그려져 있었던 이스라엘은 하나의 나라인 이스라엘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하나님의 백성으로 이루어진 하나님의 나라였지요.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하나님 나라를 다시 세우기 위한 시작이고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 나라가 독립하고 강한 나라가 되는 것에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래서 그런 질문을 했던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그 좁은 관심을 버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마음에 하나님께서 마음에 품고 계신 하나님 나라를 담고 그 나라를 세우는데 관심을 가지라고 말이지요. 예나 지금이나 하나님의 백성들의 문제는 시야가 너무 좁다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 자기 가족, 넓다고 해 봤자, 자기 나라만 생각합니다. 그 정도만 평안하고 그 정도만 잘 되면 된다고 생각하지요. 하나님 나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고 해도 그것은 그저 내가 죽은 다음에 가는 나라 정도로 생각할 뿐이지 하나님의 생각으로 하나님 나라를 생각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런 의미로의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 없어하고 생소해 합니다.
그렇지만, 하나님은 온통 하나님의 나라에만 관심을 가지고 계십니다. 하나님의 백성들로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고 가득 채우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하나님의 관심사입니다. 물론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고 그래서 우리를 위해서 독생자의 목숨까지 대신 내놓으셨지만 그것 또한 우리를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 삼으시기 위해서 이지, 그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래서 십자가는 그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1장 8절의 내용만 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에 나오는 가장 위대한 하나님의 약속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약속은 제자들에게 성령을 주시고 그 성령님을 통해서 온 세상을 아우르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시겠다는 약속입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가 ‘내 증인’이 될 것이라고 하셨는데 그 증인이란 다른 것을 증언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이 세상의 왕이시라는 것을 증언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12절부터 보면 제자들이 모여서 가룟 유다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서 맛디아라는 사람을 세우는데, 사실 사도는 꼭 12명을 채워야 하는 법이 없습니다. 11명이 되어도 좋습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한 명을 더 세우고 열 두 명을 채웠습니다. 왜 그런지 아시지요? 이 열 두 명이 이제 새로운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시작이 되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12는 이스라엘 열 두 지파의 숫자이고 또 하나님 나라를 상징하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뒤에 보겠지만 이들은 그냥 예루살렘과 유대 땅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이방 땅으로 흩어져 갑니다. 이들이 시작점이 되어서 온 세상을 아우르는 하나님 나라가 세워지는 이야기가 쓰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행전은 그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쓰여지는 것은 열 두 사도들을 비롯한 제자들이 성령을 받은 이후라고 분명하게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보겠지만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성령을 받게 되는 것은 기도를 통해서 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이야기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께서 세우신 교회란 무엇인지를 배우게 됩니다. 교회가 그렇다는 것은 곧 그 교회를 이루는 성도들도 그래야 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이것을 잊지 않는 것은 정말 정말 중요합니다. 첫째, 교회는 자신을 통해서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질 것을 믿는 사람들의 모입니다. 둘째, 교회는 기도의 공동체입니다. 주님께서 성령의 충만함을 주실 때까지 기도하며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렇게 성령님께서 주시는 권능으로 이 세상을 향해서 하나님 나라를 전하는 사람들의 공동체입니다. 이 모든 것들은 사도행전 1장이 보여주고 있듯이 하나 하나 따로 떨어진 것들이 아니라 완전히 한 덩어리로 묶여 있는 것들입니다. 약속이 있기 때문에, 그 약속을 붙들고 기도해야 하며, 그렇게 기도할 때, 성령충만함을 받고, 그 성령충만함의 권능으로 스스로도 하나님 나라가 되어져 갈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세워갈 수 있으니까요.
성도는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사람이고, 또 하나님 나라를 세워가는 사람입니다. 교회는 그런 사람들의 모임이고, 그 안에서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며 세상에 하나님 나라를 전하는 공동체입니다. 이것이 사도행전 1장에 우리에게 들려주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기도하실 때, 우리가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사람이 되며 교회를 통해 그 나라를 경험하고 또 이 세상에 전하는 그런 성도들이 되기를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그리고 우리 교회가 하나님 나라를 마음에 품고 그 나라를 위해서 살 때,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도 권능있게 일하실 것입니다. 항상 성령충만함을 위해서 기도하고 그 나라를 사모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