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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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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4.16. 새벽예배 - 어찌하여 버리시나이까(사순절 7-3) 설교 본문 : 마가복음 15장 33-37절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박히신 시간은 오전 아홉시 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세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세 시간 동안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고통을 당하시고 또 사람들의 조롱과 모욕을 견디어 내셨습니다. 이제 우리 시간으로 정오가 되었고 다른 날 같았으면 해가 중천에 떠 올라 가장 따갑게 내리 쬐었을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날은 이상하게도 그 시간에 갑자기 온 땅에 어둠이 내렸습니다. 그리고 그 어둠은 오후 세 시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렇게 세 시간이 흐른 후 예수님은 하늘을 향해 부르짖으셨습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예수님께서는 당시 히브리인들이 사용하던 방언인 아람어로 말씀하셨는데, 그것은 정확하게 번역하면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2014.04.15. 새벽예배 - 십자가에 못 박으니라(사순절 7-2) 성경본문 : 마가복음 15장 25-32절 사람들이 입으로 똑같은 것을 원한다고 말하거나 혹은 속으로 똑같은 것을 생각한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모두들 똑같은 것을 마음에 두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자면, 우리나라의 정상적인 국민들은 전부가 다 우리나라가 명실상부한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를 원합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예만 생각해 보아도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다 같은 것을 생각하고 또 원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서울 사람입니다. 대구에 와서 살고 있지만 저는 어쩔 수 없이 서울 사람입니다. 서울 사람 중에서도 아직은 평균적이라고 할 수 있는 40대 중반의 남자입니다. 저도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되기를 원하고 또 대구에서 태어나신 70대 어르신도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가 ..
2014.04.13. 주일오전 - 닭이 두 번 울기 전에(마가복음 71) 설교본문 : 마가복음 14장 53-72절 욕망으로 가득 찬 불법적인 교회세습, 어마 어마한 교회 건축과 관련된 비리들, 목회자들의 학력위조와 교회 재정 유용… 이것이 요즘 대중매체가 우리에게 들려주는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요즘처럼 이 땅의 교회가 이렇게 어둡기만 했었던 적은 이전에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한국의 개신교회들이 처음부터 이런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에는 얼마나 훌륭했는지 모릅니다. 처음부터 신앙을 잘 지켰을 뿐만 아니라 앞장 서서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려고 애를 써 왔습니다. 단순히 구제를 하거나 선교를 하는 일 뿐만 아니라 사회 안의 공적인 영역에서도 그랬습니다. 한국 개신교 역사의 초기 기록을 보면 그 당시 어떤 고을들에는 예수 믿는 사람들이 많아서 원님들이 부임하..
2014.04.09. 새벽예배 - 그들이 먹을 때에(사순절 6-3) 성경본문 : 마가복음 14장 21-25절 사람들이 너무나 잘 아는 사자성어들 중에 ‘신토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문자적으로는 ‘흙과 몸은 둘이 아니다’라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먹는 것이 곧 그 사람의 몸이라는 뜻이고 그래서 한국 사람은 한국 땅에서 나온 것을 먹어야 좋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굉장히 단순한 이야기이지만 단순한 만큼 분명한 것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의 몸은 사실 그 사람이 먹는 것과 같습니다. 사람 바깥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호흡을 제외하면 사실 먹는 것이 전부이니까요. 사실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은 그 사람의 몸일 뿐만 아니라 생명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은 사람에게 가장 근본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 완전히 자..
2104.04.08. 새벽예배 - 어찌하여 이 향유를 허비하는가(사순절 6-2) 성경본문 : 마가복음 14장 03-09절 제가 전에 어떤 성도 한 분을 심방한 적이 있었는데, 그 집이 이상하게도 들어가면서 종이며 고물이며 도저히 발 디딜 틈이 없이 들어차 있어서 자초지종을 물었더니 함께 세들어 사는 한 남자 분이 폐지를 수집하는데 내다 팔지는 않게 계속 가져다 쌓기만 해서 집안 꼴이 그렇게 되었다고 굉장히 속상해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도대체 얼마나 저런 더러운 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손도 대지 못하게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남자분에게는 함께 사는 이웃보다도 썩어가는 폐지와 더러운 고물들이 더 중요했던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습니다. 나름대로 자기 주변에 있는 것들을 중요한 순서대로 번호를 붙여놓은 마음 속에 있는 목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우선순위..
2014.04.06. 주일오전 - 찬송 받으실 이의 아들 그리스도냐(마가복음 70) 설교본문 : 마가복음 14장 53-65절 만약 여러분이 잘 아는 어떤 사람이 자기 자신에 대해서 나는 이래서 부족하고 이래서 참 못 된 것 같다고 이야기할 때, 그 사람을 위로하고 편들어 주는 대신에 “그래 맞다. 넌 딱 그런 사람이야. 어떻게 그렇게 잘 아니? 넌 정말 대단하다.” 라고 맞장구를 져 준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분명히 그 사람은 정색을 하며 여러분과 싸우려고 들거나 아니면 다시는 여러분을 보려고 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사람은 그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하고 있든지 간에 누구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고 또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누구를 막론하고 너는 그 정도면 참 괜찮다, 충분히 선하고 착한 사람이다. 훌륭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하지 그..
2014.03.30. 주일오전 - 다 예수를 버리고(마가복음 69) 설교본문 : 마가복음 14장 43-52절 제가 집사람과 결혼하기 전에 함께 보았던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영화 한 편이 있습니다. 집사람하고 함께 보았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건 절대로 아니구요. 그 영화가 참 여러가지 면에서 잘 만들어진 영화였기 때문입니다. 그 영화는 ‘팔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제목의 한석규 씨와 심은하 씨가 주연했던 멜로 드라마 였습니다. 그 영화는 사진관을 운영하는 한석규 씨가 불치명을 앓게 되어 시한부 인생을 살면서 죽음으로 가까이 가는 여정을 아주 차분하게 그리고 있는 영화인데 저는 그 영화를 보면서 한석규 씨가 연기를 정말 잘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죽기 싫어하는, 그러면서도 그 죽음을 받아들이고 준비하는 그 미묘하고 복잡한 감정을 정말..
2014.03.23. 주일오전 - 아빠 아버지여(마가복음 68) 설교본문 : 마가복음 14장 32-42절 한국 교회는 세계에서도 기도를 많이 강조하고 또 기도를 많이 하기로 소문이 난 교회입니다. 교회마다 새벽기도회가 있고 또 금요기도회가 있습니다. 특별한 절기가 다가오면 특별 새벽기도회도 갖습니다. 이런 모습은 세계에 유래가 없는 것입니다. 때로는 조금 버겁게 느껴지기는 해도 참 좋은 전통입니다. 기도를 해야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중요한 것이며 그래서 정기적으로 또 시간을 들여서 기도드리는 일도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또 한국 교회 성도들은 기도를 드릴 때의 열정에 있어서도 정말 대단합니다. 꼭 그럴 필요가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를 떠나서 부르짖어 기도드릴 때 보면 조용하던 사람에게서 어떻게 그런 기도가 나오는지 놀랄 때가 많습니다. 우리..